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지난 5월. 본머스전에서 제퍼슨 레르마를 밀쳐 퇴장. 그리고 지난 11월 안드레 고메스에 백태클로 퇴장. 이번에는 첼시전 안토니오 뤼디거에게 경합 후 발을 들어 퇴장.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퇴장을 무려 3번이나 당했다. 전 세계를 통틀어도 이렇게 짧은 기간동안 많은 퇴장을 받은 선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EPL 퇴장 1위) 손흥민(토트넘 훗스퍼)은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수비수도 아니고 공격수인데 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손흥민 축구 커리어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2019년에 커리어 전체 퇴장 4회 중 3회가 나왔다. 잘 나가기에 이런 행동들이 더 안 좋게게 보일 수 있다.

해외에서조차 이런 손흥민의 퇴장 기록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FPBBNews = News1

손흥민의 모든 퇴장이 순간적인 ‘욱’하는 것으로 나온 행동때문이었다. 이제 마음을 다스리고 잘나갈 때 더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는 손흥민이다.

토트넘은 23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시 30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202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8라운드 첼시와의 홈경기에서 0-2로 뒤지고 있는데 손흥민까지 퇴장당한 불행을 겪으며 그대로 패했다.

전반전에만 윌리안에게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토트넘은 후반 17분 사실상 백기를 들게 된다. 세달 연속 토트넘 이달의 선수상을 받은 손흥민이 퇴장을 당한 것.

뤼디거와 충돌 후 넘어진 손흥민은 순간 욱하는 마음에 오른 다리를 누운 상태에서 그대로 들어 뤼디거를 차는 제스처를 취했다. VAR 판독 후 이 행동은 곧바로 비신사적이면서 보복성으로 경고 없이 곧바로 퇴장에 처해졌다.

대부분 이 퇴장이 납득이 간다는 분위기다. 그만큼 손흥민의 퇴장은 비신사적이며 보복성 플레이였다. 오히려 레드카드를 보고 억울해하는 손흥민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해질 정도다.

옵타 조는 “손흥민은 2010년 리 카터몰 이후 1년안에 3번의 퇴장을 당한 첫 EPL선수"라고 소개했다. 한해에 퇴장을 3번 받는 일이 얼마나 흔하지 않은지 알 수 있다.

손흥민의 지난 퇴장을 돌아보면 모두 ‘욱’하는 마음을 참지 못해서였다. 5월 본머스전 퇴장을 다시보면 자신이 공을 손으로 잡으려는 순간 발을 뻗은 레르마의 행동에 욱하는 마음에 강하게 가슴을 밀친 것이 문제였다. 레르마도 잘못된 행동이지만 거기에 대한 반응은 퇴장이었다.

ⓒAFPBBNews = News1
지난 11월 에버튼전 퇴장 역시 손흥민은 직전 플레이에서 다소 거칠게 공을 빼앗긴 후 공을 되찾오기 위해 수비를 다소 무리하게 하다 백태클을 했다. 승부욕과 함께 방금당한 일을 잊지 않고 욱하는 마음이 앞서다보니 백태클로 인해 고메즈에게 크나큰 부상을 안기고 자신도 퇴장 당했었다.

이번 일 역시 욱하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발을 뻗어 퇴장당한 손흥민이다. 결국 손흥민의 퇴장은 자신이 먼저 나서서 거칠게 했다기보다 상대가 도발한다 싶으면 여기에 너무 쉽게 욱하는 마음에 거칠게 반응하니 문제였다. 물론 손흥민이 화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전세계인이 보고 있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순간적으로 욱하는 마음을 다스려야만한다.

영국의 매체 스쿼카 역시 같은 지적을 했다. “이제 손흥민은 폭력적 행동으로 인해 3번이나 퇴장을 당했다. 프리미어리그 누구보다 많은 퇴장”이라며 “손흥민은 분명 공격적 재능이 천부적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마음을 컨트롤하는 법을 배워야만한다. 가뜩이나 많지 않은 자원으로 운영 중인 토트넘이 손흥민의 공백으로 인해 고통받기 때문”이라고 따끔하게 짚기도 했다.

손흥민은 2019년이 선수 인생 전성기다. 2019년 한해에만 토트넘 소속으로 무려 20골(리그 9골, 챔피언스리그 10골, FA컵 1골)을 넣으며 절정기를 구가했다. 손흥민의 가치는 치솟고 이제 냉정히 봐도 월드클래스 바로 밑에 급까지 진입했다 봐도 무방하다. 발롱도르 투표를 받고, 세계 최고의 선수를 논할 때 2~30명에는 들어가는 수준이 됐다.

잘 나갈 때 더 뒤를 돌아봐야한다. 행여 손흥민이 놓친게 있었는지, 너무 잘나가서 잊고 있었는지, 그리고 벌써 3번의 실수를 했으니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게 마음을 다스려야한다.

정말 뛰어나고 좋은 선수였어도 은퇴 후 그를 기억하는건 ‘이미지’다. 거칠었고, 퇴장을 자주 당하는 선수로 기억된다면 손흥민이라는 이미 역사적인 존재의 의의 역시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