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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프로축구 K리그에 다시 한번 귀화 이슈가 떠올랐다. K리그 대구FC에서 5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세징야(31·브라질)가 귀화 도전 선언과 함께 태극마크 열망을 나타낸 것.

K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세징야의 귀화 도전에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오죽하면 그의 특별 귀화를 원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올 정도. 많은 팬의 관심과 응원 속에 세징야는 귀화와 함께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푸른 눈의 태극전사’를 드디어 볼 수 있는 것일까.

그동안 한국 축구는 외국인 선수들의 귀화 이슈가 끊임없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2010년대 들어 월드컵 시즌이 되면 외국인 공격수들의 귀화 이슈가 계속해서 제기돼왔다. 하지만 소득은 없었다. 에닝요, 라돈치치 등 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귀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야 했다.

  • 스포츠코리아 제공
▶외국인 선수들의 '특별 귀화', 축구에선 시원하게 통과된 적 없어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일반 귀화’ 시험을 치르는 방법과 특별한 요청으로 이뤄지는 ‘특별 귀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이 중 특별 귀화는 국가에 특별한 공로가 있거나 우수한 능력으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야 귀화할 수 있는 제도다.

2010년대 귀화를 추진했던 선수들은 대부분 ‘특별 귀화’를 노렸다. 특히 ‘국내 5년 이상 거주’라는 까다로운 일반 귀화 조건 때문에 특별 귀화를 노리는 선수들이 많았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특별 귀화로 태극마크를 단 바 있고, 프로농구에서도 라건아(라틀리프)가 대표팀 발탁을 조건으로 특별 귀화가 통과됐다.

하지만 축구에서 만큼은 특별 귀화가 시원하게 통과된 적은 없었다. 시도조차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특별 귀화는 그야말로 ‘국익에 기여할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기에 국가대표 발탁을 전제로 한 축구협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프로농구의 라건아처럼 압도적인 기량으로 국가대표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되지 않는 이상 추진되기 어렵다.

여기에 국제축구연맹(FIFA)의 국가대표 발탁 조건에 따르면, 귀화 선수는 해당 국가에서 5년 이상 ‘연속으로’ 거주해야 귀화한 국가의 대표팀에 뽑힐 수 있다. 특별 귀화는 물론, 일반 귀화도 대표팀 발탁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 2010년대 들어 귀화를 추진한 외국인 선수들 중에선 에닝요가 가장 근접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에닝요부터 로페즈까지, 귀화 추진은 있었으나 모두 무산

많은 외국인 선수가 귀화를 추진하면서 국가대표에 도전했다.

가장 활발했고 가장 근접했던 귀화 추진은 2012년에 있었던 에닝요(브라질)의 ‘특별 귀화’ 추진이었다. 2007년부터 대구와 전북에서 뛰며 K리그 6년차 시즌을 소화하고 있던 에닝요는 당시 대표팀 감독이었던 최강희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지원 하에 특별 귀화를 추진했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전략적인 추진이었다.

하지만 에닝요의 귀화는 끝내 무산됐다. 대한체육회에서 에닝요가 한국말과 문화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특별귀화심사요청을 기각하면서 무산됐다.

라돈치치(몬테네그로)도 에닝요와 함께 특별 귀화를 추진한 바 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8년 가까이 K리그에서 뛴 라돈치치는 에닝요와는 다르게 한국말도 비교적 자유자재로 구사할 줄 알고 누구보다도 한국 문화에 익숙했던 선수였다.

그러나 라돈치치는 ‘5년 이상 연속 거주’ 조건에 부합하지 못했다. 인천 유나이티드 시절인 2007년 하반기에 일본으로 반 시즌 임대됐었고, 이후 2013시즌까지 6시즌 동안 K리그에서 뛰었으나 귀화 추진 시기는 2012년 여름으로 연속 4시즌 반밖에 소화하지 못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조나탄(브라질)이, 2019년에는 로페즈(브라질)이 인터뷰와 SNS를 통해 귀화 도전을 선언했다. 하지만 조나탄은 2018시즌을 앞두고, 로페즈는 2020시즌을 앞두고 중국 리그에 진출하면서 5년을 채우지 못했고 결국 무산됐다.

  • 로페즈도 SNS를 통해 귀화를 희망한 바 있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 일반귀화 추진하는 세징야, 최초의 귀화 국가대표 선수 탄생하나

수많은 실패 사례들을 딛고 세징야는 붉은색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현재 세징야는 특별 귀화가 아닌 ‘일반 귀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징야는 2020시즌을 마치면 ‘국내 5년 거주’의 일반 귀화 조건을 충족시킨다.

최근엔 한국어 개인 과외를 시작했다. 일반 귀화 조건 중 한국어 능력시험 60점 이상과 면접 심사를 통과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한국 귀화에 대한 열의가 강하다.

더 나아가 태극마크까지 달 수 있을까. K리그 4시즌 반 동안 137경기 49득점 39도움이라는 발군의 실력을 펼치고 있는 세징야 정도의 실력이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걸림돌이 있다면 시기와 시선이다. 일반 귀화에 성공해도 우선 벤투 감독의 눈도장을 찍는 것이 우선이다. 코로나19로 월드컵 예선이 내년으로 미뤄졌지만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벤투 감독이 기존 재원 대신 새 자원을 시험 기용할 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신의손, 이싸빅 등 귀화에 성공한 사례들도 있었지만, 국가대표 발탁까지 이어진 적은 없었다. 나이와 귀화에 대한 보수적인 시선이 한몫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다행히 세징야를 향한 보수적인 시선은 극소수다. 더군다나 특별 귀화가 아닌 일반 귀화를 추진 중이기에 특혜나 진정성 논란에서도 어느 정도 자유로운 것도 사실. 일반 귀화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면 후에 태극마크를 다는 건 오로지 선수 몫이다.

세징야가 일반 귀화에 성공해 태극마크까지 달게 되면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귀화 국가대표 선수가 된다. 10년 이상 이슈를 몰고 왔던 푸른 눈의 태극전사를 이번에는 볼 수 있을까. 세징야의 귀화 추진에 이목이 쏠린다. 윤승재 스포츠한국 기자 upcoming@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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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20/08/22 06: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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