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호 ⓒKBL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최악의 마침표를 찍은 울산 현대모비스의 농구선수 기승호(36)다.

KBL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재정위원회를 연 뒤 “동료 선수 4명에게 주먹을 휘두른 기승호를 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선수단 저녁 식사, 술자리 및 소속 선수 관리 소홀과 관련해 울산 현대모비스 농구단에 제재금 1500만 원도 부과했다.

농구계에 따르면 기승호는 4월 26일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안양 KGC인삼공사에 패한 뒤 한 시즌을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장재석 등 선수 4명에게 폭행을 가했다. 장재석은 눈 주위 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구단 매니저와 실랑이를 벌이던 기승호가 얼굴을 맞아 코뼈가 골절됐고, 이로 인해 감정이 격해진 기승호가 선수들에게 팔을 휘두르다 사고가 났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매니저의 폭행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한 상황이다.

기승호는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폭행을 이유로 프로농구계에서 제명됐다. 앞서 지난 2007년 판정 불만을 가지고 심판을 밀쳐 외국인 선수 퍼비스 파스코(당시 LG)가 제명된 적은 있었다.

그리고 국내 선수가 KBL에서 제명된 사례는 있었다. 하지만 폭행 때문은 아니었다. 2015년 안재욱, 이동건(이상 당시 동부), 신정섭(당시 모비스)이 스포츠 불법 도박에 가담 행위로, 2019년 정병국(당시 전자랜드)이 도심 길거리에서 음란 행위를 해 제명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기승호는 많은 것을 잃었다. 프로농구 코트 위를 떠나는 것은 물론 앞으로 연맹과 프로 구단, 그리고 대한농구협회 등 농구와 관련된 단체의 일원이 될 수 없다.

2008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창원 LG 세이커스에 지명된 기승호는 이후 안양 KGC 인삼공사를 거쳐 울산 현대모비스로 이적하며 프로선수 생명을 잘 이어왔다. 하지만 한 순간의 잘못된 행동으로 13년간의 농구 선수 생활에 불명예스러운 마침표를 찍게 됐다. 도덕적 눈높이가 높아진 현 스포츠계에서 일어난 ‘베테랑’ 선수의 폭행 사실에 농구팬들은 큰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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