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프로게이머 BJ 홍구가 종합격투기 해설로 깜짝 데뷔했다. 평소 격투기에 대해 애정을 드러낸 홍구는 “진지하게 격투기 선수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와 아프리카TV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의 아프리카 핫식스 콜로세움에서 ARC 003 대회를 개최했다.

인터넷 TV 아프리카TV를 통해 중계된 이 대회는 15만명 가까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해설에는 로드FC 챔피언 출신인 권아솔 뿐만 아니라 현재는 로드FC 대표이자 유명 해설가였던 김대환 대표와 프로게이머 BJ 홍구가 깜짝해설로 나섰다.

1994년생으로 본명 임홍규인 BJ 홍구는 2012년 스타리그 준우승을 시작으로 올해에도 ASL(아프리카 스타리그) 8강에 올라있을 정도로 유명한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다. BJ로도 활약 중으로 유튜브 구독자가 74만명에 달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평소 격투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냄과 함께 실제로 여가시간에 종합격투기 체육관을 다니며 격투기를 즐기고 있는 홍구는 해설을 마친 후 스포츠한국과 만나 격투기 해설 데뷔 소감을 밝혔다.

홍구는 “사실 이전에는 제의는 있었는데 거절해왔었다. 매우 큰 무대이고 저처럼 경기도 안 해본 아마추어가 프로 선수들의 해설을 한다는 것이 부담됐다. 하지만 여러번 제의를 주시니 거절하지 못했다”며 “멀리서 보거나 TV로만 격투기를 보다가 이렇게 앞에서 해설을 하니 심장도 두근거리고 정말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실 저도 스포츠 해설을 들으며 ‘감탄사를 많이 하면 보는 시청자가 듣기 불편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선수들이 바로 앞에서 치고박고 하니 감탄사가 안 나올수가 없더라”며 자신의 해설 데뷔의 아쉬운 부분을 말한 홍구는 “새삼 해설자 분들이 얼마나 감탄사를 잘 참으시고 연구하고 언변이 좋은지 알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홍구의 격투기에 대한 애정은 오래됐다. “K-1시절 바다하리, 레미 본야스키, 크로캅, 효도르 등을 정말 좋아했다. 하지만 이후에 프로게이머의 길을 걷다보니 격투기는 잠시 마음 한켠에 묻어뒀었다”며 “은퇴 이후 격투기를 배우고 싶었고 체육관을 다니며 열정을 바치고 있다. 로드FC나 UFC 등의 격투기를 보며 뭔가 피가 끌어올랐다. 열정있고 관심있게 운동을 하고 있다”며 격투기에 대한 사랑을 밝혔다.

최근 홍구의 격투기 선수 데뷔에 대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 홍구의 스승이자 이날 대회 마지막 경기를 장식한 김은수는 홍구에 대해 “제일 높게 평가하는 건 멘탈이다. 격투기에는 멘탈이 진짜 중요하다. 격투기 선수들이 의외로 연습 때 잘하고 시합 때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스타크래프트 프로 게이머라서 그런지 듣고 실행하는 걸 잘한다. 좋은 멘탈에 과감성까지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구 역시 “솔직히 아직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서커스 매치나 스페셜 매치 정도로 하고 싶지는 않다. 할거면 제대로 프로선수들의 명예에 누가 되지 않게,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제대로 할 생각이다. 정말 열심히해서 프로 무대에 정기적으로 오르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의지는 확실하다”고 밝힌 홍구는 “아무래도 본업이 따로 있다보니 시간을 내기 쉽지 않지만 더 시간을 투자해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꿈을 이루고 싶다”며 격투기 선수 도전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그렇다면 홍구가 생각하는 체급은 어느 정도일까. 홍구는 “욕심은 미들급(84kg대)이나 웰터급(77kg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려면 현재 체중에서 40kg정도는 빼야한다. 웬만한 여성 하나는 덜어내야하는 수준”이라며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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