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젠 더 열심히 준비해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 -여서정

“이젠 여서정의 아버지로 불리고 싶다.” -여홍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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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체육사 최초의 부녀(父女)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 여홍철-여서정. 아버지와 딸은 서로를 언급하며 메달의 기쁨을 나눴고 벌써 2024 파리 올림픽을 바라보고 있다.

여서정은 1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 기계체조 도마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4.733점을 획득했다.

여서정은 레베카 안드라데(브라질·15.083점), 마이케일러 스키너(미국·14.916점)에 이어 3위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여서정은 바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남자 도마 은메달을 따냈던 여홍철 교수의 딸. 아버지가 올림픽 메달을 걸었던 바로 그 종목에서 25년 후 딸이 또 올림픽 메달을 딴 것이다. 한국 체육사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이다.

기계 체조에서 그동안 올림픽 메달을 땄던 선수들은 모두 남자였다. 여서정은 최초의 여자 선수이자 최초의 부녀 올림픽 메달까지 최초의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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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동메달 후 여서정은 “일본에 온 뒤 자신감이 많이 없어져서 아빠랑 문자를 많이 주고받았다"며 "아빠가 장문으로 많은 글을 써줬고, 지금껏 잘해왔으니 열심히 준비하라는 격려를 해주셨다”고 밝혔다. 아버지 여홍철 교수가 얼마나 힘이 됐는지 밝힌 것.

하지만 여서정에겐 아버지는 뛰어넘어야할 산이기도 하다. 아버지는 올림픽 은메달, 자신은 올림픽 동메달이니 아버지를 넘는다는 동기부여도 더 확실해졌다.

“아빠가 계셔서 그간 부담감도 많았고, 보는 시선도 많았는데 이젠 더 열심히 준비해 아빠를 이겨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 말을 들은 여홍철 교수는 “나를 넘어서고 싶다고 했다고요? 당연히 그래야죠”라며 자신을 넘을 딸을 기대했다.

또한 아버지로서 해주고 싶은 것에 대해 “꼭 안아줘야죠. 더 뭐가 필요할까요. 돌아오면 서정이가 원하는 맛있는 음식 먹으러 가고 싶네요”라며 행복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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