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챔피언스리그가 끝난 지 한달도 안됐는데 또 다시 축구팬들의 밤잠을 설치게할 유럽 축구 시즌의 개막이 다가왔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12일(한국시간)부터, 스페인 라리가는 13일, 독일 분데스리가는 19일부터 2020~2021시즌을 시작한다.

손흥민(토트넘 훗스퍼), 황희찬(RB 라이프치히), 이강인(발렌시아),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권창훈(프라이부르크) 등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대표선수들은 물론 이승우(신트 트라위던), 이재성(홀슈타인 킬), 백승호(다름슈타트) 등 하부리그나 중소리그에 뛰는 선수들의 새 시즌을 전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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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 더 이룰게 있을까… 에이스는 이룰 걸 고민한다

지난시즌 토트넘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에이스’ 손흥민은 더 이상 입지를 고민할 위치가 아니다. 주전과 에이스 대우가 당연한 상황에서 이제 토트넘에서 무엇을 더 이룰 수 있을지를 고민할 뿐이다.

올시즌 손흥민의 현실적 목표는 유로파리그와 FA컵, 리그컵 등 컵대회 우승과 토트넘에서의 통산 100골, 그리고 차범근의 기록깨기다.

현재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통산 85골을 기록 중이다. 15골을 추가하면 토트넘에서만 100골을 기록하게 된다. 도전해볼 수 있는 목표다.

또한 현재 네 시즌 연속 리그 10골 이상을 기록한 손흥민은 올 시즌도 리그 10골 이상을 넣는다면 차범근의 1981~1982시즌부터 1985~1986시즌까지 리그 10골이상을 넣은 것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차범근이 분데스리가에서만 308경기 98골을 넣었던 ‘리그 득점 기록’에 고작 4골만 남겨두고 있는 손흥민(리그 통산 94골)이 겨울이 되기 전 이 기록을 세울지도 관심을 모은다.

▶황희찬-이강인 : 기회받을 초반이 가장 중요하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뛰던 황희찬은 ‘33세’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이끄는 ‘챔피언스리그 4강팀’ 라이프치히로 이적했다.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 득점 2위였던 티모 베르너가 EPL 첼시로 이적했고 팀내 득점 2위였던 파트리크 쉬크가 라이벌팀인 레버쿠젠으로 떠났다. 영입은 황희찬 뿐. 자연스레 황희찬의 어깨가 무겁다.

라이프치히는 2톱, 3톱 등 공격진에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한다. 일단 초반에는 어떤 식으로든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기회에서 황희찬이 어떤 활약을 하느냐에 따라 입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라이프치히가 코로나19로 인해 살짝 움츠렸을 뿐 분명 자금력이 없는 구단은 아니다. 황희찬이 부진하다 싶으면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존재하고, 아데모라 루크먼 같은 유망한 어린선수들도 기회를 노린다.

이강인 역시 초반 많은 기회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페란 토레스, 다니 파레호, 프란시스 코클랭 등 주전급 선수들이 모두 이탈했고 팀 역시 이강인이 좋아하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주며 기회를 줄 것이라는 게 현지 언론의 예상.

팀내 최고 유망주인 이강인은 프리시즌 경기에서 10대임에도 주장 완장을 찰 정도로 중요한 선수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시즌 초반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황의조(왼쪽)와 권창훈. ⓒAFPBBNews = News1
▶황의조-권창훈 : 입지를 넓혀라

프랑스에서 뛰는 황의조와 독일에서 뛰는 권창훈의 경우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 남았다. 황의조는 프랑스 리그가 3월에 조기 종료되면서 데뷔시즌 리그 24경기 6골 2도움의 기록으로 마쳤다. 윙포워드가 아닌 자신이 선호하는 중앙 공격수로 나설 수 있게 입지를 넓혀야한다. 이미 개막한 프랑스 리그에서 8월까지 2경기 1도움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권창훈은 프랑스에서 뛰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프라이부르크를 통해 독일 무대로 이적했다. 하지만 고작 6번의 리그 선발에 그쳤고 17번의 교체 출전을 하며 주전경쟁에서 밀린 모양새다. 골도 2골이 전부였다.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하기 전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손흥민과 함께 한국대표팀 에이스로 군림하던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아직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올시즌 종료 후 열릴 도쿄 올림픽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하기 위해서는 올시즌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승우-백승호 : 이제는 성장할 단계

아직도 20대 초반인 ‘바르셀로나 듀오’ 이승우(신트 트라위던)와 백승호(다름슈타트)의 경우 올시즌은 정말 성장하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이승우의 경우 출전기회를 위해 빅리그를 떠나 중소리그인 벨기에에 갔는데 지난 시즌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단 한골도 넣지 못한채 시즌을 마쳤다. 이미 시즌이 시작한 신트트라위던에서 초반 기회를 받고 있다.

백승호 역시 스페인 라리가를 떠나 독일 2부소속인 다름슈타트로 가 첫 시즌 28경기 출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 선수가 뛰는 리그가 중소리그인데 그곳에서도 뚜렷한 활약을 보이지 않는다면 더 이상 20대초반의 나이를 방패막이 삼기는 쉽지 않다.

특히 백승호는 이승우와 달리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에 올시즌 후 열릴 도쿄올림픽에 나가기 위해서는 더욱 활약이 절실하다.

이승우(왼쪽)와 백승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이재성-김민재 : 그래서 가는거야 마는거야?

최근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인 황인범이 미국 MLS를 떠나 러시아의 루빈 카잔으로 이적했다. 이적하자마자 골과 도움을 만들며 활약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을 부러워할 선수가 둘 있다. 바로 독일 2부 홀슈타인 킬의 이재성과 베이징 궈안의 김민재.

이재성의 경우 이적하자마자 킬의 확실한 에이스로 인정받았지만 2시즌 연속 팀이 승격에 실패하며 이적이 유력해보였다. 그러나 만 28세가 지난 나이가 걸림돌이 돼 이적이 더뎌지고 있다. 최악의 경우 킬과의 계약종료인 내년 6월까지도 기다려야할 수도 있다.

김민재 역시 EPL 토트넘, 왓포드, 에버튼, 네덜란드 PSV, 이탈리아 라치오 등 수많은 클럽과 이적설은 나오지만 아직도 요지부동이다. 중국 내에서는 ‘이미 마음이 떠났다’며 조금만 부진한 경기력을 보여도 비난받고 있는 상황.

베이징 측에서 지나치게 많은 이적료를 원하는 것이 걸림돌이라는 보도가 잇따르지만 돈욕심 많은 중국리그로 이적한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다. 이적설이 너무 많아 지쳐가는 김민재가 정말 유럽무대에서 뛰며 ‘아시아 수비수는 안된다’는 편견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제 시즌 시작이 코앞이다.

왼쪽부터 황인범, 김민재, 손흥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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