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활약으로 팀의 3연승을 이끈 창원 LG의 이재도. ⓒKBL
[안양=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창원 LG 유니폼을 입고 처음 안양을 방문한 이재도(30)의 하루는 그야말로 ‘완벽’ 그 자체였다.

LG는 지난 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4-69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 전부터 농구 팬들의 관심을 모은 선수는 바로 이재도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이재도는 KGC에서 LG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날이 그의 첫 친정방문이었다. 지난 1라운드 맞대결은 LG 홈인 창원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재도의 첫 안양 나들이는 불투명했었다. 지난 1일 원주 DB전에서 왼쪽 발목에 경미한 통증을 느꼈다. 병원 검사 결과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지만 LG 조성원 감독은 무리해서 기용할 생각이 없었다. 조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제 2라운드고 시즌이 장기 레이스이기에 쉬게 해주려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도의 의지가 강했다. 경기 당일 아침부터 조 감독에게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조 감독은 “워낙 괜찮다고 하니 초반에 넣고 아프면 바로 이야기 하라고 했다”며 출전 배경을 설명했다.

이재도는 결국 연속 경기 출장 기록을 299경기까지 쌓는데 성공했다. 오는 5일 서울 삼성전에서 300경기 연속 출장이 유력해보인다. 역대 KBL에서 300경기 이상 연속 출장 기록을 가진 선수는 이정현(490경기),추승균(384경기), 주희정(371경기) 3명 뿐이다.

이재도는 이 기록에 대해 “다치고 나서 스스로에게 실망을 많이 했다”라며 “'이번에 기록이 깨지면 다시 할 수 있을까? 힘들게 쌓아온게 무너지는건가?' 하는 생각에 기분이 좀 그랬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래도 못 뛸 정도로 아픈 것이 아니었다. 몸이 안좋은데 (억지로) 뛰는건 창피한 기록이 될 수 있다”라며 기록만을 의식해 무리하게 출전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우승 반지를 전달 받는 이재도(오른쪽). ⓒKBL
이재도가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자 안양 팬들은 뜨거운 박수로 그를 환영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KGC 프론트가 안양에 돌아온 이재도에게 지난 시즌 우승 반지를 전달하는 환영식을 열었다. 전삼식 단장이 직접 이재도에게 반지를 건넸다. 팬들도 KGC에 우승을 안겨준 이재도를 향해 따뜻한 환대를 마다하지 않았다.

첫 친정 방문에 다소 신경이 쓰이고 부담감이 있던 이재도다. 하지만 옛 홈 팬들의 사랑이 그를 달랬다. 그는 “우승 반지가 내 품으로 오고 나서 (부담감이) 싹 사라졌다”며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5월 안양 KGC의 우승을 확정 짓고 함께 기뻐하는 전성현(KGC)과 이재도(LG·오른쪽).ⓒKBL
부담감을 떨친 이재도는 이날 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13득점 6어시스트 1스틸로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턴오버 하나 없이 좋은 리딩을 선보였다. 이재도의 이날 경기 득점마진은 +14였다.

반면 KGC 변준형과 박지훈은 둘 합쳐 득점마진 -28점을 기록하며 고개를 숙였다. 득점은 둘을 합해도(12점) 이재도 한 명에 미치지 못했다. 턴오버도 나란히 2개씩을 기록하며 1번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

이재도의 완벽한 판정승이다. 그는 마치 동생들에게 ‘한 수 가르치는 듯한’ 멋진 경기력으로 LG의 올 시즌 첫 3연승을 견인했다. 그는 경기 후 “두 선수 모두 기술과 에너지 레벨 모두 뛰어난 친구들이다. (변)준형이가 컨디션이 안좋았던 것 같고, (박)지훈이는 제대 후 첫 경기라 부담감이 보였다. 배우는 입장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운이 좋았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기다렸던 우승 반지 수령, 안양 팬들의 따뜻한 환대, 299경기 연속 경기 출장 기록 그리고 팀의 3연승까지. 이재도의 첫 친정방문은 그야말로 ‘완벽한 하루’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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