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학생체육관=이재호 기자] “외국인 선수가 한국 농구를 무시하는듯한 모습이 보이면 감독으로 기분이 나쁘다.”

강을준 고양 오리온 감독이 작심 비판을 했다. 합류한지 한달이 넘었지만 여전히 ‘본인 하고 싶은대로’만 하는 외국인 선수 데빈 윌리엄스를 향해 날선 비판을 하며 자신의 스타일만 고집하지말고 한국 농구에 적응할 것을 강조했다.

ⓒKBL
고양 오리온은 4일 오후 7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KBL 정규시즌 서울 SK 원정경기에서 81-79로 승리했다.

비록 승리했지만 오리온 입장에서는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였다. 그도 그럴 것이 2쿼터 중반 무려 21점차까지 앞서며 매우 쉽게 승리를 낚는가 했었지만 끝내 2점차까지 따라잡히며 버저비터로 쏜 3점이 들어갔다면 역전패까지 당할 뻔했기 때문이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이날 승리하며 단독 3위로 치고 올라갔음에도 경기 후 기자회견에 들어서자마자 “졸전이었다”며 한숨을 내쉰 이유다.

이후 기자회견 대부분의 내용은 데빈 윌리엄스에 대한 비판과 아쉬움이 주를 이뤘다. 윌리엄스는 제프 워디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지난 1월 31일 합류했다. 중국 장쑤 드래곤스에 뛰다 합류한 윌리엄스에 대한 기대감은 컸지만 합류 한달이 되도록 전혀 오리온 농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도 고작 13분 46초밖에 뛰지 못했고 6득점에 그쳤다. 경기전에도 강 감독은 “인사이드 플레이를 해줘야하는데 계속 외곽에서 쏜다”며 기대했던 빅맨 역할을 해줘야함을 강조했지만 이날도 마찬가지로 3점슛을 3개나 쏴 모두 실패하는 ‘난사’를 보였다.

강 감독은 경기 후 “저렇게 난사를 할지 몰랐다. 농구는 혼자하는게 아니다. 항상 윌리엄스에게 하는 말이다”라며 “마음을 내려놓고 동료를 살려서 해야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 감독은 윌리엄스를 투입했다 다시 벤치로 불러들였다. 이후 윌리엄스와 한동안 대화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에 대해 “윌리엄스가 왜 자신을 불러들이냐고 하더라. 자존심 상한다고도 하더라. 그래서 내가 ‘동료를 왜 안살리냐’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 감독은 전날 숙소에 윌리엄스를 찾아가 과일바구니를 주며 ‘잘해보라’며 격려도 했다는 일화도 밝혔다. 강 감독은 “그때는 ‘고맙다.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니 과일값도 못했다”며 혹평을 하며 “외국인 선수가 한국 농구를 무시하면 감독으로 기분이 나쁘다. KBL은 NBA출신도 실패하기도 한다. 윌리엄스 본인은 NBA도 못 간 선수인데 아직 KBL의 뜨거운 맛을 안 본 것 같다”며 비판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 ⓒKBL
강 감독은 윌리엄스에게 “내가 이런말을 한번도 안써봤는데 ‘지금 할렘농구 하는거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을 정도”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21득점으로 최고 활약을 한 오리온의 주장 허일영 역시 윌리엄스에 대해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이 센 선수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스타일에 맞추길 원하는데 팀스타일에 맞춰야한다. 이 부분만 바꾸면 팀에 플러스가 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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