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4위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성적이다.

한국 여자 배구 대표팀은 8일 오전 9시 일본 아리아케 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 세르비아와의 경기에서 0-3(18-25, 15-25, 15-25)으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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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는 1세트를 잡았다. 초반은 6-6으로 팽팽하게 진행됐다. 이후 한·두 점씩 주고받으며 물고 물리는 경기가 계속됐다. 그러나 17-17일 때 세르비아는 속공과 한국의 범실, 이동 공격으로 먼저 20점에 도달하더니 기세를 몰아 25점 고지를 먼저 찍었다. 막판에 한국의 리시브 라인이 흔들린 틈을 타 세르비아가 연속 포인트를 가져갔다.

2세트도 세르비아가 가져갔다. 10-6으로 초반부터 점수 차를 벌린 세르비아는 오픈 스파이크와 시간차 공격을 섞어 한국의 수비라인을 흔들며 20-12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이후 한국을 14점으로 묶고 24점 매치 포인트에 먼저 도달한 세르비아는 한국에 터치아웃을 이끌어내며 25점을 먼저 올렸다.

세르비아는 3세트에서 경기를 끝냈다. 5-5 상황에서 세르비아가 3연속 서브득점으로 순식간에 8-5로 달아났다. 세르비아는 시간이 갈 수록 강했다. 간간히 김연경의 시간차·강스파이크 득점과 김희진의 후위 득점이 나올 때 세르비아는 다양한 공격루트로 한국의 빈틈을 계속 파고 들었다. 세르비아는 3세트를 가져감과 동시에 동메달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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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동메달 획득에 실패한 한국이지만 4위도 큰 성과다.

올림픽 전 한국 배구대표팀은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주축 선수가 이탈된 상황에 직면했다.

전력이 약화된 한국이 브라질·터키·세르비아·러시아올림픽위원회 등 강호들이 출전하는 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쓸 것이라곤 그 아무도 쉽게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3-2로 물리치며 조기에 8강행을 결정함과 동시에 당시 세계랭킹 9계단이 더 높던 '4위' 터키를 풀세트 접전 끝에 물리치며 4강 신화를 일궈냈다.

마찬가지로 당시 한국이 터키를 꺾을 것이란 예상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해외 도박 사이트가 터키가 한국을 이길 확률이 최대 10배라고 예측할 정도였다. 그러나 한국은 보란 듯이 터키를 제압했다.

비록 4강에서 세르비아에 졌지만, '6위' 세르비아는 워낙 강팀이었다. 한국은 8강을 확정지은 후 나선 경기였지만 조별리그에서 세르비아에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동메달 이후 45년 만에 영광의 메달에 도전했지만 실패한 한국. 하지만 4위도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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