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울어, 그래 울어. 그래도 난 행복하지. 하하.”

도쿄 올림픽 서핑 종목에서 자신에게 패한 상대를 조롱했다가 2억 1000만 브라질 국민들에게 지탄을 받은 일본 서핑선수가 결국 사과했다.

이가라시와 메디나. 선수 SNS
지난 27일 2020 도쿄 올림픽 서핑 숏보드 종목에서는 큰 논란이 있었다. 일본의 카노아 이가라시가 브라질의 가브리엘 메디나에 승리를 거둔 이후 SNS논란이 그것.

서핑 종목은 심사위원들의 점수로 승부를 가르는데 이가라시는 17.00점을, 메디나는 16.76점을 받아 메디나가 0.24점차로 매우 아깝게 패했다.

브라질 입장에서는 메디나가 결승에 올라갔다면 이탈로 페레이라와 함께 브라질 선수간의 결승전을 만들어 금메달과 은메달이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더욱 메디나의 패배는 브라질 국민들에게 뼈아팠다.

이에 일부 브라질 팬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서핑전문사이트인 서프세션에 따르면 아무래도 일본이 개최국이다보니 이가라시가 심사위원들로부터 ‘홈어드밴티지’를 받은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한다는 것. 고작 0.24점이라는 매우 근소한 차이였기에 ‘일본선수가 아니었다면 메디나가 이겼다’는 주장을 할 수도 있는 브라질 국민들이다.

이가라시는 결승에서 브라질의 페레이라에게 패해 은메달을 땄다.

4강전 승리에 대한 의심과 비난이 이어진 것에 피곤을 호소할순 있지만 이가라시의 방법은 잘못됐다. 이가라시는 자신의 SNS에 굳이 포르투갈어(브라질 모국어)로 “울어, 그래 울어. 난 행복해. 하하”라며 메디나를 조롱하는 글을 남긴 것.

메디나는 이가라시에게 패한 후 눈물을 보이며 인터뷰를 했는데 이를 조롱하는 것은 물론 ‘넌 메달을 못땄지만 난 은메달을 땄다’는 뉘앙스를 주기 충분했다. 메디나는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패했기 때문. 게다가 굳이 포르투갈어로 이런 글을 남겼다는건 의도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 SNS글은 브라질 내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글로보 등 브라질 매체들도 앞다투어 보도했다. 이가라시의 이 글은 1만개 이상의 댓글이 달렸는데 대부분이 브라질 국민들의 악플이었다.

결국 이가라시는 하루가 지난 시점에 SNS에 “전 항상 상대방에 대해 존중하려고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오해할 수 있는 언행을 했다. 참을성이 없었다”며 사과했다.

SNS는 인생의 낭비인 것이 올림픽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이가라시의 조롱 SNS. 댓글이 1만개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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