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윤승재 기자] 가혹 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고(故) 최숙현 선수의 폭행·폭언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 감독과 선수 2명 등 3인방이 관련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3인방은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의 트라이애슬론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은 이 자리에서 "(폭행·폭언)그런 적은 없다. 감독으로서 선수가 폭행당한 것을 몰랐던 부분의 잘못은 인정한다"며 관리·감독이 소홀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폭행·폭언의 가해자로 지목된 여자 선수 A씨도 "폭행한 적이 없다"며 부인했다.

"고인에게 사죄할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 김 감독과 A 선수는 "마음이 아프지만,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알려졌다. "고 최숙현 선수가 무차별로 맞을 때 대체 뭘 했느냐"던 질의에도 김 감독은 "폭행한 적이 없고, 선수가 맞는 소리를 듣고 팀 닥터를 말렸다"며 부인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팀 닥터의 합류 배경에 대한 질문에 김 감독은 “2008년 병원에서 치료를 잘한다는 소문을 들었고, 선수들의 요청으로 팀에 오게 됐다"며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의원들은 고인의 사망 사건에 주무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를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지난 4월 8일 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故 최숙현 선수가 관련 내용을 신고했으나 신속하게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고, 또 폭행 직접 가해자로 팀 닥터 안주현 씨의 정보를 체육회와 문체부가 입수하지 못한 점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고 최숙현 선수가 2월 6일 경주시체육회에 진정서를 냈는데, 경주시체육회는 14일 이내에 민원을 해결하지 못했다"며 "결국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철인3종 팀 해체라는데, 해체가 아니라 선수들에게 더욱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고 최숙현 선수의 유족과 선수들, 국민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특별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조사는 물론 기존 시스템의 작동 문제를 확인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기흥 체육회장도 "참담한 심정으로 철저히 조사하고 지도자들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