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선 교수가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골프산업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조민욱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시대가 끝나도 골프산업은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습니다."

김구선 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는 "내년 하반기쯤 코로나19 백신이 전 세계에 보급되고 어느 정도 면역체계가 형성되어 코로나19의 시대가 종식돼도 골프관련 산업은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골프 관련 기업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시대의 골프산업의 사상 최대 호황은 단순히 해외로 나가던 골프인구의 국내 유입뿐만이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요인인 2030세대의 골프진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김 교수는 "지금 골프산업계에서는 단순히 해외 골프여행이 어려워짐에 따라 발생된 국내 골프산업 호황의 측면이 주로 강조되고 있지만, 실제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상대적으로 소비성향이 높고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강한 2030세대의 골프진입이다"라며 "골프 관련 기업들은 2030세대의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소비행태에 대해서 예측하고 이에 따른 대응 전략을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골프산업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잠시 하락했던 시기를 제외하고는 사상 최고의 호황기에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호황은 그린피, 카트비 및 캐디피의 인상으로도 이어지며 골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정적인 측면도 동반하고 있다.

이처럼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동반하고 있는 국내 골프산업의 현실과 코로나19 시대 종식 이후 예상되는 골프산업의 변화에 대해서 김구선 교수에게 들어 보았다.

▲ 전 세계 경제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골프산업이 호황인 이유를 정리해 보면?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했듯이 해외골프여행이 어렵게 됨에 따라 기존 골퍼들은 국내 골프장으로 대거 몰리고 있는데다 아웃도어 스포츠 중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스포츠인 골프로 신규 골퍼들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골프여행의 대안으로 국내 골프장을 선택하는 기존의 골퍼들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해외골프여행을 재개할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소비행태가 크게 변하지 않아 골프산업의 변화에는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하지만 타 스포츠나 여행의 대안으로 골프를 선택한 신규 골퍼, 특히 국내 인구의 약 21%를 차지하는 2030밀레니얼세대는 코로나19 종식 이후 골프산업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코로나 시대 종식 이후 2030 밀레니얼세대가 중요한 이유는?

“밀레니얼세대는 불확실한 미래보다는 오늘의 행복을 추구하며, 비싸도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열 수 있는 세대이다. 또한 소유보다는 공유를 선호하며 이를 통해 절감된 비용을 또 다른 만족을 위한 소비로 연결시키는 이른바 소비성향이 높은 세대다.

기성세대 골퍼들이 골프소비의 최우선 순위를 그린피 등 골프장에서 소요되는 비용에 두는 반면, 밀레니얼세대 골퍼는 자신을 표현하고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용품, 의류, 관광 등에도 동등한 비중을 두기 때문에 골프산업의 전반적인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기성세대 골퍼가 골프를 통해 인간관계를 관리한다면, 밀레니얼세대는 골프와 관련된 일상을 SNS에서 소통하며 인간관계를 관리한다. 골프장뿐만 아니라 골프산업 전반이 호황이고, 골프용품사 및 의류사들이 밀레니얼세대 골퍼들을 겨냥한 신규 브랜드 론칭이나 제품을 출시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연합뉴스가 보도한 모 백화점의 4~6월 20대 여성과 30대 남성의 전년대비 골프의류 매출은 28%, 골프용품 매출은 40% 이상 증가한 반면, 기존의 주 고객층이었던 40~50대 골프의류 매출은 10%, 골프용품 매출은 21% 증가에 그쳤다는 사실은 밀레니얼세대의 골프에 대한 소비행태가 잘 나타난 예라고 할 수 있다.

밀레니얼세대의 유입은 관광소비행태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 밀레니얼세대의 관광+쇼핑의 소비행태는 코로나19 이후 골프+쇼핑으로 변화될 것이다. 골프장 역시 기성세대가 선호하는 가성비 보다는 SNS에 올렸을 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골프장을 선호하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해 9홀 플레이만 하더라도 밀레니얼세대 골퍼들의 기호에 맞는 관광상품을 개발하여야 한다.”

김구선 교수가 국민대가 주최한 행사에서 참가자들을 상대로 강의하고 있다.

▲ 밀레니얼세대에 대한 대응 전략은?

“기성세대에게 있어 골프는 스포츠로서의 역할이 가장 크기 때문에 모든 소비는 골프장 또는 골프장에서의 사용을 위해 발생된다. 하지만 밀레니얼세대에게 있어 골프는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기성세대와는 달리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는 장소는 골프장이 아닌 SNS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골프장뿐만 아니라 골프용품, 골프의류 등도 밀레니얼세대들이 자신의 소비에 대해 SNS에서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의 기반을 제공하여야 한다.

밀레니얼세대들에게 골프가 코로나19로 막힌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성 소비로 선택되어졌을 수도 있지만, 코로나19의 시대가 종식되었다고 모두가 골프클럽을 던져버리고 해외여행을 떠나지는 않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외여행을 떠나더라도 이제 그들의 여행은 골프와 접목된 여행이 될 것이다. 또한 밀레니얼세대를 위한 골프여행상품을 개발할 때에는 그들에게 있어 골프여행은 ‘SNS에서의 표현과 소통을 위함’이라는 목적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밀레니얼세대는 스마트 기기에 익숙하기 때문에 입장, 진행, 스코어 정산 및 등록 등 모든 과정이 자동 관리되는 스마트골프장에 잘 적응해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에 참여한 연구에서 대중제 골프장의 경우 인적 서비스 품질은 방문객 만족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반면 골프장 시설, 코스 컨디션 등을 포함한 물리적 환경은 방문객 만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대중제 골프장은 스마트골프장 운영을 통해 절감된 비용으로 밀레니엄세대가 선호하는 물리적 환경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 코로나 시대 종식 이후에도 골프산업의 언택트 시대는 지속되나?

“언택트 시대란 전통적인 대면 산업에서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비대면 중심의 산업으로 재편된 시대를 의미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언택트는 디지털 혁명의 영향으로 코로나 이전에도 진행되고 있던 개념이지만, 코로나19 이후 그 변화의 속도가 빨라졌다고 할 수 있다.

일부 골프장에서는 이미 프론트를 키오스크로 대체하였고, 그늘집 또한 무인편의점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시대에는 대중제 골프장을 중심으로 스마트골프장 시스템 구축을 통한 언택트 골프장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골프클럽 메이커들의 온라인 피팅앱을 통한 맞춤클럽 제공 및 온라인 신청을 통한 클럽 렌털 등 또한 코로나19 시대 종식 이후에도 지속될 마케팅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 호황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비용을 인상하는 골프장에 대한 생각은?

“골프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2018년 대비 골프장의 그린피는 대중제의 경우 주중 14.9%, 주말 9.4%, 회원제는 주중 5.6%, 주말 5%, 카트비는 대중제의 경우 7%, 회원제의 경우 6.7%, 캐디피는 대중제와 회원제 공히 6.4% 인상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회원제 골프장에는 징벌적 세금의 개념인 재산세 4%와 개별소비세 2만2000원이 부과된다. 반면 대중제 골프장에는 재산세는 0.2~0.4%, 개별소비세는 부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소수의 럭셔리 회원제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회원제와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비슷한 실정이다.

심지어 44개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는 회원제 골프장보다 비싸다고 한다. 골프장마다 상황이 다르긴 하겠지만 상대적으로 세금 혜택을 받는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 및 기타 부대비용 인상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의 그린피는 골프가 완전히 대중화된 미국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골프의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서 대중제 골프장의 그린피 인상은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 평소 골프에 대한 철학은?

“골프는 심판이 없다. 경기위원이 있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만 관여하기 때문에 심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스로 정해진 룰에 따라 경기하는 스포츠이다. 하지만 결코 쉽게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스포츠는 아니다.

골프에서 좋은 결과를 내기위해서는 경기운영능력, 위기극복능력, 집중력, 인내력, 자제력 등 많은 요인들이 필요하다. 또한 위법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준법정신도 필요하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이고 개개인 삶의 철학과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매 18홀 라운딩이 한 번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한 샷 한 샷 충실히 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구선 교수
▲이학박사/MBA ▲현)국민대학교 스포츠산업대학원 교수·한국골프학회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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