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오승환을 올렸고 오승환은 흔들렸다. 오승환이 흔들리는건 누가봐도 명백했다.

‘안타-희생번트-안타-볼넷-폭투(1실점)-2타점 2루타’

이렇게 6-5로 이기던 경기는 6-8로 뒤집혔다. 그렇다면 감독은 빠르게 조치를 취했어야했다. 하지만 그대로 오승환을 마운드에 놔뒀고 아예 승부를 따라갈 수 없는 2점홈런을 맞으며 4점차까지 벌어졌다.

대체 왜 김경문 감독은 크게 흔들리던 오승환을 바꾸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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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대표팀은 7일 정오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5회말 6-5로 역전했지만 8회초 6-10으로 역전당해 패했다. 6팀이 나온 이번 대회에서 동메달조차 따지 못했다.

선발 김민우가 0.1이닝 4실점 최악의 결과를 냈음에도 타자들은 한점씩 따라가다 5회말 2-5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역전해내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발로 뛰어서 만들고 장타와 결정적인 순간에 노장과 어린선수 모두가 함께 해냈다.

하지만 8회초 오승환이 무려 0.1이닝 5실점 최악의 투구를 했고 6-5로 앞서던 경기는 6-10으로 역전당했다.

6,7회 ‘또’ 조상우를 써 비난이 컸지만 어쨌든 마지막 한경기에 모든걸 쏟아부어야했고 2이닝 무실점으로 조상우가 잘 막았기에 결과론적으론 잘된 선택이었다.

그러나 8회 오승환을 올렸고 오승환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조치가 늦었다는 점은 ‘결과론’적으로 김경문 감독을 비판할 수 밖에 없다.

오승환은 8회 등장하자마자 안타-희생번트-안타-볼넷-폭투(1실점)로 6-6 동점을 허용했다.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6-8로 경기가 뒤집혔을때는 얘기가 다르다. 폭투는 실수일 수 있지만 2타점 2루타, 그것도 담장에 직격하는 정도의 큼지막한 타구를 승부처에 맞는다는 것은 명백한 투수교체 타이밍 시그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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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희생번트-안타-볼넷-폭투(1실점)-2타점 2루타를 내준 투수를 하루빨리 교체했어야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그저 오승환을 또 믿었고 오승환은 후속타자에게 2점홈런을 맞으며 완전히 경기를 뒤집을 수 없게 만들어버렸다.

물론 홈런이 나올줄은 몰랐을 것이다. 그러나 2점 정도를 따라잡는 것과 3,4점을 따라붙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가뜩이나 한국은 8회말과 9회말 두 번의 공격밖에 없는 상황에서 1점을 추가로 더 따라가야한다는건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즉 오승환이 2실점을 했을 때 어떻게 해서든 교체가 필요했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아 경기는 4점차로 벌어져버렸다.

2점까지는 어떻게든 추격의 의지를 가지고 따라가볼 수도 있는 점수다. 하지만 4점차는 다르다. 고작 2번의 공격에서 4점을 따라가기란 매우 어렵다. 결국 한국은 그렇게 패했고 오승환이 흔들릴 때 빨리 조치를 취하지 못한 점은 김경문 감독의 이번 대회 최악의 판단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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