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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UFC 페더급 랭킹 4위 정찬성이 2위 브라이언 오르테가와의 승부에서 끝내 패했다. 정찬성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오르테가가 정말 영리하고 얄밉게 승부를 했고 패배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정찬성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UFC 파이트 아일랜드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180 페더급 브라이언 오르테가와 메인이벤트 경기에서 만장일치 판정패를 당했다.

두 선수는 악연으로 얽혀있다. 원래 지난해 12월 부산 대회에서 맞대결을 하기로 했으나 오르테가가 경기를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했다. 이후 3월 오르테가가 정찬성과 그의 소속사 사장인 가수 박재범이 참석한 자리에서 정찬성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박재범의 뺨을 때려 큰 논란이 됐다. 오르테가는 SNS를 통해 “정찬성이 박재범과 함께한 이후 트래시 토크와 도발이 늘었다”며 변명아닌 변명을 했고 이후 오르테가는 사과했지만 정찬성은 “인생 가장 화나는 순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결국 두 선수의 맞대결이 다시 성사됐고 이 경기를 승리하면 타이틀전을 할 수 있게 보장도 받았다. 타이틀전과 박재범에 대한 복수를 안고 정찬성은 케이지에 올랐다.

2라운드 초반, 정찬성이 안으로 들어가 원하는 경기를 했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처음엔 조금 당황하다가 방어를 잘하고 태클까지 시도하며 자신이 원하는 흐름으로 가져왔다. 결국 2라운드 50여초를 남기고 정찬성이 안으로 파고들 때 오르테가는 카운터 백스핀 엘보를 시도했고 팔꿈치와 팔뚝에 정찬성의 머리가 맞아 큰 타격을 입었다. 오르테가는 이 틈을 이용해 정찬성을 몰아쳤고 정찬성은 겨우 회복해 KO만은 막아냈다. 하지만 데미지가 큰 상황에서 3라운드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3라운드 조금씩 데미지를 회복한 정찬성은 계속해서 인파이트를 원했지만 오르테가는 전략적으로 아웃복싱과 카운터를 노리는 작전으로 정찬성이 원하는 경기를 전혀 하지 못하게 했다. 멀리서 스트레이트와 잽, 레그킥만 오르테가가 퍼부으며 정찬성에게 매우 불리한 경기가 됐다.

27-30으로 3라운드까지 정찬성의 패배가 유력한 상황에서 4라운드에 들어갔다. 하지만 서로 타격 중 오르테가의 머리 버팅으로 인해 정찬성의 왼쪽 눈 위가 부딪쳐 출혈이 심했다. 이후 출혈은 멈췄지만 5라운드에는 오르테가는 라이트로 정찬성의 다친 눈 분위를 전략적으로 공격하며 시간을 벌었다. 정찬성은 이대로 KO를 못시키면 패배가 유력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 승부를 끝내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오르테가의 도망치기가 성공하며 판정승을 거뒀다.

오르테가는 정말 영리하고 전략적이었다. 안으로 파고드는 경기를 하면 자신이 정찬성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미리 알고 철저하게 아웃복싱 위주의 전략으로 5라운드 내내 임했다. 2라운드 막판 백스핀 엘보가 먹히고 4라운드에는 의도치 않은 버팅으로 인해 정찬성이 눈부위 출혈로 힘들어하자 이마저도 집요하게 이용했다.

4라운드 막판과 5라운드에는 오르테가는 완전히 라이트 펀치로 정찬성의 왼쪽눈 출혈 부위만 노렸다. 정찬성이 약한 곳을 집요하게 노려 더 출혈이 나오게 만들어 시야를 무너뜨리고 평정심을 잃게 하려는 영악한 전략이었다.

프로라면 당연한 승리 전략이었고 4,5라운드에는 정찬성이 KO밖에 승부가 없다는걸 깨닫고 더 안쪽으로 파고들어도 오르테가는 오히려 더욱 도망가며 승부를 하지 않았다. 판정으로 갈 경우 자신의 승리가 확실한 상화에서 굳이 정찬성의 싸움을 받아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집요하고 영리하면서도 전략적인 승부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철한 오르테가를 정찬성은 공략하지 못하며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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