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1년이 넘도록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까지 발견되면서 전 세계가 그야말로 아비규환이다.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을수록 일본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약 17조의 어마어마한 경비를 들여 지난해에서 올해로 연기된 도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기대하고 있지만, 또 좌초될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올림픽 개최 회의론이 일본 내에 퍼지고 있다. 최근 연일 하루 사이에 40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는 데 이어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까지 나온 이유에서다. 결국 일본 국민들도 자국 내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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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확진자 연일 최다+변이 바이러스…'긴급사태' 선포

당초 올림픽은 지난해 7월 개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7월로 연기됐다. 불과 올림픽 개막 3개월가량을 남겨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급하게 내린 사상 초유의 올림픽 연기 결정이었다. 당시 1년 뒤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하며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악화됐다. 일본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만 명을 넘어섰고, 누적 사망자는 무려 4000명 이상이다. 감염 원인과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10~40대 4명이 감염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

앞서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와 다른 새로운 유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본은 또 다른 바이러스 확산 공포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이러스 확진자가 쏟아져 나오는데 일본 내 격리 수용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교도통신에 의하면 수도 도쿄도에서는 감염자를 수용할 병원 및 전용 숙박 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다. 6000명 이상이 자택에서 대기 중이다. 이 과정에서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추가 감염 가능성도 농후하다.

결국 일본 정부는 수도권 4개 광역자치단체에만 내려진 긴급사태를 11개 지역으로 확대 선포했다. 일본의 긴급사태 선언은 오후 8시 이후 외출 자제, 영업시간 오후 8시까지 단축, 출근 인원 줄이기 등을 골자로 한다.

연기된 도쿄올림픽은 오는 7월 23일 개막 예정인데, 일본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전혀 잡지 못하고 있다. 자연스레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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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 80% “올림픽 연기·취소해야”

세계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말 그대로 이제 시작 단계다. 올해 올림픽 개막일까지 지구촌 곳곳에 뿌리내려진 코로나19를 다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개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더 강하다.

일본 국민 5명 중 4명은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중지하거나 재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도통신이 지난 9~10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 개최에 대해 35.3%는 "중지해야 한다", 44.8%는 "재연기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응답자의 80.1%가 올해 7월 도쿄올림픽 개최의 재검토를 의견을 낸 셈이다.

이는 지난해 연말 일본 공영방송 NHK 여론 조사에서 취소·재연기 응답률 63%보다 17% 상승한 수치다. 지난달 중순 NHK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32%가 "취소해야 한다", 31%가 "재연기 해야한다"고 답했다.

일본 열도 밖에서도 올림픽 회의론이 언급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캐나다 출신의 딕 파운드 IOC 위원은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로 인해 올림픽 개최를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파운드 위원은 1978년 위원이 된 이래 집행위원, 부위원장 등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친 IOC 내 핵심 인사다.

파운드 위원은 지난해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IOC가 올림픽 정상 개최를 강요할 때 대회 취소 및 연기를 주장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결국 올림픽은 1년 연기됐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AFPBBNews = News1
▶일본 정부, 도쿄올림픽 강행 의지…개최 여부 3월에 판가름 날듯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감염 대책에 만전을 기해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최근 한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도쿄 올림픽은 희망과 자신감을 세계에 선사해 일본 사람들의 자랑이 될 것"이라며 일본 정부와 합심해 올림픽 개최로 코로나19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올림픽 정상 개최에 대한 의구심은 날이 갈수록 짙어지는 형국이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올림픽 강행 의지를 피력하자 내각 지지율이 크게 흔들렸다. 현지 매체들은 도쿄올림픽 개최 반대 여론과 지지율 하락이 연관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IOC 내에서도 의구심이 존재한다. 일본 스포츠 매체 일간 겐다이에 따르면 “직원들은 의연하게 올림픽 개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감염 재확산에 따라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대회 취소가 논의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IOC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오는 2월 중순 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도쿄 합동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때 정상 개최 여부가 어느정도 윤곽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적어도 올림픽 개막 예정일 3~4개월 전에는 어떠한 결정이라도 내려져야 한다. 지난해에도 3월에 올림픽 연기 결정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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