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승재 기자)
[스포츠한국 보령=윤승재 기자] 전국체전 3연패. 복싱 선수 조세형이 이 업적을 이룬 나이는 불과 만 22세였다. 만 20세 때 처음으로 전국체전에 참가한 조세형은 첫 대회인 라이트플라이급 금메달을 목에 건 뒤, 99회, 100회 대회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오르며 복싱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그랬던 조세형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출전했던 96회 전국체전 8강전에서는 심판의 오심으로 탈락의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감독을 비롯해 코치진이 무려 3시간이 넘게 항의를 했지만 번복되지 않았다. 나중에 심판이 찾아와 오심을 인정하고 사과할 정도로 명백했던 경기였기에 조세형의 충격은 컸다.

그러나 조세형은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는 이런 억울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더 성공해야겠다’고 수천번을 다짐했다고. 그렇게 조세형은 국가대표, 그리고 올림픽 메달의 꿈을 키워나갔다.

조세형(왼쪽). 사진=조세형 제공
조세형은 축구로 운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에 왜소한 체격은 축구를 계속하게 만들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학교 팀에서 도민체전에 나갈 복싱부 선수들을 모집하고 있었고, 코치의 제안에 복싱에 입문하게 됐다.

고된 훈련. 힘들 때마다 조세형을 일으켜 세워줬던 건 역시 가족이었다. 당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민이 많았지만, 형과 함께 가정을 일으켜 세워보겠다고 다짐하며 복싱에 몰두했다.

형은 공부로, 자신은 운동으로 성공하겠다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 결과 조세형은 고등학교 때부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고등학교 2학년에는 전국대회 2등에 오르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사진=유튜브 그들만의리그 캡쳐)
여러 번의 시련에도 꺾이지 않았던 조세형은 전국체전 3연패에 이어 국가대표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2019년에는 국제복싱협회(AIBA) 세계 남자 복싱선수권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가 32강, 16강을 거쳐 8강까지 진출하기도 했다. 16강에서는 세계랭킹 7위 이브라힘 오마르 살라(독일)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두각을 드러냈다.

조세형에게 그 대회는 여러모로 뜻깊은 대회였다. 특히 자신의 우상이었던 앤디 크루즈 고메즈(쿠바)와 만나 이야기할 시간도 가졌다. 3년 연속 세계랭킹 1위에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선수라 꼭 만나보고 싶었다는 조세형은 평소 틈틈이 배웠던 영어와 스페인어 번역기를 섞어가며 이것저것 물어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조세형은 고메즈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어떻게 하면 너처럼 잘할 수 있냐고. 그러자 고메즈의 답변은 간단명료했다. “나보다 더 열심히 하면 된다.” 간단한 말이었지만 이는 조세형에게 정말 필요한 말이었다. 평소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되뇌었던 조세형은 이 한 마디에 더 벅찬 감정을 느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상 크루즈를 만난 조세형. (사진=조세형 SNS)
올림픽 메달이 꿈이라는 조세형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변수를 맞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올림픽은 물론, 4연패를 노리는 전국체전도, 또 각종 대회들이 차례로 미뤄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조세형은 더 노력했다. 부족했던 기본기 훈련에 매진하면서 언젠가 다시 열릴 대회를 대비했다. 형의 권유로 시작했던 영어 공부도 틈틈이 하고 있다. 해외에 나가서 소통하고, 또 이후의 진로를 고민할 때 도움이 되기 위해 하루에 4시간 정도 꼬박꼬박 영어를 공부하고 있다. 앞서 고메즈와 만나 이야기한 에피소드에서도 영어 공부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고 강조했다.

추운 겨울에도 열심히 땀방울을 흘리며 노력을 거듭하고 있는 조세형이다. 조세형은 앞으로의 각오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노력’을 재차 강조하며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이야기했다.

“지금 힘들어도 노력하면 언제든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굳게 믿고 있어요. 노력한 건 절대 없어지지 않아요. 대회에서 떨어졌다고 노력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구요, 노력하면 분명 쌓이고 쌓여서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 더 노력할 거에요. 노력해서 메달도 따고 성공도 해서 내집마련하는 게 제 꿈입니다(웃음).”

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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