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2022 KBO 신인 드래프트 2차 지명이 마무리됐다. 이번에도 역시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유망주들이었다.

체육인 2세부터 KBO리그 최초로 한 구단에 지명된 형제까지 지명 순위보다 선수들의 배경이 더 주목을 받는 사례도 있었다.

걸출한 인재들을 확보했단 평가를 받은 구단은 한화 이글스다. 1차 지명에서 고교 '최대어' 문동주(18·광주진흥고)를 지명한 데 이어 ‘우완 특급’ 박준영(18· 세광고)까지 2차 지명을 통해 품었다. 이번 2차 지명을 통해 프로 유니폼을 입은 선수는 100명이다.

박준영 ⓒ한화 이글스
▶ 2차 전체 1순위는 누구?…한화가 데려간 '특급 투수' 박준영

올해 2차 지명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세광고 투수 박준영이다.

키 190cm, 몸무게 97㎏의 건장한 체격을 가진 박준영은 우완 정통파 투수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지난해 이미 시속 150㎞ 강속구를 선보여 큰 화제를 모았다.

빠른 직구와 더불어 날카로운 슬라이더도 박준영의 주무기다. 그는 올해 고교리그 16경기에 나서 56.1이닝을 소화, 5승1패 평균자책 1.93을 기록했다.

한화 연고 지역인 청주 출신의 박준영은 1차 지명 유력 후보 중 한 명이었다. 그러나 ‘전년도 8∼10위 구단은 연고지와 관계없이 1차 지명이 가능하다’는 KBO의 규약에 따라 한화는 연고지명권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고교 ‘최대어’ 문동주를 품었다.

지난 시즌 팀 순위 역순으로 2차 드래프트 지명권을 가져가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소유하고 있던 한화는 빠르게 박준영을 호명했다.

이로써 지난해 최하위에 머물고 올해도 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화는 고교 특급 유망주들을 대거 불러들이면서 향후를 기대케 했다.

특히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는 리빌딩 기조를 펴고 있는 입장에서 두 선수의 합류는 한화가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한화는 2순위로 ‘포수 유망주’ 허인서(18·순천효천고)까지 품으며 '포수난'에서 빠져나왔다.

그간 한화는 2017년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최재훈 한 명으로 버텨왔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백용환을 받았지만, 두 선수의 나이가 서른 중반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한화의 포수난은 여전한 상황이었다.

마운드 강화에 이어 포수 옵션까지 추가한 한화는 해외파 유망주까지 얻는 데 성공했다. 시카고 컵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3시즌 동안 뛰며 102경기 타율 2할1푼2리 2홈런 23타점을 기록한 권광민(24)을 5라운드 41순위로 지명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가장 큰 수확을 얻은 팀이 한화라는 평가가 나올 수밖에 없는 결과다.

진승현(왼쪽) 진갑용 코치 ⓒ진승현 SNS 캡처
▶ 이번에도 탄생했다, KBO리그 입성한 '야구인 2세'

올해도 야구인 2세들이 프로 유니폼을 입는 데 성공했다. 바로 진갑용 KIA 타이거즈 1군 배터리 코치 아들 진승현(18·경북고)이다. 진승현은 2차 2라운드 전체 14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부름을 받았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 아버지를 둔 데다 고교리그에서 눈에 띄는 실력으로 지명 전부터 진승현에게 쏠린 시선은 적지 않았다.

진갑용 코치는 1997년 OB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고, 1999년부터 현역 은퇴를 선언했던 2015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으로 뛰었다. 진 코치의 KBO리그 통산 성적은 1823경기 출전, 통산 타율 2할7푼6리 154홈런 753타점이다.

삼성 왕조 시절의 주역인 진 코치다. 그는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7회,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 수상 등을 기록한 KBO리그 전설적인 포수다. 1998 방콕아시안게임, 2002 부산아시안게임,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등 대표팀 경력도 화려하다.

레전드로 현역 생활을 마친 진갑용의 아들 진승현은 아버지와 달리 투수로 성장했다. 올해 고교 무대 6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80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총 20이닝을 던지는 동안 탈삼진 30개를 잡아냈다.

롯데는 “우리에게 진승현의 지명 기회가 올지 몰랐다”고 지명에 만족을 표하면서 “그를 선발 투수로 키울 계획"이라며 밝혔다.

ⓒ연합뉴스
▶ 리그 최초! 형제가 한 팀에서 프로 첫 걸음

KBO리그 역대 최초로 형제가 같은 팀에 지명되는 사례도 탄생했다. 우완투수 주승우(21·성균관대)와 좌완투수 파이어볼러 주승빈(17·서울고) 형제는 나란히 키움 히어로즈의 부름을 받았다.

‘형’ 주승우가 먼저 지난달 23일 1차 지명 때 키움에 지명된 데 이어 ‘동생’ 주승빈도 2차 5라운드 전체 46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152km 빠른공과 다양한 변화구 구사 능력을 갖춘 주승우는 즉시전력감이란 평가를 받는다. 주승빈은 형보다는 평가가 낮지만 미래 전력감이란 기대를 받았다.

지금까지 형제 선수가 같은 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같은 구단의 지명을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과거 1982년 ‘쌍둥이 형제’ 구천서, 구재서가 함께 OB에 입단한 적은 있지만 신인 지명을 거친 것은 아니었다.

‘주 형제’처럼 같은 구단에 입단한 것은 아니지만 또 다른 형제 지명자도 나왔다.

1차 지명으로 SSG 랜더스행이 확정된 윤태현(18·인천고)의 일란성 쌍둥이 윤태호(18·인천고)는 5라운드 전체 49순위로 두산의 부름을 받았다. 두 선수의 포지션은 투수다. 쌍둥이 형제는 다른 프로팀에 입단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10개 구단은 10라운드까지 총 100명의 선수를 뽑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투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명받은 선수에는 투수가 52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 내야수 20명, 외야수 17명, 포수 11명 순이었다. 고졸 지명자는 82명, 대졸은 16명이었다. 기타 2명인 권광민은 해외파 출신으로, 롯데에 9라운드 84순위로 입단한 김서진은 검정고시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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