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KGC 박지훈. ⓒKBL
[안양=스포츠한국 전성우 기자]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온 박지훈(26·안양 KGC)에겐 시간이 더 필요했다.

KGC는 3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창원 LG를 상대해 69-84로 패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군팀 상무에 입대한 가드 박지훈은 18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1일 전역했다.

박지훈의 복귀는 KGC 입장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박지훈이 군복무를 하는 사이 KGC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잡은 변준형은 이번 시즌 16경기에서 평균 34분을 소화했다. 이러한 출전 시간이 시즌 내 꾸준히 이어진다면 변준형의 체력에 과부하가 올 수 있다. 그래서 더욱 박지훈의 복귀는 가뭄에 단비 같은 일이었다.

박지훈은 전역 후 “나는 팀 분위기를 리드하는 가드다. KGC 공격과 수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며 “(변)준형이뿐 아니라 나도 상대 팀을 흔들고 부실 수 있다. 준형이랑 함께 하면 상대 팀이 더 혼란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빡빡한 선수단 운영을 해야 했던 KGC 김승기 감독은 “(박)지훈이가 돌아오면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승기 감독은 경기 직전에도 “지훈이가 돌아왔다. 물론 바로 적응할 순 없다. 그래도 지훈이는 이번 라운드 안에는 제 컨디션을 찾을 것 같다”고 ‘복귀병’ 박지훈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러나 박지훈이 복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주변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날 박지훈은 27분 12초를 뛰며 7득점 3리바운드의 기록을 남겼다. 박지훈은 이날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변준형(6회)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어시스트를 올렸지만 턴오버 2회와 파울 4회를 기록했다. 슛 성공률은 33%(9회시도 3회성공)에 불과했다.

박지훈은 전반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그는 1쿼터 종료 1분 30초를 앞두고 코트를 밟았다. 그러나 긴장한 듯 본인의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유의 과감한 돌파를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LG 수비에 번번히 막혔다. 오픈 찬스에서 던진 슛들도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박지훈은 2쿼터까지 총 16분 42초를 뛰며 무득점을 기록했다. 박지훈의 부진은 변준형의 침묵으로도 이어졌다. 두 선수의 역할 분담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호흡도 맞지 않아 변준형도 2쿼터까지 단 2득점에 그쳤다.

창원 LG 수비에 막히는 박지훈. ⓒKBL
박지훈의 첫 득점은 3쿼터 막판에 나왔다. 외곽에서 던진 3점슛이 깔끔하게 림을 갈랐다. 박지훈은 3점슛 성공 후 포효하며 전반전 느꼈던 답답함을 털어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서히 몸이 풀리기 시작한 박지훈은 4쿼터 초반 골밑을 파고들어 오마리 스펠맨에게 패스를 전달해 득점을 어시스트하기도 했다. 박지훈의 가치와 가능성이 엿보인 순간이었다.

그러나 박지훈은 수비에서 동료들과 호흡이 맞지 않으며 LG에게 외곽포를 두들겨 맞았다.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패인이기도 했다.

경기 후 김승기 감독은 ”지훈이가 수비적으로 팀과 더 많은 연습을 해야 한다. 준형이랑 지훈이가 같이 뛰다보니 준형이가 본인 역할을 못했다. 그 부분을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외곽 같은 경우 지훈이 쪽에서 특히 허점이 많이 드러났다. 빨리 감각을 찾고 뭘 잘못했는지 스스로 알아야한다. 다음 경기에선 더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며 박지훈의 이날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과 개선 여부에 대한 믿음을 동시에 나타냈다.

박지훈은 분명 이번 복귀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3쿼터 막판부터 몸이 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료들과의 수비호흡은 불안정하지만 이는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다. 시즌은 길다. 이제 막 전역하고 코트에 복귀한 박지훈에겐 시간이 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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