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타이슨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4·미국)이 팬들의 큰 주목 속에 15년 만에 링 위에 섰다. 대전료만 무려 110억 원을 챙겼다. 그러나 정작 매치는 싱겁게 끝났다. 또 한 번 타이슨의 경기가 성사돼도 지금과 같은 환호를 받을 수 있을까.

타이슨은 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간) ‘4체급 챔피언 출신’ 로이 존스 주니어(51·미국)와 이벤트성 경기에서 주먹을 맞댔다. 경기는 2분 8라운드,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세계가 주목한 대결이었다. 지난 5월 타이슨이 복귀를 암시하는 훈련 영상을 SNS에 올리자 세계 곳곳의 언론들은 들썩였다. “전설이 돌아온다”며 앞다퉈 보도했다.

타이슨은 1986년 최연소 나이(20세)로 세계복싱평의회(WBC)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1년 뒤엔 세계복싱협회(WBA)와 국제복싱연맹(IBF) 타이틀도 따내며 3대 기구 통합 챔피언 왕좌에 등극,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존스 주니어도 타이슨 못지않은 복싱 스타다. 미들급, 슈퍼미들급, 라이트헤비급, 헤비급 4체급을 모두 석권해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편파판정에 울긴 했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은메달리스트다.

타이슨과 존스 주니어는 각각 2005년 2018년 공식적으로 링 위를 떠났다. 그랬던 두 선수가 자선 경기에서 대결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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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선수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경기를 했다. 물론 현역 때보다 힘이 빠졌겠지만, 8라운드 동안 불꽃 튀는 난타전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인파이터인 타이슨은 헤드슬립과 위빙으로 기교를 부린 뒤 타격을 가했지만, 존스 주니어는 영리하게 ‘치고 빠지는’ 작전으로 정타를 피했다. 타격전이 나올 수 없는 경기 양상이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었던 경기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1일 외신 복싱뉴스24는 "마치 미리 계획된 대본이 있는 것처럼 보였던 대결이었다. 진짜 싸움을 기대했던 팬들은 큰 실망을 했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기력은 좋지 못했지만 어찌 됐건 타이슨은 약 110억 원의 두둑한 대전료를 챙겼다. 존스도 33억 원을 주머니에 넣었다.

타이슨은 2개월마다 자선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 당초 이번 자선 경기 상대로 언급됐던, ‘핵이빨’ 별명을 선물한 에반더 홀리필드(58·미국)를 포함해 대결 상대는 더러 있다.

하지만 이미 실망스러운 복귀전을 보인 타이슨이 팬들의 여전한 관심을 끌기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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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싱뉴스24는 “타격전이 없다면 타이슨 경기의 유료 구매는 감소할 것이다. 링 주위에서 춤추는 모습을 가지고 팬들에게 50달러를 청구한다? 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를 들어 설명하기까지 했다.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3·미국)는 2018년 일본에서 열린 시범 경기에서 나스카와 텐신을 1라운드 KO로 제압했다. 무려 2분12초 동안 세 차례 다운을 빼앗았다.

반면 타이슨-존스 경기는 너무 싱거웠다. 다음경기 기대치가 낮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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