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말도 안되는 소리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생명이 위협받고 있고 코로나 공포가 국민들에게 큰 우려를 안기고 있다. 마침 개막을 5일여 앞둔 현재, 진지하게 개막 잠정 연기나 스플릿 라운드 폐지 등의 단축시즌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K리그다.

ⓒ프로축구연맹
2020 K리그는 2월 29일을 시작으로 12월초까지 9개월여의 대장정에 오르려한다. 하지만 크나큰 변수가 나왔다. 국민적 공포가 된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이다.

현재 영화관, 인구 밀집 지역, 유흥가 등은 주말임에도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대구 광역시 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여자프로농구(WKBL)은 21일 경기부터 무기한 무관중 경기에 들어갔다. 그리고 한국배구연맹(KOVO) 역시 상황 호전시까지 무관중 경기를 하기로 23일 결정했다. 농구와 배구의 경우 시즌이 진행중이며 시즌 막바지에 이르렀기에 중단은 거의 불가능하다. 일단 무관중 경기를 하면서 잔여시즌은 마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축구는 다르다. 축구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 K리그는 개막을 5일 밖에 남겨두지 않았음에도 확실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대구·경북 지역 연고 팀만 개막전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나머지 경기들에 대해서는 일단 개막을 밀어붙이겠다는 심산이다.

하지만 지금은 또 지난주와 다르다. 상황이 급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수준은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잘 생각해야한다. 행여 축구장을 갔다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리는 사람이라도 나올 경우 그나마 2018년과 2019시즌을 통해 축구 붐을 잡은 K리그는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국민적 질타가 쏟아질 것이며 프로축구연맹은 리그를 강행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주범이 될 수도 있다.

연합뉴스 제공
안심할 수 없이 축구를 보는 환경보다는 상황이 진전되고 모두가 웃으며 축구를 보는게 낫다. 하다못해 3월이 아닌 4월로 개막을 연기해도 38라운드 경기에 욕심을 낸다면 주중 경기를 촘촘하게 넣어 충분히 기존 종료 일정과 맞출 수 있다. K리그2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여름 휴식기를 없애고 좀 더 많은 주중 일정을 넣는다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물론 너무 잦은 주중 경기로 인해 부상자와 선수들의 피로도가 많아질 수 있지만 이는 그저 축구적인 요소일 뿐이다. 더 중요한 가치는 국민의 건강이다.

만약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단축시즌도 고려해봐야한다. K리그1의 경우 마지막 5경기는 스플릿 라운드로 진행한다. 이 스플릿 라운드를 하지 않는 방안이나 더 장기화 될 경우 22라운드(홈&어웨이) 초단축시즌까지 고려해볼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상황이 호전되기 전까지 무관중 경기로만 모든 경기를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중간에 3월, 6월 등 A매치 기간도 끼였고 AFC 챔피언스리그 일정까지 고려한다면 일정 재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이는 실무진들이 조율할 일이다. 중요한건 국민의 안전이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축구장에서 퍼지지 않게 하는 것이며 K리그의 이미지를 지키는 일이다.

모든 관중을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슴 아프고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예외는 있다. 지금이 바로 그 ‘예외’다. 진지하게 대표자 회의를 다시 소집해 빠른 결정을 내려야할 K리그다.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 여자농구. 연합뉴스 제공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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