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이재영, SK 서진용.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통하면 끌린다고 했다. 다른 종목에서 뛴다고 하더라도 스포츠 하나로 '통'하면 인연이 된다.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스포츠 스타와 탁월한 외모로 남들의 시선을 모으는 연예인의 만남도 화제거리지만, 같은 스포츠 선수끼리 인연을 맺은 경우도 상당히 많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프로 스포츠 선수는 종목에 따라 자신의 모든 삶을 맞춘다. 한 시즌을 소화하는 일정뿐 아니라 경기 시간에 맞춰서 자고 일어나며 철저하게 관리된 식사로 끼니를 채운다. 경기 준비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매진해야 하며, 성적에 따른 스트레스 또한 오롯이 껴안고 살아야 한다.

더욱이 신체의 능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려야 하기에 종목을 불문하고 피나는 훈련은 필수다. 그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은 같은 스포츠 선수가 아니라면 공감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기에 스포츠 선수라면 서로의 고충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다. 스포츠 스타 커플이 많은 이유다.

최근 핫한 소식이 전해졌다.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 스포츠팀 남녀 스타, 프로배구 인천 흥국생명 이재영(24)과 프로야구 인천 SK 서진용(28)의 열애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달궜다. 서진용은 지난 2011년부터 SK에서 뛰었고 작년 72경기에 나와 68이닝을 던져 3승 1패 33홀드 평균자책점 2.38을 찍은 수준급 불펜 투수다.

지난 2014년 프로에 입단한 이재영은 쌍둥이 동생인 현대건설 이다영과 함께 일찌감치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국가대표 배구 세터 출신 어머니(김경희)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현재 여자 프로배구 최고의 토종 공격수로 활약하고 있으며 김연경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열애설이 나온 후, 두 사람은 SNS를 통해 이를 인정했고 현재 훈훈한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만나기만 해도 이슈가 되는 스포츠 스타 커플, 그렇다면 이전 유명세를 치렀던 스포츠 스타 커플은 누가 있었을까.

지난 2015년 유럽프로골프투어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병훈(가운데)과 안재형(오른쪽)-자오즈민(왼쪽). 연합뉴스 제공
뛰는 종목은 달라도 마음은 하나

지난 16일 미국프로골프(PGA)에서 뛰고 있는 골프선수 안병훈(29)은 자신의 SNS를 통해 2세 아들의 소식을 알렸다. 동시에 안병훈만큼이나 주목을 받는 이들이 있다. 바로 안병훈의 부모인 안재형, 자오즈민 부부다.

탁구를 아는 팬이라면 익숙한 이름이다.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맺지 않았던 1980년대 당시, 각 나라를 대표했던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열애 소식은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도 화제였다.

같은 스포츠 스타라는 공통분모는 있었지만 다른 국적이라는 큰 벽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다. 나란히 한·중을 대표하는 국가대표 탁구 선수로 활약했고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종종 만날 때마다 호감을 느꼈고 5년이라는 긴 시간을 서로 떨어져서 그리워했다.

열애설이 터지고 개인이 아닌 국가 간의 문제로 불거지자 두 선수는 심지어 주위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가짜로 결별 선언을 하기도 했고, 스웨덴에서 극적으로 만나 혼인신고를 감행하는 등,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스토리로 팬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

그 외에도 종목의 한계를 넘어 결실을 맺은 스포츠 스타들이 많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탁구 국가대표이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펜홀더 마스터' 김택수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여자 양궁 금메달 주인공인 김조순, 현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과 프로골퍼 출신 한희원, 프로배구 삼성화재 소속의 박철우와 여자 농구선수 신혜인 커플의 경우도 유명하다.

특히 신혜인의 경우, 부친이 현재 진천선수촌장인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배구 선수를 사위로 둔 배구 감독의 농구 선수 딸'로 불리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 외에도 유도 선수 이원희와 탁구 선수 출진 윤혜인, kt 투수 최대성과 프로골퍼 박시현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 커플이 있다.

배드민턴 최강혼합복식조로 불린 김동문-라경민 커플.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아는 스포츠 스타 커플

같은 종목에서 함께 경기를 뛰었던 스포츠 스타 커플이라면 그야말로 '이심전심'이다. '척하면 척' 배드민턴 혼합복식조로 뛰며 세계 최고를 자랑했던 김동문, 라경민 커플은 국제 대회 70연승, 14개 대회 연속 우승, 그리고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말 그대로 하늘이 내린 스포츠 스타 부부다.

선수 시절, 세계 최고의 혼합복식조 선수로 활약했기에 두 선수가 가까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주변 사람들도 결혼까지 이어질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 역시 두 선수가 실제로 만나게 되면 팀워크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 은근히 밀어줬지만 잘 안되는 것을 보며 '역시 인연은 따로 있나' 생각했는데 이미 두 선수가 이미 만나는 사이였다는 후일담이 전해지기도 했다. 두 사람의 딸인 김한비(초6) 양도 현재 배드민턴을 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은메달에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부상으로 인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미스터 스마일' 역도 이배영과 역도 선수 출신 시선희 커플도 서로의 고충을 너무나 잘 안다. 이배영은 베이징 올림픽 직후 "아내도 역도를 한 사람이라 어떤 상황인지 말하지 않아도 안다. 고생했다는 말, 참 고맙더라"라고 인터뷰를 남기기도 했다.

같은 종목의 같은 포지션을 소화했던 오영란, 강일구 커플은 핸드볼 선수이자 나란히 국가대표 수문장으로 활약하며 백년가약을 맺었고 국가대표 양궁 선수로 뛰었던 '신궁 커플' 박경모, 박성현은 작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부부 해설 위원으로 활약하며 다시금 재조명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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