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이애슬론.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였던 고(故) 최숙현 선수가 지도자 및 선배들의 가혹행위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 경주시체육회가 해당 종목의 감독 직무를 정지하기로 했다.

경주시체육회는 2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감독과 선수 2명 등 모두 3명을 불러 사안을 들었다. 인사위원은 감독이 선수단 관리 및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판단 하에 우선 직무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최 선수를 폭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선수 2명은 현재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주시와 시체육회는 향후 검찰 수사 결과 및 재판 결과에 따라 감독과 선수를 후속 조치할 계획이다. 더불어 폭행에 연루가 된 것으로 알려진 팀 닥터는 선수단 소속이 아니라서 이번 인사위원회 청문 대상에서는 빠졌다. 팀 닥터는 임시 고용한 운동처방사로 알려졌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인사위원회를 마치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팀닥터는 의사나 물리치료사 면허가 없고 선수가 전지훈련 등을 할 때 개별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며 일시 고용한 사람이다. 선수단 소속이 아니고 현재 연락이 닿지 않는데 앞으로 추가 조사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팀닥터의 구타 증언이 계속 나오고 실질적으로 폭행에 연루된 사람은 팀닥터로 파악된다"며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선수단 간 폭행은 없었다고 하며, 감독 역시 폭행을 시인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여 회장의 말에 따르면 감독이 직접 최 선수를 트라이애슬론에 입문 시켰고, 다른 팀으로 간 것도 감독이 주선했으며 지난 2월까지 감독이 최 선수로 받은 카톡에는 '고맙다'나 '죄송하다'라는 글이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여 회장은 "감독으로서 폭행 건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고 후속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서 일단 판결이 나올 때까지는 직무에서 배제하고 판결이 나오면 내규에 따라 조치하겠다"고 마무리 지었다.

지난 2월 최 선수는 경주시청 감독 및 팀 닥터와 선배 선수를 고소했고, 4월에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폭력 행위를 알렸다. 하지만 별다른 후속 조치가 없자, 지난 6월 26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이에 고인의 지인은 이날 오전에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가해자들의 엄벌을 촉구, 고인이 다른 팀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20만원 정도의 빵을 먹게 한 행위, 복숭아 1개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을 당한 사례, 체중 조절에 실패하면 3일을 굶게 하고 슬리퍼로 뺨을 때린 행위 등의 사건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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