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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46)의 ‘학교 폭력(학폭)’ 의혹이 진흙탕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대적 분위기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4일 현주엽의 고교 2년 후배라고 주장하는 A씨에 의해 현주엽의 ‘학폭 논란’이 최초로 일었다. 당시 폭로글에 따르면 현주엽은 후배들을 집합 시켜 폭행하고, 돈을 빼앗고 불법 성매매 업소에 후배들을 강제로 데려가는 등의 ‘학폭’을 저질렀다. “이러다가는 맞다 죽겠다 싶어 운동을 그만뒀다”고 A씨는 털어놨다.

이번 의혹은 ‘학폭’이 사실로 드러나 올 시즌 배구판을 떠난 이다영·이재영(26·흥국생명) 사태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체육계 집단 안에서 폭행이 암암리에 행해지던 약 30년 전, 즉 현주엽 고교 시절 때에 현시대의 잣대를 들이대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지금이야 시대가 많이 바뀌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스포츠 스타들이 TV 방송에 나와 과거 ‘호랑이 선배’에게 괴롭힘당한 사실을 아무렇지 않게 말하곤 했다. 물론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둘도 없는 선후배 사이’라는 전제를 두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시 ‘학폭’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던 건 체육계에 만연해 있던 ‘선후배 간 엄격한 기강’ 분위기를 너도나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잘못된 문화임엔 틀림없지만, 만연하게 뻗어 있었던 만큼 누군가 나서 그 분위기를 쉽게 바꿀 순 없었을 것이다. 이 부분이 현주엽을 옹호하는 여론이 생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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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주엽이 직접 30년 전을 떠올렸다. 그는 “어린 시절 저 또한 단체기합을 자주 받았으며, 당시 농구뿐만 아니라 모든 운동선수들에게는 기강이 엄격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도 그 분위기에 휩쓸린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 주장을 맡았었기 때문에 후배들에게 얼차려를 줬던 일이 있었다”고 고백하며 이번 기회를 통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당시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기 쉬운 환경이 바로 체육계였단 풀이다.

물론 이유를 막론하고 폭력이 있어선 안 된다. 현주엽도 ‘폭력’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17일엔 법적 대응에도 나섰다. “학폭시류에 편승한 몇 명의 악의적인 거짓말에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며 고소장 접수 사실을 밝혔다.

최초 폭로자 A씨는 “감사하다”며 고소를 반긴 상황이다.

결국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며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그간 ‘학폭’ 사건이 일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스포츠 스타들에게 향하는 비난의 수위는 높았다. 하지만 ‘현주엽 사태’는 그 방향이 조금 다르다. 옹호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 하지만 만약 현주엽 측에서 진실이 결여 된 것이 확인되면 그 파장은 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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