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남자 체조에서 '깜짝' 금메달이 나왔다. 신재환(23·제천시청)이 한국 체조 사상 두 번째로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이제는 금메달리스트가 된 신재환을 보고 여홍철 전 체조 국가대표이자 KBS 해설위원은 "솔직히 부럽습니다"라며 웃었다.

여홍철 해설위원은 한국 체조 전설로 통하지만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아쉬운 착지 실수로 은메달을 목에 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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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환은 2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83점을 획득해 금메달을 따냈다.

데니스 아블랴진(러시아올림픽위원회)과 동점을 이룬 신재환이지만 아블랴진보다 난도 점수가 더 높은 6.0점짜리 기술을 펼친 덕분에 1위를 차지했다.

신재환은 1차 시기에서 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반을 비틀어 회전해 내리는 6.0점짜리 요네쿠라 기술을 펼쳐 14.733점을 획득했다. 2차시기에선 1차 시기보다 난도가 낮은 5.6점짜리 '여 2' 기술을 펼쳐 14.833점을 받아 전체 평균 점수가 소폭 상승했다.

2차 시기를 마친 신재환은 만족한다는 듯 양팔을 펴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남은 선수들이 신재환을 뛰어 넘는 점수를 얻지 못하자 금메달은 그대로 신재환에게 돌아갔다. 아블랴진이 신재환과 같은 점수를 얻었지만, 난도 점수에서 밀려 2위가 됐다. 동메달은 14.733점을 받은 아르투르 다브티얀(아르메니아)에게 돌아갔다.

이 경기를 중계한 여홍철 해설위원은 신재환의 1위가 확정되자 대단한 성적을 거뒀다며 연신 축하의 메시지를 보냈다. 신재환이 1,2차 시기를 마치고 내려올 때부터 여홍철 해설위원은 금메달 가능성을 높게 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대한 말을 아꼈다. 하지만 금메달이 확정되자 여홍철 해설위원의 기쁜 마음은 마이크를 뚫고 나왔다.

여홍철 ⓒ연합뉴스
여홍철 해설위원은 솔직한 마음까지 털어놨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때 착지에서 실수해 메달 색이 금빛에서 은빛으로 바뀌었던 여홍철 해설위원은 "아, 솔직히 부럽습니다"라며 "제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신재환 선수가)이뤘기 때문에 솔직히 부럽습니다"라며 웃으며 말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딴 신재환이 기특하다는 뜻도 담겨있다.

한번 더 말했다. 여홍철 해설위원은 "부러우면 지는 건데 너무 부럽습니다"라며 부러움이 섞인 축하말을 전했다.

한편 한국 체조에서 2012년 런던 대회 때 양학선(29·수원시청)이 한국 체조 첫 도마 종목 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데 이어 9년 만에 신재환이 두 번째 금메달을 땄다. 또 전날(1일) 여서정이 여자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으로 동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이틀 연속 메달 소식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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