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찌라시(확인되지 않은 일에 대한 메모)는 어디에나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실 관계도 틀리고, 자신들의 거짓을 인정하는 찌라시가 외부로 유출돼 피해자를 만드는 것은 용서받기 힘들다.

한국 농구를 움직이는 KBL에서 찌라시를 발행했다. 사실 관계도 틀리고 자신들의 거짓을 인정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KBL은 공식 사과문을 통해 자신들의 찌라시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인을 징계하겠다고 했다.

한국 농구를 대표하고 운영해야할 KBL의 수준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다.

KBL은 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경위는 이렇다. 지난달 29일 농구 커뮤니티 등을 통해 소위 ‘찌라시’가 돌았다. 울산 현대 모비스의 기승호가 선수 4명을 폭행해 한 선수가 안와골절이 왔다는 소식이 한 기자에게 들어갔고 제보자가 바로 안와골절이 된 선수라는 것. 또한 KBL 홍보팀의 기조는 “우리도 기사를 통해 처음 알았다”고 말하겠다는 것.

KBL발 찌라시였다. 이 찌라시가 홍보팀 직원을 통해 외부로 유출됐고 크게 화제가 됐다. 하지만 해당 기자는 “사실 관계가 틀리다. 취재원이 맞지 않다”고 했다. 즉 사실관계도 틀렸고 KBL 홍보팀 스스로 현대모비스 폭행사건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몰랐다”며 이를 문의하는 기자들에게 거짓을 말하겠다는 내용이 폭로된 셈이다.

현대모비스의 기승호는 폭행사건으로 제명을 당했고 모비스 역시 단장, 사무국장 등이 징계를 받았다. 폭행을 당한 선수는 큰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KBL 홍보팀은 찌라시 건으로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사과문에서 “대화내용이 일부 공개되어 물의를 일으킨 점에 사과한다”며 “잘못된 정보가 노출되어 난처한 상황에 처한 선수와 기자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내용이 틀린 찌라시를 발행한 것이 KBL 홍보팀이라는 점이야말로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 사과문에는 해당 기자와 폭로선수로 몰린 선수의 실명이 그대로 들어가있다. 이에 대해 ‘2차가해’라고 비판하는 기사까지 나왔음에도 KBL은 사과문을 수정하지 않기도 해 논란이 됐다.

찌라시를 만들고, 뿌렸는데 그마저 사실관계도 틀리고 자신들의 거짓을 고백하는 내용인 황당한 사건. 그것이 한국 농구 최고 기관인 KBL에서 나왔다는 점은 한국 농구 수준을 비하하려는 이들에게 먹잇감을 던져준 것이나 다름없다. 가뜩이나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음주운전에 폭행 사건 등등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 상황에서 KBL 스스로 한시즌의 최고 이벤트를 망치는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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