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학폭 논란의 시초였던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공식 사과 후 두 달여만에 처음으로 한 행동은 변호사를 선임해 고소한 것이다.

그리고 이다영은 SNS 계정에서 사과문만 지웠다.

쌍둥이 자매의 학폭 여파에 팀은 우승을 놓치고 배구계에 큰 이미지 타격을 입었는데도 사과 후 첫 행보가 고소라는 점은 사과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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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흥국생명에 따르면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자매의 관계자는 5일 구단 관계자와 만나 학교 폭력 폭로자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자신들이 가해자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잘못 알려진 부분들이 많다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은 맞지만 잘못 알려진 부분을 잡기 위해 고소를 한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힘들다. 폭로 이후 두 선수는 모두 SNS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며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했다. 물론 그 이후 폭로에 대해서는 두 선수가 아예 숙소를 나와 잠적하고 그 어떤 입장을 취하지 않았기에 이 부분까지 인정한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두 선수가 그런 일을 했다는 것만으로 큰 충격이었고 이 사건 이후 배구계는 물론 체육계, 연예계 등 수많은 곳에서 ‘학폭 미투’가 일어나며 대한민국 사회가 크게 흔들린 바 있다.

대논란을 야기한 당사자인데 두 달여의 침묵을 깨고 가장 먼저 취한 행동이 변호사를 선임해 학폭 폭로자를 고소한다는 것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다영은 자신의 SNS에서 공식 사과문을 삭제하고 나머지 사진들은 남겨뒀다. 사과문만 삭제한 것. 이재영의 경우 이미 SNS를 폐쇄한 상황이다.

삭제된 이다영의 사과문. 이다영 SNS
일렬의 행동으로 봤을 때 가뜩이나 학폭 논란의 최초이자 가장 큰 후폭풍을 일으켰던 당사자들이 정말 두 달간 그동안의 잘못을 반성하고 팬들과 국민들에게 실망을 끼친 것에 대해 생각을 했는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연경은 쌍둥이 사태 이후 두 선수가 팀에 어떤 사과나 연락을 취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자신들로 인해 피해를 본 직접적인 피해자인 흥국생명 팀에도 어떤 말도 하지 않았는데 고소부터 한다니 놀라울 수밖에 없다.

차라리 공식적으로 다시금 사과를 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이 무엇인지, 왜 변호사를 선임했는지를 밝히는게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부득이하게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면 빨리 명백한 입장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했어야한다. 그러나 사과문을 지우고 일반인인 학폭 폭로자를 고소해 법적 공방을 벌이겠다는 것은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 다시금 곱씹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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