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플레이오프 진군은 2라운드에서 멈췄다. 하지만 또 플레이오프 동안 우승팀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로 가장 잘 싸운 팀이 필라델피아이기도 했다.

에이스 센터 조엘 엠비드(25)가 컨디션 난조도 보였고 상대방 주전 센터 마크 가솔에게 고전하기도 했음에도 필라델피아는 토론토 상대로 7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 갔다. 그리고 마지막 버저가 울릴 때 토론토 에이스의 극적인 슈팅 성공이 나왔을 때에야 시리즈 패배가 결정 났다.

그리고 여름 동안 토론토의 전력은 확연히 약해졌다. 반면 필라델피아는 트레이드를 통해 주력 득점원 지미 버틀러와 결별했음에도 나름 탄탄한 보강을 이룰 수 있었다. 때문에 우승후보 전망에서 결코 필라델피아를 간과할 수 없다.

다시 또 2라운드에서 멈췄던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벤 시먼스-엠비드-토바이어스 해리스 핵심 3인조는 배웠던 점이 있을까. ⓒAFPBBNews = News1
현재까지 동부 컨퍼런스에는 이번 시즌을 놓고 봤을 때 가시적인 전력보강을 이룬 팀들이 없다. 때문에 전 시즌 리그 1위로 마친 밀워키 벅스와 함께 필라델피아를 뚜렷한 2강으로 꼽을 수 있다.

즉 2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멈췄던 필라델피아의 NBA 파이널 행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볼 만하다. 그리고 우승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

그렇다면 전력 자체로 놓고 봤을 때 필라델피아는 어떤 변화를 거쳤을까. 혹여 또 플레이오프 중간에 멈춰 서게 된다면 어떤 이유가 문제로 작용할 만할까.

▶빅 라인업의 완성

7월 4팀이 참여한 트레이드 때 버틀러 대신 들어온 조쉬 리차드슨(26)이 버틀러만큼 해결사 역할을 해주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30번째 생일을 지난 버틀러보다 젊은 리차드슨이 수비 진영에서 큰 기여를 해준다면, 또한 공격 진영에선 3점 슈터로서 기여한다면 제법 플러스가 될 것이다.

3년차인 2017~18시즌부터 리차드슨은 본인의 모든 출전에서 선발로서 코트에 나섰다. 이럴 수 있던 데에는 활발한 수비 진영 활동과 함께 3점슛의 적극 활용이 큰 밑바탕이 됐다. 지난 시즌 경기 당 14.1회의 야투 시도 중 6.3회가 3점 라인 밖에서 나왔다. 또한 35.7%의 3점슛 적중률이 나왔고 커리어 적중률 또한 36.8%의 괜찮은 숫자를 기록해 왔다.

그리고 7월 계약 서명을 통해 들어온 빅맨 알 호포드(33)가 올여름 필라델피아 선수단 조립의 하이라이트였다. 208cm 신장 호포드는 커리어 내내 센터로서 뛰어 왔는데 모처럼 올시즌부터는 선호하는 포지션인 파워 포워드로서 나서는 시간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호포드의 농구는 부드러움 그리고 타고난 감각과 소질로 요약할 수 있다. 강력한 움직임보다는 유연한 움직임으로 상대하는 한편 코트 위에서 주변을 보는 시야가 남다르다. 이는 단신 포인트 가드가 없는 필라델피아의 독특한 라인업에 좋은 영향으로 작용할 만하다.

리차드슨과 호포드의 가세를 통해 필라델피아의 정규 주전 라인업은 벤 시먼스(23)-리차드슨-토바이어스 해리스(27)-호포드-엠비드로 전망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작은 선수가 198cm 신장 리차드슨이며 그 다음이 206cm 신장 해리스다.

208cm 신장 시먼스가 제1 볼 핸들러로서 나서는 이 빅 라인업은 이미 전 시즌에도 나왔다. 그때와 현재의 차이라면 수비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

발빠른 단신 가드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던 필라델피아에 리차드슨의 가세는 큰 흠을 메운 조치가 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섣불리 공략하기 힘든 페인트 구역 수비

호포드 영입의 의미는 빅맨 한 명의 추가를 넘어 자신들의 창을 막았던 방패를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즉 센터 엠비드를 곧잘 막아냈던 호포드였는데 그 호포드가 필라델피아 선수가 됐다.

전 시즌 야투율 48.4%의 엠비드는 호포드가 앞에 있을 때 40.4%에 그쳤다. 그 전 2017~18시즌에도 호포드 앞에서 35.7% 야투율로 역시 고전을 겪었다.

호포드가 사이즈 측면으로 상대 빅맨들에게 우위를 가지진 못하지만 감각과 소질 덕분에 타이밍 좋은 위치 싸움을 통해 제법 좋은 수비를 펼칠 수 있다. 지난 시즌 보스턴 셀틱스 소속으로서 비록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밀워키 벅스에게 패하긴 했지만 에이스 야니스 아데쿤보에게 제법 곤경을 안겨주기도 했다.

213cm 신장 엠비드도 훌륭한 수비 존재감을 보여줘 왔다. 때문에 호포드-엠비드 듀오가 동시에 코트 위에 있을 때 필라델피아가 튼튼한 골밑 수비 장벽을 세울 수 있으리라 기대할 만하다.

특히 플레이오프 높은 무대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밀워키를 고려한다면 이번의 호포드 영입은 결정적 열쇠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밀워키도 강력한 페인트 구역 수비를 자랑하는 동시에 공격력도 자랑하는 팀이기 때문이다.

▶시먼스는 본인의 경기력을 확장시킬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엠비드는 무릎 이상과 함께 컨디션 관리 실패로 썩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엠비드의 경기력은 충분히 완성돼 가고 있다. 얼마나 더 세련되고 침착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지 접근 자세의 과제가 남아 있는 정도다.

이에 비해 이제 3년차가 되는 시먼스는 늘 숙제를 안고 있다. 외곽 점프슛의 개발이다. 좀처럼 외곽 점프슛을 던지지 않는 시먼스이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아쉬움을 주는 때가 있다.

지난 시즌 시먼스의 야투 시도 960회 중 페인트 구역 밖에서 나온 것이 73회, 7.6%비중에 그친다. 그리고 그 73회 시도 중 성공은 14개(19.2%)뿐이다. 이제껏 3시즌 경력 동안 시먼스가 성공시킨 3점슛은 없다.

시먼스는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중국 CBA 리그 팀인 광저우 롱라이언스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첫 NBA 3점슛을 성공시켰다. 3점 라인 밖에서 홀로 드리블 치다가 던진 슈팅이 꽂혀 들어갔다.

2쿼터임에도 이미 38점차로 앞서고 있던 상황이었다는 점, 프리시즌 경기에다 NBA 밖의 팀을 상대했다는 점에서 아직 쉽게 반가워할 때는 아니다. 그 뒤로 시먼스가 던진 3점슛은 없다. 또한 페인트 구역 밖 미드레인지에서 던진 슈팅도 3회뿐이며 하나만 성공시켰다.

때문에 다가오는 시즌 시먼스가 외곽 슈팅에 있어 경기력을 확장시킬 수 있는지는 아직 미지수다. 제1 볼 핸들러로서 외곽 슈팅이 없다는 점은 개인을 넘어 팀 전체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기 쉽다.

시먼스의 경기력에서 모자란 부분을 메울 수 있다는 측면에서도 호포드의 영입은 큰 의미가 있을 수 있다. ⓒAFPBBNews = News1
▶벤치는 강력한 주전 라인업을 지원해줄 수 있을까

외곽 슈팅이 없는 시먼스라도 또 그 나름의 매력 있는 경기력을 펼치고 있다. 어쩌면 시먼스가 본인의 경기력을 확장시키지 못하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메워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를 감안해도 현재 필라델피아에서 볼 수 있는 우려사항이 있다면 벤치다. 주전 라인업은 우승후보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벤치는 검증되지 않은 부분이 크다.

카일 오퀸(29), 마이크 스캇(31), 트레이 버크(27), 제임스 에니스(29), 라울 네토(27) 등이 주요 벤치 멤버로서 나설 베테랑들인데 경기 속에서 팀의 분위기를 유지시켜줄 수 있을지 현재로썬 불투명하다. 또한 이들 외에는 경험이 없는 선수들로 짜여 있다. 특히 가드와 윙 플레이어 쪽의 깊이에서 문제를 드러낼 수 있다.

벤치 경기력은 이미 전에도 필라델피아가 지니고 있던 약점이었다. 핵심 인원들의 건강과 컨디션이 중요한 플레이오프이긴 하지만 경기 하나하나에 벤치 인원들이 나오는 시간의 영향력을 아예 무시할 수 없다.

그래도 앞서 언급한 사항들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이상 필라델피아는 동부 컨퍼런스 안에서 밀워키에게 호적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새로 짠 주전 라인업 전력에 충분한 기대를 걸 만하다. 이에 이번 시즌에 전과 한층 다른 성과를 이룩할 필라델피아를 기대할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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