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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2020도쿄올림픽의 개막식이 마무리됐다. 곳곳에 논란이 존재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차례 연기되고 취소·회의론과 항상 맞닿아있던 2020 도쿄 하계올림픽은 23일 일본 도쿄 신주쿠 국립경기장에서 개막식을 마무리했다.

17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하는 이번 올림픽은 8월 8일 종료된다.

당초 이번 대회는 지난해 7월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온 세계를 공포에 빠트리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초유의 올림픽 연기를 결정했다.

그러나 1년 지난 시점에서도 바이러스가 여전히 창궐하고, 변이 바이러스까지 유입되면서 도쿄올림픽은 여러차례 취소론에 휩싸였다. 하지만 IOC의 입장은 강경했다. 대회 개최를 확정했다.

코로나19로 예년과 다르게 전체 일정의 96%가 무관중 경기로 진행될 예정이다. 시상식도 침묵 속에서 거행된다.

이날 개막식도 앞선 올림픽과 같은 축제 분위기는 아니었다. 6만 8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스타디움에 언론인을 포함해서 950명만 개막식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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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개막식은 카운트다운 후 국기 게양과 국가 연주가 진행됐는데, 일본 국민 가수로 불리는 미샤가 기미가요를 불렀다.

기미가요는 일왕을 찬양하는 내용을 담은 제국주의 시절 일본 국가로, 욱일승천기와 함께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꼽힌다. 일본 공식 국가이지만 일왕 숭배 의미가 강하다는 이유에서 일본 내에서도 기미가요에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미가요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폐지됐다. 하지만 1999년 일본 정부가 국기·국가에 관한 법률을 통해 슬그머니 국가로 공식화했다. 개막식에서 기미가요가 올려퍼질 것으로 알려져 개막식 전부터 논란이 일었다.

한국 선수단 ⓒ연합뉴스
이번 대회는 약 1만 1000명의 선수가 33개 정식 종목, 339개 세부경기에서 메달을 다툰다. 우리나라는 29개 종목에 선수 232명이 출전, 금메달 7개 이상 획득을 목표로 한다. 종합 순위는 10위를 정조준한다.

이날 개막식에서 우리나라 선수단은 103번째로 입장했다. 기수로는 김연경과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수영 메달에 도전하는 황선우(수영)가 나섰다.

김연경과 황선우는 태극기를 들고 선수단 제일 앞에 서 장내로 입장했다. 방역 수칙을 지키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나왔다.

IOC 윤리위원장에 재선된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했는데, 한국 선수단이 입장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크게 반기는 장면이 중계카메라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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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입장에만 약 2시간이 걸렸다. 이 가운데 큰 화제를 모은 선수가 있다. 바로 성난 근육으로 '통가형'이란 별명을 얻은 통가의 피타 타우파토푸아(태권도)다.

타우파토푸아는 이날 통가 기수로 등장했는데, 멋진 상체 근육을 자랑했다. 이번 대회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개막식때도 기수를 맡아 상의를 탈의한 채 입장해 근육을 뽐낸 바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마찬가지.

그런데 상체 근육을 전 세계에 자랑한 선수는 '통가형'만이 아니었다. 135번째로 입장한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의 기수 릴리아 릴(조정)도 상의를 탈의한 채 등장해 우락부락한 근육을 뽐냈다.

오사카 나오미 ⓒ연합뉴스
개막전부터 관심이 쏠렸던 올림픽 성화 최종 주자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였다.

통상적으로 올림픽에선 개최국의 스포츠 영웅들이 최종 주자로 나선다.

2016년 리우 올림픽에서는 2004 아테네 대회 때 남자 마라톤에서 선두를 달리다 37km 지점에서 갑자기 뛰어든 종말론 추종자의 방해로 인해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쳤던 반더레이 리마가 올림픽 성화 봉송 마지막 주자로 나섰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최종 주자는 '피겨 여왕' 김연아였다.

나오미는 2018년과 2020년 US오픈, 2019년과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4차례 우승을 거머쥔 최고의 테니스 스타다.

2019년에는 호주오픈을 제패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는데,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최초로 남녀 테니스 단식 세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MBC 중계화면 캡처
한 중계방송사가 적절치 못한 자료화면 사진을 사용해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개막식을 중계방송한 MBC는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할 때 자료화면에 체르노빌 원전사고 사진을 삽입했다.

1986년 4월 26일 옛 소련(우크라이나)에 있는 체르노빌 4호기가 폭발해 인류 역사상 최악의 원전 폭발 사고로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체르노빌 원전사고다.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 등급인 7단계에 해당하는 최악의 방사능 누출 사고로 평가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미가 전보다 크지 않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올림픽 개막식에서 사고의 아픔을 상징하는 사진을 삽입한 MBC다. 방송 말미에 사과의 말을 전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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