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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지원을 받는 투수가 누구일까.

그 이름은 바로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하면 ‘불운’을 떠올리던 예전의 이미지는 이제 잊어도 될 것 같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든든한 타선 지원을 받는 투수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4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동안 99구를 던지며 2실점 7피안타 무볼넷 8탈삼진 투구를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토론토 불펜은 2이닝을 문제없이 막아 7-2 승리를 그대로 지켰다. 류현진은 시즌 11승을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기존 3.26에서 3.22로 내려갔다.

이날 류현진은 무려 7득점의 득점지원을 받으며 타선 걱정없이 경기를 할 수 있었다. 1회 시작과 동시에 홈런 2개를 때려내며 3득점을 지원해줘 류현진의 어깨를 매우 가볍게 해줬다. 또한 4회초 류현진이 첫 실점을 하자 4회말 바로 1득점을 지원했고, 5회 2득점 이후 6회초 류현진이 1실점을 하자 6회말 또 바로 1득점을 해주며 류현진에게 득점에 대한 걱정이 없게 했다.

이날 경기 포함 최근 5경기동안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에서 토론토 타선은 평균 9득점을 할 정도로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있는 상황.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이날 경기 후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규정이닝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득점지원 1위인 9이닝당 7.76점의 득점지원을 받은 것으로 기록됐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많은 득점지원을 받는 선수가 된 것이다.

당장 올해만 그런게 아니다. 토론토에 입단한 지난시즌부터라고 해도 전체 선수 중 2위(9이닝당 6.82점)다.

LA다저스 시절(2013~2019)에도 700이닝 이상 던진 96명의 선수 중 중간 수준이 9이닝당 4.84득점 정도의 지원을 받았으니 영 불운했던건 아니다. 하지만 토론토 입단 후 마침 토론토 타선도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등 영건들의 활약이 겹쳐 류현진이 메이저리그 전체 1위 수준의 득점지원을 받는 투수가 된 것이다.

KBO리그 시절에는 ‘불운’의 상징과도 같은 투수였으니 격세지감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 직전 시즌, 즉 2013년 메이저리그 14승에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기 바로 전시즌, 한화에서 182.2이닝이나 던지고도 9승밖에 거두지 못했을 정도로 불운했다. 그러나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는 LA다저스시절에도 그랬고 토론토에서는 더욱 ‘불운’과는 멀어진 투수가 됐다.

류현진에게 ‘불운’, ‘부족한 타선지원’과 같은 단어는 오히려 예전의 편견이 된 셈이다.

투수가 넉넉한 득점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축복이다. 승리를 할 확률이 높아지고 팀이 이기고 있으면 상대는 더 조급해져 기다릴 수 없이 방망이가 나온다. 투수도 어깨가 가벼워진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행운남’으로 행복을 누리고 있는 류현진. 물론 이 행복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최대한 이 행복을 누려야할 상황이다.

-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 그 너머를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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