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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한 점만 더 내면 한국 4강행을 결정짓는 5세트 14-13 상황. 김연경이 때린 공이 터키 코트 안쪽에 떨어지며 그대로 경기는 끝났다. 한국 여자배구는 45년 만의 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국은 4일 오전 9시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배구 여자 8강 터키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17-25, 25-17, 28-26, 18-25, 15-13)로 승리했다.

메달의 꿈이 한 층 더 가까워 졌다. 한국 여자배구는 2012년 런던 대회 때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져 아쉽게 4위를 차지했다. 2016년 리우 대회 땐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도쿄 올림픽에선 '강호' 터키를 넘고 한국 여자배구는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4강에 안착했다.

풀세트 승부가 말해주 듯 이날 경기는 물고 물리는 경기로 진행됐다. 마지막 집중력에서 한 발 앞선 한국이 영광의 4강행 티켓을 따냈다.

1세트는 터키가, 2,3세트는 한국이 따내고 4세트는 터키가 다시 가져가며 세트스코어는 2-2 동점인 상황. 승부는 마지막 5세트에서 갈렸다.

김연경의 득점으로 선제점을 올린 한국은 3-3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상대 직선타에 점수를 내주고 리시브에서도 흔들리며 한국은 3-6으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집념의 한국은 역전을 이끌어냈다. 김희진의 블로킹과 박정아의 상대 블로킹을 뚫어내는 예리한 공격으로 한국은 7-7로 경기의 균형을 맞췄다. 이때 김연경이 연속 득점으로 터지면서 12-10으로 앞서간 한국은 기세를 몰아 15점에 먼저 도달해 경기를 끝냈다. 경기를 끝내는 마지막 득점을 김연경이 올렸다.

경기 후 한국 선수들은 4강 진출의 기쁨을 세리머니로 누렸다. 손가락으로 '4'를 그려보이며 환한 미소와 함께 승리를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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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8득점으로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브라질 매체 ‘webvolei’에서 이날 맹위를 떨친 김연경을 주목했다. 한국과 터키전에 브라질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4강행 상대가 바로 브라질-러시아올림픽위원회 경기 승자이기 때문.

'webvolei'는 견제보다는 김연경과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끄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을 치켜세웠다.

매체는 "라바리니 감독과 김연경이 역사를 만들고 있다. 한국이 도쿄에서 다시 한번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여자 배구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최고 성적이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도쿄에서 무려 45년 만에 메달에 도전한다. 올림픽 메달은 그간 국제 대회와 프로팀에서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던 김연경의 꿈이기도 하다.

이 매체는 “몬트리올 대회 이후 한국이 다시 한번 시상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면서 “단연 그 중심에는 ‘스타’ 김연경이 있었다”며 이날 김연경이 홀로 28득점을 책임졌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한국 팀 블로킹 득점의 절반에 해당되는 6개의 블로킹 포인트를 잡아낸 양효진도 칭찬했다.

100% 전력이 아닌 한국 상황에서 성적을 내고 있는 김연경과 한국에 대해서도 놀라워했다. 매체는 “김연경은 올림픽 메달 획득이 늘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재영·이다영의 학교폭력 스캔들 등 여러 상황이 맞물리며 김연경이 꿈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라바리니 감독과 함께 그들이 틀렸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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