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05년 2월 중국 상하이의 ‘제 6회 농심 신라면배 세계 바둑 최강전’. 이미 한국, 일본 선수들이 모두 탈락하고 남은 것은 이창호와 중국기사 4명뿐이었다.

아직도 ‘희대의 사진’으로 남은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중국기사 들 뒤에 혼자 쓸쓸히 걷는 이창호의 모습 그 이후 이창호는 거짓말처럼 4명의 기사를 모두 잡으며 대역전으로 기존 1승을 더해 5연승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한다.

기적같았던 이 5연승 우승은 ‘상하이대첩’이라는 이름으로 바둑사에 길이 남을 전설로 회자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그리고 16년이 지난 2월. 14개월 연속 한국랭킹 1위이자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신진서 9단이 이창호의 ‘상하이대첩’을 재현할 기회를 잡았다. 마지막 상대가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커제라는 점에서 5연승의 신화를 완성하기 더할나위없다.

신진서 9단은 25일 오후 2시 한국기원과 중국기원에서 온라인대국으로 제22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13국 커제 9단과의 승부를 앞두고 있다.

커제 9단과는 상대전적에서 4승10패로 열세다. 하지만 지금의 신진서는 너무나도 흐름이 좋다. 이번대회 4연승을 내달리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만약 신진서가 커제를 이길 경우 박정환이 나올 필요도 없이 한국이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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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이창호가 보여준 전설적인 5연승 대역전 우승을 신진서가 재현할 기회다. 이창호의 5연승 이후 7연승 등 더 많은 기록이 나오긴 했지만 그럼에도 ‘상하이대첩’이 전설로 회자되는 것은 모두가 ‘설마’했던 기적을 이뤄냈다는 점이다.

상대전적에서 크게 열세인 커제를 상대로 5연승을 달성하며 우승을 차지한다면 이창호의 ‘상하이대첩’에 버금가는 큰 업적을 달성할 수 있을 신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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