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하는 선택마다 최악의 결정이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는 최악의 결정만 거듭한 끝에 끝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며 작게나마 용서할 수 있는 다리마저 스스로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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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배구연맹(FIVB)은 쌍둥이 자매의 국제 이적동의서(ITC)를 직권으로 승인했다. 학창 시절 폭력(학폭) 가해 논란으로 2020-2021시즌 도중 잠적했던 쌍둥이 자매는 그리스 PAOK 테살로니키에서 함께 뛰게 됐다. 그리스 리그는 오는 10월 9일 개막한다.

그동안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국내 선수 해외 진출 자격 제한을 명시한 선수 국제 이적에 관한 자체 규정을 들어 쌍둥이 자매의 ITC 발급을 할 수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고수했다. 하지만 국제배구연맹이 직권승인을 하며 이적이 가능하게 됐다.

그리스 리그로의 이적은 쌍둥이 자매가 그동안 내린 최악의 선택의 마지막이다.

모든 일의 시작은 이다영이 SNS에 올린 글이 촉매제가 돼 쌍둥이에게 당했던 학폭피해자가 폭로를 결심한 것에 있다. 물론 쌍둥이 자매가 학창시절 학폭을 저지르지 않는게 가장 중요했지만 이미 일어난 과거 일에서 SNS에 괜한 글을 적어 학폭 피해자를 뒤집어지게 한 것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다.

이후 쌍둥이 자매는 사과문을 SNS에 게재했지만 공식석상에 나와 사과하는 모습도 없이 그냥 잠적해버렸다. 이로인해 흥국생명 팀도 어려워지고 이후 2021년 상반기를 뒤흔든 체육계-연예계 학폭 논란에서 쌍둥이 자매만 사라진 꼴이 됐다. 모든 일의 시작이 잠적하니 오히려 더 큰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시간이 조금 흐르자 사과문마저 SNS에 삭제했고 이후 법무법인을 통해 오히려 학폭피해자를 고소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또 큰 비난을 받았다.

이후 흥국생명이 무리하게 두 선수를 선수등록을 시키려다 여론의 비난을 받고 이를 철회하자 쌍둥이는 공중파와의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사과와 해명을 했다. 하지만 그 인터뷰에서 ‘(피해자를) 칼을 휘두르지 않았다. 칼을 들고만 있었다’는 망언으로 오히려 국민적 공분을 더 사고 말았다. 사과 인터뷰를 하러 나왔다가 더 비난만 커지게 한 것은 오롯이 쌍둥이가 했던 말 때문이었다.

결국 쌍둥이 자매는 자신들이 학폭을 저질렀던 과거 일을 폭로케 한 것도 자신들의 SNS가 시발점이었고, 이후 잠적과 사과문 삭제, 피해자 고소, 이후 공중파 인터뷰에서의 말까지 내리는 결정과 언행 모두 최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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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두 선수는 결국 그리스 리그 진출까지 했다. 그것도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받던 연봉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할 정도로 헐값 계약이었다.

지난 3월 쌍둥이 자매의 논란이 나왔고 고작 반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물론 선수에게 반년의 시간은 길 수 있지만 쌍둥이 자매가 저지른 일을 감안하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변명도 없이 피해자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국민들에게 사과받아 여론을 돌려야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삭제된 사과문, 그리고 공중파 인터뷰만으로 용서받으려 했고 그마저도 변명으로 일관돼 전혀 진정성을 주지 못했다.

한번의 사과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두번, 세번, 백번을 해서라도 진정한 용서를 구하는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해야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망각했다. 한번 사과했는데 안받아준다고 적반하장이어서는 안된다.

고작 6개월을 쉬는 것이 아까워 해외로 떠났다는 것은 사실상 한국 배구와는 연을 끊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꾸준한 사과와 진정성 있는 모습을 국내에 남아 보인다면 행여 용서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자신들의 영욕만을 위해 모두가 반대하는 그리스 이적을 했다는 것만으로 쌍둥이 자매는 루비콘 강을 건넜다.

그들이 내린 최악의 결정으로 인해 한국 배구계는 물론 올림픽을 목전에 뒀던 여자배구대표팀, 그리고 학폭 피해자와 국민들 모두 큰 상처만 입게 됐다.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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