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황희찬(24)이 드디어 독일 분데스리가 3위팀 라이프치히와 공식계약을 했다. 8일(이하 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독일 라이프치히로 이적한 황희찬의 계약을 놓고 이제 한국 축구팬들의 관심은 ‘황희찬이 뛸 수 있을까’로 모인다. 기록과 팀내 입지 등을 통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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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떠나고 쉬크도 떠날 라이프치히

팀내 득점 1위이자 분데스리가 득점 2위(28골)인 티모 베르너는 이미 EPL 첼시 이적이 확정됐다. 주포가 떠나고 팀내 득점 2위(10골)인 패트릭 쉬크 역시 라이프치히를 떠날 것이 유력하다.

AS로마에서 임대를 통해 올시즌 합류했던 쉬크는 22경기 10골이라는 성공적인 임대생활을 통해 현재 세비야, 뉴캐슬, 에버튼 등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어차피 1년 임대계약이었기에 라이프치히를 떠나 로마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인데 여러 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기에 쉬크가 라이프치히에 남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라이프치히는 팀내 득점 1,2위 선수들을 모두 내보내게 되는 셈이다. 황희찬 영입은 필수불가결이었다.

떠날 가능성이 높은 쉬크(왼쪽)와 떠난 베르너. ⓒAFPBBNews = News1
▶투톱, 스리톱 혼용하는 라이프치히

라이프치히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전술적으로 매우 훌륭한 감독이기에 고작 1987년생임에도 불구하고(만 33세)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클럽의 지도자로 성공하고 있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나겔스만 감독은 올시즌 라이프치히에 4-2-2-2, 4-4-2, 3-1-4-2, 3-4-1-2, 4-2-3-1, 4-3-3 등 수많은 전술을 혼용해 사용했다. 사실상 현대축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포메이션을 다 가동한 것. 공격 형태도 투톱과 스리톱을 병행했다.

황희찬은 최전방 공격수가 제격이지만 윙으로 뛰는데도 크게 지장은 없다.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닌 윙도 가능한 공격수라는 점이 나겔스만 감독에겐 플러스요인이 됐을 것이다.

▶남은 경쟁자들 상황

베르너와 쉬크를 제외하도 여전히 라이프치히에는 공격자원이 많다.

당장 최전방 원톱 혹은 투톱이 가능한 자원을 살펴보면 덴마크 출신의 유수프 폴센이 가장 유력한 경쟁자다. 폴센은 2013년부터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고 라이프치히에서 7년을 뛴 확고한 입지의 선수다.

팀이 3부리그에 있을 때부터 현재의 챔피언스리그 8강팀이 될 때까지 모두 주전급으로 뛸 정도니 라이프치히 내 팬들의 지지도 상당하다. 지난시즌은 31경기 15골이나 넣으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올시즌에는 고작 5골에 그치며 최전방 공격수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래도 도움 6개를 기록했고 193cm의 거대한 키는 정통 9번 스트라이커로서 그의 역할은 분명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팀내에서의 입지와 경력, 골잡이로서의 모습은 황희찬이 폴센과의 공존 혹은 경쟁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출전기회가 늘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장완장을 차기도 할 정도로 팀내 입지가 탄탄한 폴센. ⓒAFPBBNews = News1
윙어 자원 경쟁자를 보면 익숙한 이름이 나온다. 바로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 2018 러시아월드컵 당시 스웨덴 핵심 선수로 한국에 큰 위협으로 다가왔던 그 선수다. 왼쪽 주전급 윙어인 포르스베리 역시 2015년부터 라이프치히에 계속 뛰며 입지가 탄탄하다. 올시즌은 리그 22경기 5골 2도움으로 윙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갔다.

등번호 7번의 마르셀 자비처는 팀내 확고한 주전 오른쪽 윙어다. 이미 황희찬과는 2014~2015시즌 잘츠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자비처가 임대로 1년을 뛰었고 자비처가 떠난 다음시즌에야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에서 1군 기회를 받았었다. 자비처는 올시즌 32경기 9골 7도움으로 팀내 최고의 활약을 했고 다음시즌도 이적만 없다면 오른쪽 주전 윙어 자리가 확고하다. 황희찬이 왼쪽보다는 오른쪽 윙어가 조금 편하다는 점에서 오른쪽으로 나온다면 자비처의 백업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자비처는 폴센과 함께 팀내 부주장을 맡고 있기도 할 정도로 입지가 확실하다.

분데스리가 도움 3위를 기록한 은쿠쿠. ⓒAFPBBNews = News1
그리고 잊지말고 언급해야할 선수는 크리스토퍼 은쿠쿠다. 고작 만 22세의 나이인 이 프랑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는 올시즌 32경기에서 5골 13도움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도움 3위에 올랐다(1위 토마스 뮐러 21개, 2위 제이든 산초 16개). 은쿠쿠가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많이 보지만 때에 따라서는 윙어와 최전방까지도 소화한다는 점에서 황희찬의 잠재적 경쟁자라고 봐야한다. 어린 나이에 이미 보여준게 많은 선수이기에 팀내 입지 역시 확실하다.

유망주도 있다. 아데모라 루크만은 잉글랜드 청소년 대표팀 7번 출신으로 교체선수로 기회를 받고 있다. 올시즌은 리그 1경기 선발과 10번의 교체출전이 다였고 공격포인트는 없었다. 실망스러운 시즌이었지만 라이프치히는 루크만에게 한시즌 정도 더 백업멤버로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다. 윙과 최전방이 모두 가능하지만 올시즌은 팀내 네 번째 백업 공격수로 뛰었었다.

▶최전방 경쟁과 왼쪽윙, 그리고 추가영입 이겨내야

이처럼 팀내 현실적인 경쟁자를 비교해보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인 은쿠쿠와 오른쪽 윙인 자비처는 막 이적한 황희찬이 이겨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폴센 역시 워낙 팀내 입지가 탄탄하고 자신만의 특징이 분명한 선수이기에 같은 기회라도 황희찬보다는 폴센에게 먼저 갈 수밖에 없다.

월드컵 한국전에서도 뛰었던 포르스베리. ⓒAFPBBNews = News1
하지만 포르스베리가 있는 왼쪽윙 자원과 루크만의 백업 공격자원은 황희찬이 경쟁해볼 수 있다. 투톱을 쓸 경우에는 폴센과 함께 ‘빅&스몰’ 조합으로 충분히 주전 출전의 기회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톱일 경우 일단 폴센에게 먼저 기회가 가지만 황희찬도 초반 몇 번 찾아올 기회를 살리는게 중요해보인다.

문제는 추가영입이다. 황희찬만 영입했다고 해서 베르너와 쉬크의 공백을 놔둘 라이프치히가 아니다. 황희찬이 영입됐음에도 현지에서는 계속해서 최전방 공격 자원의 추가 영입설이 있을 수밖에 없다.

냉정하게 팀내 득점 1,2위 선수가 나갔는데 이미 독일 분데스리가2(2부리그)에서도 실패하고(지난시즌 20경기 2골) 이후 달라졌다 하더라도 오스트리아 리그에서만 성공한 황희찬만 믿기엔 챔피언스리그 진출팀인 라이프치히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높은 확률로 추가 공격수 영입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투톱일 경우 영입될 경쟁자와 폴센 사이에서의 경쟁을 이겨내고 원톱을 쓸 경우에는 왼쪽윙어 자리까지 노리며 출전기회를 늘려야 한다. 그래야만 올시즌 분데스리가 3위팀이자 챔피언스리그 8강팀인 라이프치히에서 성공의 발판을 쓸 수 있을 것이다.

나겔스만 감독.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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