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도쿄 올림픽이 2020년이 아닌 2021년에 열리는 것으로 확정됐다. 120년이 넘는 올림픽 역사에서 신성하게 지켜져왔던 ‘4년주기’가 바이러스로 인해 깨지게 된 것이다.

이번 올림픽 연기는 세계 스포츠계에 크나큰 타격을 준다. 특히 개최국 일본 입장에서는 곡소리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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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도 못막은 4년 주기가 깨지다

IOC는 24일(현지시각)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올림픽을 2021년으로 연기한다고 공식발표했다.

올림픽 4년 주기는 신성시될 정도로 세계인이 공유하는 문화적 유산이었다.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처음 열린 하계 올림픽은 1912년 5회 대회까지 무난히 4년 주기로 잘 치러졌다.

하지만 1916년은 세계 1차대전으로 인해 독일 베를린 대회가 취소됐다. 그리고 1920년 다시 개최돼 1936년까지 다시 순항했다.

1940년 일본 대회와 1944년 런던 대회가 2차대전 발발로 불가피하게 취소됐을 뿐1948년부터는 그 어떤 일이 있어도 4년 주기는 지켜졌다.

다시 말해 세계 대전으로 대회가 취소됐으면 취소됐지 4년주기가 지켜지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던 것이 올림픽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신성한 4년주기가 깨져버리고 4년이 아닌 5년으로 바뀌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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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올림픽 연기로 7조원대 경제적 손실 예상

개최국 일본은 1년 연기로 인해 가히 곡소리가 날 정도로 큰 타격을 받았다. 일본은 경기장, 선수촌, 편의시설 등 올림픽 관련 시설 건립과 기타 준비에 이미 8조 원을 썼다.

각종 올림픽 관련 시설들의 개장이 1년 늦춰지는데 임차료만 530억엔(약 5900억원)에 달한다. 기존 계약을 취소하고 재계약하거나, 내년까지 계속 빌리는 방안 등을 상정해야 하는데 이 역시 추가 비용이 든다.

특히 선수촌으로 마련한 아파트는 대혼란에 빠지게 됐다. 23개동, 5600채에 달하는 선수촌 아파트는 작년 7월부터 분양이 시작돼 2023년부터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지연되면서 입주도 미뤄지게 됐다. 분양 받은 사람들이 손해배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대회 조직위에서 일하는 3500명에 달하는 직원의 인건비도 큰 문제다. 이미 지난해 이들에게 40억2600만엔(약 452억원) 가량을 썼는데 1년이 미뤄지면 이만큼의 돈이 또 나가야하는 상황이다.

이 모든 비용을 일본 정부가 부담해야한다. 일본의 국영방송 NHK에 따르면 일본은 이번 도쿄올림픽 개최로 올해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2조엔(약 22조50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이 기대치가 올해 당장 모두 날아가게 됐다. 스포츠 경제학 등을 전문으로 하는 간사이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 연기에 따른 경제손실을 6408억엔(약 7조2000억원)까지 보고 있다.

▶올림픽, 취소하기엔 너무 많은 이해관계가 들어간 이벤트가 되다

1910년대나 1940년대처럼 아예 취소하자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그러기엔 현대의 올림픽은 너무 많은 경제적 이해관계가 들어간 이벤트가 됐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 TV는 지난 2011년과 2014년에 걸쳐 IOC로부터 2014~2032년 동·하계 올림픽 미주 지역 TV중계권을 121억 3000만달러(약 15조원)를 주고 사들였다. 이중 도쿄 올림픽 중계권료는 14억1800만달러(약 1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만약 대회가 취소될 경우 천문학적인 금액에 대한 배상 등 복잡한 돈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많은 이들이 ‘JTBC가 스포츠 중계만 하면 그 대회는 망한다’는 징크스로 인해 JTBC가 올림픽 중계권을 사자마자 벌어난 일에 관심을 가진다.

하지만 JTBC는 2026·2030년 겨울올림픽과 2028·2032년 여름올림픽에 대한 권리를 IOC에 사들였다. 이번 도쿄 올림픽은 해당되지 않는 것이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 지상파 방송 3사는 약 440억원의 중계권료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최근 종편 등 다양한 방송환경 개편으로 인해 시청률과 광고 수익에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지상파는 이번 올림픽을 통해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 했으나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이 기회마저 미루게 됐다.

기업들 역시 이번 올림픽 연기로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올림픽은 실제 관람객 780만명, TV중계 시청자만 40억명에 달하는 최고의 마케팅장이다. 이미 선투자를 한 80개 기업들의 타격이 크다.

국내 기업 중 유일한 도쿄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마케팅 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올림픽에서 5G를 비롯해 갤럭시 S20과 갤럭시 Z플립 등 삼성의 첨단기술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었으나 1년 후로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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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올림픽-월드컵 등이 있는 해면 TV판매가 늘어나는데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가 전년 대비 50%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었다. 하지만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관련 기업들 기대수익이 증발해버리며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올림픽 마케팅권을 갖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돈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연기로 아예 일부기업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후원을 완전 끝낼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고작 1년 미루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기엔 거기에 따른 비용증가와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해진 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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