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21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득표 결과가 공개됐다. 2013년 이후 8년 만에 누구도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못한 것으로 화제가 됐지만 더 주목받아야할 것은 ‘약물러(금지약물 복용자)’ 대표 2인의 득표율이 또 다시 조금 상승했다는 점이다.

2021년은 9년차였다. 명예의 전당 투표가 10년차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2022년 ‘마지막해 동정표’를 받으며 명예의 전당 헌액 기준인 75%를 넘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약물러들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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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클레멘스와 배리 본즈는 한때 야구계의 아이콘이었지만 지금은 ‘약물의 아이콘’으로 남아있다. 금지약물에 손을 댄 것이 밝혀진 이후 거짓으로 모든 커리어가 부정당한 두 선수지만 기록만큼은 1871년부터 존재하는 야구 기록의 149년 역사동안 최고였다.

먼저 로저 클레멘스는 역대 투수 통산 f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 1위라는 누구도 넘지 못할 기록을 가지고 있다. 133.7을 기록해 511승을 거둔 ‘사이영상’의 주인공 사이 영의 131.5를 넘어 현재까지도, 그리고 앞으로 깨지기 힘든 투수 WAR 1위다. 간단히 말하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1등 투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리 본즈 역시 다를바 없다. ‘야구의 아이콘’으로 남은 베이브 루스에 이어 역대 fWAR 2위다. 루스가 168.4, 본즈가 164.4로 고작 4 차이다. 투수 타자 모두를 합쳐도 본즈는 루스에 이어 2위다. 본즈는 역대 홈런 1위(762홈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새미 소사, 앤디 페티트 등 다른 약물 선수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클레멘스와 본즈는 기록만으로는 150년을 맞은 메이저리그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며 클레멘스는 투수 1위, 본즈는 타자 2위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 모든 기록은 ‘금지약물’로 인해 부정당하고 있고 그 어떤 비난을 받아도 마땅하다.

명예의 전당 투표는 은퇴 후 5년뒤부터 자격이 주어지고 5%이상을 득표했을 경우 10년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기회가 주어진다.

로저 클레멘스는 2013년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후보에 올라 37.6%로 시작을 끊었다. 이후 올해 9년차까지 35.4%, 37.5%, 45.2%, 54.1%, 57.3%, 59.5%, 61.0%, 61.6%로 등락을 하며 끝내 60%이상까지 치고 올라왔다.

본즈 역시 2013년 처음으로 후보가 되어 36.2%로 시작해 34.7%, 36.8%, 44.3%, 53.8%, 57.3%, 59.5%, 60.7%, 61.8%까지 기록 중이다.

이제 2022년 마지막 10년차 투표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

두 선수 모두 13%이상의 극적인 득표율 상승이 있어야 명예의 전당이 가능하다. 하지만 마지막해에는 ‘동정표’ 여론이 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그동안 두 선수에게 투표하지 않으며 나름 ‘벌’을 줬다고 생각한 이들이 ‘그래도 두 명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야지’라며 득표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첫해였던 2013년 이후 여론이 좋지 않아 조금 득표율이 줄어든 2년차였던 2014년을 제외하곤 매년 꾸준히 득표율이 상승했다. 두 선수는 2017년 약 9%수준의 큰 상승을 보인 것을 제외하곤 꾸준히 2~3% 정도 올랐다.

투수 WAR 1위인 클레멘스와 역대 WAR 2위인 본즈는 2022년 마지막 기회에서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수 있을까.

확실한건 두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어도 금지약물을 하면 인정받지 못한다’는 인식이 확고해질 것이며 헌액된다면 금지약물을 뛰어넘는 기록의 힘에 굴복한 투표인단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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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 그 너머를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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