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김사니-조송화 사태는 정말 많이 이해해서 ‘그럴 수도 있다.’ 감독과 선수, 감독과 코치간의 불화는 어느팀이든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번 IBK 기업은행 사태를 더 크게 만들고 이해하기 힘들게 만든 것은 바로 기업은행 구단의 대처와 처사들 때문이다.

구단은 수없이 많은 이해하지 못할 처사들로 배구인과 배구팬들을 진정시키기는커녕 더 화를 돋우고 있다.

서남원 전 감독과 주장 조송화, 김사니 코치(현 감독대행)간의 불화가 보도되고 논란이 커지던 시점. 기업은행 구단은 처음으로 나서서 어떤 행동을 취한다. 그것이 바로 21일 발표된 1.서남원 감독-윤재섭 단장의 동시 해임 발표다.

어떤 문제가 있든 간에 숙소를 이탈한 조송화, 김사니가 아닌 팀을 이끄는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경질된 경우는 누구도 납득하기 힘들었다. 그동안 체육계에서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해임되는 경우는 정말 큰 도덕적인 잘못을 그들이 저질렀거나 시즌 종료 후 성적이 크게 기대이하를 기록했을 경우 구단주 차원에서 혁신을 외치며 빼드는 최후의 수단이었다.

그런데 감독-단장 동시 경질 카드를 정작 잘못한 이는 두고 책임을 다른 곳에 전가시키는듯한 행동은 오히려 팬들의 분노만 일으켰다. 여기에 2.문제 장본인인 김사니 코치를 오히려 감독대행으로 승격시키는 것 역시 함께 발표돼 더 분노를 사게 했다. 구단은 ‘팀을 맡을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다른 코치도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3.이 발표 당시 조송화는 임의해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조송화가 서남원 감독이 나가자 마음을 바꿨다는 말과 함께 임의해지에 동의하지 않는 촌극 혹은 행정적 미숙함을 저지른 것도 기업은행 구단이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김사니 감독대행의 첫 경기였던 흥국생명전에서 논란이 거세지자 구단은 김 감독대행이 새로운 감독이 오면 사임퇴한다고 알렸다. 하지만 4.알고보니 ‘사퇴’한다는건 감독대행으로 사퇴한다는 것이지 팀을 떠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게 유머였다. 감 감독대행은 “아마 코치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연히 새감독이 오면 감독대행은 사퇴하는 것이다. 감독과 감독대행이 함께 할 수 없는 직책이니 말이다. 그야말로 ‘말장난’이었다. 사퇴라 함은 일반적으로 팀을 떠나는 것을 의미하는건 모두가 안다.

게다가 추후 보도를 통해 5.자신들이 경질한 서남원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주지 못한다고 논쟁이 붙어 논란을 일으켰다. 일반적으로 감독의 ‘자진 사임’일 경우 잔여 연봉 역시 받지 않는걸로 합의되고 나가지만 구단의 일방적 경질 혹은 해임일 경우 남은 계약에 대한 의무는 다해야한다. 자신들이 서 감독을 경질했으니 당연히 잔여 연봉도 지급해야하는데 서 감독에게 잔여 연봉을 주지 못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이부분에 대해 새롭게 취임한 감성한 단장은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서 감독과 잔여연봉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이번 사태로 부득이하게 단장과 함께 경질된 상황이다”라며 다시금 자신들이 경질한 것이지 자진 사퇴가 아님을 확인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사태 이후 첫 홈경기가 열린 27일에도 몇가지 헛발질이 나왔다. 굳이 6.경기전에 외국인선수 레베카 라셈의 교체를 발표한 것이다. 당장 라셈은 이날 경기에 나와 14득점으로 기업은행 최다득점자로 활약했고 앞으로 추후 몇 경기 정도는 더 안고 가야하는 선수를 굳이 경기전에 교체를 발표하면서 오히려 선수와 팀 사기만 떨어뜨린 셈이다. 경기가 없는날 발표해도 전혀 이상치 않을 사안이었다.

게다가 팬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진, 7.홈경기에서 행여 비난과 항의를 목적으로 한 피켓이나 현수막을 금지한다는 알림을 하면서 팬들의 의사표현을 막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팬들은 자신들의 의사와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이를 구단 차원에서 막은 것이다. 물론 과도한 혹은 욕설이 들어간 비난은 하면 안되지만 자신의 구단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것 역시 팬의 권리며 타스포츠에서는 이런 것까지 막는 사례가 없었기에 구단의 대처에 대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결국 김사니-조송화 사태와는 별개로 기업은행 구단은 그리 길지 않은 기간동안 프로구단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처사를 보이며 쉽게 풀릴 수 있는 일을 더 키운 장본인이 되고 말았다. 오죽하면 같은 배구인인 김요한도 “이해가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상대팀이었던 GS칼텍스 차상현 감독도 김사니 감독대행과 악수도 하지 않을 정도로 같은 배구계 내에서도 신임을 잃고 있다.

기댈 곳은 지난 22일부로 선임된 감성한 신임 단장의 행보다. 새로운 단장이 온만큼 상식적이고 올바른 일처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피해보는 것은 기업은행을 넘어 여자배구 전체일지 모른다.

감성한 신임 기업은행 단장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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