[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신축년을 밝혔던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매년 그렇듯이 올해 전 세계 스포츠계도 그동안 겪어보지 못한 이례적이고 특이한 사건과 화제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올해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던 스포츠 주요 뉴스를 정리해봤다.

왼쪽부터 리오넬 메시, 오타니 쇼헤이, 타이거 우즈. ⓒAFPBBNews = News1
▶ ‘바르셀로나맨’ 리오넬 메시의 이적

2004년 10월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를 밟은 지 17년. 이 기간 동안 메시는 축구 역사상 가장 최고로 추앙받는 펠레, 마라도나와 어깨를 나란히 했고 그들을 넘어선 'No.1'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지난 8월 메시는 눈물의 기자회견을 한다. 바르셀로나를 떠난다며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스페인 라리가는 구단의 총수입과 비교해 선수단의 인건비 지출이 일정 비율을 넘지 않도록 하는 '비율형 샐러리캡' 제도를 시행했다. 바르셀로나는 방만한 경영과 지속적인 선수 영입 실패로 인해 메시를 붙잡을 돈이 없었다. 메시가 연봉 절반을 깎으면서까지 바르셀로나에 남고 싶어 했지만 이마저 불발됐다.

메시는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으로 떠났다. 시즌 초반 다소 부진하긴 하지만 11월 열린 세계 올해의 선수상인 ‘발롱도르’를 따내며 통산 7번째 수상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반면 바르셀로나는 리그 7위에 21년만에 챔피언스리그 16강 진출 실패라는 몰락의 길로 가고 있다.

바르셀로나와 고별을 알리는 메시의 눈물의 기자회견. ⓒAFPBBNews = News1
▶ 타이거 우즈, 충격적인 교통사고

세계 골프의 최고봉인 타이거 우즈. 하지만 우즈는 지난 2월 자동차 사고로 인해 피부가 찢어지고 다리뼈가 나올 정도로 중상을 당했다. 우즈는 “다리를 절단할 가능성이 5대5였다”고 할 정도로 큰 수술을 받았다.

우즈는 재활에만 전념했고 최근 공식 기자회견까지 가질 정도로 건강을 되찾고 있다. “풀타임은 못 뛸 것 같다”며 선택적인 대회 출전을 암시한 것처럼 우즈는 오는 18,19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PNC 챔피언십에 아들 찰리와 함께 복귀전을 가지기로 했다. ‘인간승리’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되는 우즈다.

자동차 사고를 당한 타이거 우즈의 차량 모습. ⓒAFPBBNews = News1
▶코로나19로 1년 지연 개최된 올림픽과 유로 대회

‘지구촌의 축제’로 여겨지는 올림픽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뺀 월드컵’이라고까지 불리는 유로 대회가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돼 열렸다.

물론 타이틀은 ‘도쿄 올림픽 2020’, ‘유로 2020’을 그대로 썼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올림픽과 유로가 4년주기를 깨고 1년을 늦춰 열린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미국이 금메달 39개 포함 총 메달 수 113개로 여전한 1위를 지켰지만 중국이 38개의 금메달에 88개의 메달을 따며 엄청난 선전을 보였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미국이 47개의 금메달, 중국이 26개의 금메달로 큰 격차를 보였던 것을 생각하면 중국의 선전이자 미국의 예전같지 않은 주춤함이 보였다.

한국은 금메달 6개 포함 메달 20개를 땄는데 이는 1984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포함 메달 19개를 딴 이후 37년만에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유럽 축구 최고의 국가를 가리는 유로2020은 무려 12개 국가에서 나눠서 열리는 매우 특이한 방식을 채택했고 이탈리아 로마에서 개막해 잉글랜드 런던에서 결승전을 가지며 마쳤다.

이번 대회는 이탈리아의 1968년 이후 53년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잉글랜드가 준우승을 차지했고 MVP는 우승팀 이탈리아 고작 21세의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통산 두 번째 골키퍼 MVP를 거머쥐었다.

▶오타니 쇼헤이, 145년 야구 역사를 뒤흔들다

1876년 내셔널리그가 시작하고 1903년 메이저리그가 창립된 이후 이런 선수는 처음이었다. 그 옛날 ‘야구의 아이콘’ 베이브 루스가 투수와 타자에서 모두 뛰어나 ‘세이버매트릭스(야구 세부 통계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빌 제임스가 “루스가 투수와 타자를 동시에 계속 했다면 투수와 타자 모두로 명예의 전당에 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오타니 쇼헤이는 실제로 투타를 겸업해 MVP를 차지했다.

타자로는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를, 투수로는 130.1이닝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에서 타자로는 5.1, 투수로는 3.0을 기록해 통합 ML 1위에 오른 오타니는 MVP 득표에서도 6년만에 만장일치를 받아냈다. 아시아 선수로는 스즈키 이치로의 2001년 수상 이후 20년만의 일.

하나도 제대로 하기 힘든 투수와 타자를 메이저리그 레벨, 그 이상을 해낸 오타니에 찬사가 쏟아졌다. 타임지는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오타니를 선정했고 야구선수 중 유일했다. 또한 ‘올해의 인물’ 후보까지 올릴 정도였다.

ⓒAFPBBNews = News1
▶세계 최고 스포츠가 뒤흔들린 슈퍼리그 '4일 천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사랑하는 축구. 그 축구의 중심인 유럽에서 지난 4월 19일부터 22일까지 4일간의 ‘슈퍼리그 천하’가 도래했었다.

그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나 자국리그의 상금, 수익 배분, 운영 방식 등에 불만을 품은 세계 최정상 클럽들이 미국 자본을 등에 업고 ‘슈퍼리그’라는 완전히 다른 자신들만의 리그를 창립하겠다고 기습적으로 동시 다발적으로 발표한 것.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리버풀, 토트넘, 맨체스터 시티 등 12개 빅클럽이 슈퍼리그라는 이름 아래 같은 리그에서 세계 최정상들만의 경기를 정기적으로 한다는 소식에 세계 축구계가 뒤집혔다.

하지만 UEFA는 물론 각국의 리그, 정부까지 나서 기존 축구 기반을 뒤흔드는 슈퍼리그에 큰 반발을 드러냈고 결국 4일 천하로 각 팀들은 슈퍼리그 탈퇴를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 일을 계기로 ‘더 재밌는, 수준있는’ 축구를 향한 열망, 그리고 그동안의 대회사의 참가팀에 대한 수익 배분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진다는 효과를 낳기도 했다.

슈퍼리그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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