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코로나19는 많은 것들을 파괴시키고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수입이 주였던 국가들의 파산과 급격한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스포츠 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축구나 농구, 골프 등의 스포츠보다 조금 더 시장이 폐쇄적이고 선수수급도 제한적인 야구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야구가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야구의 최고시장인 메이저리그부터 그 직격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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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성장 지체→질적 하락 불가피

올해 메이저리그는 6월 10,11일 이틀에 걸쳐 화상을 통해 신인드래프트를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신인 드래프트만큼은 앞순위 픽을 가진 팀들이 성공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유망주들에게 가장 중요한 드래프트 직전의 상태와 성적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고교는 봄시즌에 많은 대회가 열린다. ‘3월의 광란’이라고 불리는 대학농구를 비롯해 여러 종목의 대회가 모두 취소되면서 당장 하루하루가 다른 유망주들의 성장세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드래프트는 코로나 여파로 팀당 5라운드 밖에 진행하지 않는다. 원래 40라운드까지 진행했으니 팀당 최대 35명인 총 1050명의 선수들이 프로야구 무대를 밟을 기회를 잃게 되는 것이다.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마이크 피아자(1390번째 지명)와 같이 드래프트 하위 라운드에서도 역사적인 선수가 나올 수 있는데 그 기회가 날아가는 것이다.

또한 메이저리그는 올시즌 코로나19를 딛고 개막한다할지라도 마이너리그는 개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메이저리그에 집중하기에도 인력부족과 감염위험이 크기 때문.

마이너리그 시즌이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메이저리그를 바라보는 유망주들의 성장이 지체되고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각자 노력하면 되겠지만 리그를 치르며 성장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고교 대학 선수들이 마이너리그에 수급되고 마이너리그 선수들이 성장해 메이저리그로 올라가는 선순환이 되어야 하는데 그 고리가 끊기게 되면 결국 메이저리그 질적 하락이 찾아올 수밖에 없다. 야구는 타종목과 달리 20대 중반까지도 꾸준히 성장하는 스포츠이기에 1년의 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현재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대거 방출하고 있어 그대로 은퇴할 미래의 슈퍼스타들도 생기고 있다. 이번 드래프트 세대는 후대에 ‘역대급 골짜기 세대’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또한 올해 메이저리그를 올라왔어야할 미래의 슈퍼스타는 그 시기를 놓치며 그저 그런 선수로 남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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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FA한파 예견, 노장들에겐 피바람

현재 메이저리그는 개막을 해도 무관중 경기가 불가피하기에 수입이 극도로 줄어들어 큰 불만이다. 그렇기에 오죽하면 주급 400달러(약 44만원)만 받는 마이너리그1000여명을 방출할 정도로 ‘푼돈 아끼기’에 매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 올시즌 후 FA(자유계약) 자격을 얻는 선수들은 가히 역대급 한파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예전같으면 2억 달러는 받을 선수들이 1억 달러급으로 계약을 맺거나하는 경우는 양호할 수 있지만 중소형 FA들은 FA만 바라보고 평생을 달려왔다가 차가운 시장 앞에서 FA재수(1년 계약)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추신수, 야디어 몰리나와 같이 올해를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베테랑 선수들은 곧바로 은퇴위기에 몰릴 수도 있다. 베테랑의 경우 직접적인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 외에 유명 선수로써 관중몰이나 덕아웃에 리더와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돕는 역할을 기대하고 계약한다. 그렇기에 성적에 비해 경력이 있어 조금 더 비싼 금액에 계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구단들이 극도로 ‘돈 아끼기’를 할 수밖에 없는 FA시장에서 가장 먼저 외면할 선수들은 이런 베테랑들일 수밖에 없다. 구단 입장에서는 저렴하고 기회를 줬다 실패해도 선수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이 경우 당장 추신수 등 베테랑 선수들이 다음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 남아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알버트 푸홀스 등 역대급 기록(700홈런)에 도전 중인 선수들의 달성가능성 역시 멀어진 것도 덤이다.

원래 선수단 구성에 베테랑 선수들과 중견급 선수와 유망주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야 하지만 코로나19는 이런 기본적인 구성마저 바꿔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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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개막 유력한 메이저리그, ‘정식’으로 후대에 인정받을까

현재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급여 문제’만 푼다면 7월에 개막할 것이 유력하다. 100경기 내외를 하는 방안부터 50경기만 하는 방안 등 많은 안들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확실한 것은 풀시즌인 162경기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메이저리그에서 규정된 풀시즌을 치르지 못한 적은 있다. 선수노조 파업으로 인해 시즌이 중단된 1994년은 110경기 내외만 하고 마쳤다.

하지만 이번에는 100경기도 치르기 어려운 상황이 유력하다. 이 경우 후대에 올시즌의 기록을 어디까지 인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경기수가 적을수록 유리한 기록(타율 등 비율기록)과 불리한 기록(홈런 등 누적기록)이 있다.

만약 50경기만 한다면 4할타율을 기록한 선수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다. 몇 명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4할타율은 1941년 테드 윌리엄스가 기록한 이후 79년간 깨지지 않은 신성한 기록인데 올해 4할이 넘는다고 해서 과연 인정받을 수 있을까.

또한 시즌 10승도 못한 선수들간의 경쟁으로 사이영상을 수여한다거나 ‘머니볼’로 유명한 2002년 오클랜드의 20연승이나 2017년 클리블랜드의 22연승은 모두 후반기에 나온 기록이었는데 이런 가능성을 무시한 포스트시즌을 인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너무나도 많은 것을 잃고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이 많은 메이저리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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