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11월 23일 KBL 신인 드래프트가 있었다. 서울 삼성이 역대 최초로 고졸 1순위(차민석, 제물포고)를 뽑으며 화제를 모았지만 대형신인이 없었기에 큰 관심을 받진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신인 드래프트 그 이후가 뜨겁다. 일주일이 지나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뽑힐만한 선수가 아예 뽑히지도 않고, 그 대신 뽑힌 선수들의 면면 때문이다.

ⓒKBL
가장 논란이 많은 것은 경희대 김준환이다. 경희대 4학년 김준환은 2020 대학농구 1차 대회에서 평균 33.7득점을 올리며 득점 1위를 기록했다. 이는 대학농구리그와 농구대잔치 기준 단일 대회 최다득점이었다. 게다가 대학농구 명문 고려대를 상대로는 42득점을 하기도 했다.

그런 선수가 아예 지명조차 되지 않았다.

반면 김준환 대신 지명된 선수들은 김준환이 한 경기에 넣은 득점보다 4년 내내 기록한 득점이 적은 선수도 있고 슈터인데 3점슛 성공률이 20%대인 선수도 있었다.

물론 기록으로 농구하는 것이 아니다. 기록이 선수의 잠재성을 모두 말하지도 않는다. 단순한 몇득점, 몇어시스트, 몇스틸 등의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수비 기여도, 농구 센스도 있을 수 있다.

국내 최고 농구 전문가들이라는 스카우터들과 구단 코칭스태프와 수뇌부가 머리짜서 뽑은 드래프트 픽들이다. 분명 존중받아야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드래프트 이후 단 한명도 뽑히지 않은 전통의 명문 경희대에 대한 의도적 배제 논란, 감독 혹은 코칭스태프와의 친분 혹은 학연 논란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누구도 명확하게 얘기해줄 수 없는 사안이다. 사실 ‘잠재력’을 봤다고 하면 어떤 선수라도 뽑을 수 있는 것이 농구의 특성이다. 잠재력은 직접적으로 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다. 소위 ‘뽑힐만한 선수’가 인성이 좋지 않았을수도 있고 당장의 실력은 좋아도 프로에서 통할 잠재력은 없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한국 농구, 구단들에 대한 신뢰에 대한 경종과도 다름없다. 가뜩이나 김연경-케이타 등으로 대표되는 배구는 시청률 고공행진을 내달리고 있고 인기도에서도 같은 겨울스포츠인 농구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시즌 MVP로 큰 기대를 받았던 허훈(kt)이 부진하고 외국인 선수 역시 특출난 선수도 없어 관심도도 떨어지고 있다.

미지명된 경희대 김준환. ⓒKBL
그나마 이종현-최진수 트레이드로 반짝 관심을 받긴 했지만 가뜩이나 하락한 농구인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인 드래프트마저 구설수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정당한 드래프트를 했는데 억울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는 결국 몇 년 후 이번 드래프트에 뽑힌 선수들의 활약도가 증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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