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중계화면 캡처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웃음 버튼이다. KBS가 모두를 배꼽 잡게 하는 자막 센스를 자랑했다.

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따냈다.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룬 신재환이지만 아블랴진보다 난도 점수가 더 높은 6.0점짜리 기술을 펼친 덕분에 1위를 차지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회전해 내리는 6.0점짜리 요네쿠라 기술을 펼쳐 14.733점을 획득했다. 2차시기에선 1차 시기보다 난도가 낮은 5.6점짜리 '여 2' 기술을 펼쳐 14.833점을 받아 전체 평균 점수가 소폭 상승했다.

남은 선수들이 신재환을 뛰어 넘는 점수를 얻지 못하자 금메달은 그대로 신재환에게 돌아갔다. 아블랴진이 신재환과 같은 점수를 얻었지만, 난도 점수에서 밀려 2위가 됐다. 동메달은 14.733점을 받은 아르투르 다브티얀(아르메니아)에게 돌아갔다.

ⓒ연합뉴스
신재환의 도마 금메달 경기를 중계한 KBS의 자막 센스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신재환이 금메달을 목에 걸기 전 KBS는 화면 왼쪽 상단에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여홍철 KBS 해설위원을 '여서정 아빠'로 소개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여서정 아빠 여홍철 해설' 문구를 화면 좌측 상단에 띄웠다.

여홍철 해설위원은 전날(1일) 이번 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동메달을 딴 여서정의 아버지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 은메달을 땄던 여홍철에 이어 딸 여서정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체육사 최초로 부녀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했다.

바로 전날 나온 한국 체육계 역사라 '여서정 아빠'라는 KBS의 자막이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여홍철 해설위원이 선수시절 뛰었던 도마에서 신재환이 올림픽 금메달을 따자 KBS는 센스 있게 자막을 '신재환 선배 여홍철 해설'로 바꿨다. 네티즌들은 '엇, 여서정 아빠 어디갔나요~', '미친 자막 센스', '유쾌하다', '아재 유머감각 센스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여홍철 해설위원은 신재환이 금메달을 따자 환호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신재환 선수가)이뤘기 때문에 솔직히 부럽습니다"라며 웃으며 말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 신재환이 기특하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여홍철 해설위원은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 착지에서 실수해 은메달을 차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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