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리그 1위로서 마감했던 밀워키 벅스가 핵심 전력을 보존한 채로 이번 시즌 돌아온다. 이를 통해 플레이오프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멈췄던 아쉬움을 풀어낼 수 있을까.

밀워키는 리그 1위 등극과 함께 에이스 야니스 아데토쿤보(25)가 MVP에 오르는 겹경사도 맞이했었다. 이제 7년차가 되는, 12월에야 25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젊은 선수라는 측면에서 창창한 앞날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런데 NBA 역사는 리그 1위 팀 또는 시즌 MVP가 나온 팀들이 우승과 큰 인연을 갖지 못한 경향을 보여줬다. 최근 30시즌 동안 리그 1위 팀이 NBA 파이널 우승까지 차지한 사례는 11시즌에 그친다. 2000년대의 10시즌 동안엔 세 시즌에만 일어났던 일이다.

MVP의 팀이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21세기에 급격히 줄었다. 1990년대에는 다섯 팀이 나왔다면 2000년대에는 두 팀, 2010년대에는 세 팀뿐이었다.

이렇게 정규 시즌 영예와 플레이오프 제패는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지 못한 편이었다. 결국 시즌에 큰 힘을 쏟기 보다는 플레이오프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일까.

파이널 MVP 카와이 레너드가 토론토 랩터스를 떠나면서 새 판이 짜인 리그 판도에서 밀워키와 아데토쿤보는 왕좌에 오를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그래도 이번 시즌 밀워키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가질 필요는 없다. 전 시즌 우승팀 토론토 랩터스에게 막히기 전까지 플레이오프 동안의 밀워키는 매우 강력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던 터였다.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 전 우위 예상은 토론토보다 밀워키에게 훨씬 더 기울어 있었다.

이에 그 모자랐던 점을 채워 돌아온다면 컨퍼런스 제패를 넘어 NBA 파이널 우승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밀워키가 보여줬던 강력한 힘은 무엇이었고 채워야 할 부분은 어디일까.

▶유지할 가능성 높은 강력한 수비 뼈대

전 시즌 MVP 아데토쿤보는 올해의 수비수 투표에서 2위로 마감했다. 퍼스트 투표 100표 중 26표가 아데토쿤보에게 향했다. 신인 때의 호리호리했던 몸에 한껏 두꺼운 근육을 더한 파워 포워드 아데토쿤보는 이제 쉽게 힘으로 밀어낼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게다가 211cm 신장 선수에게서 보기 힘든 날렵함과 기동성은 유지해내며 전 시즌 밀워키가 수비 성과에서 리그 정상에 오르도록 큰 역할을 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밀워키는 100포제션 당 104.9실점을 통해 수비지표 리그 1위에 올랐다.

한편 2018년 여름 1년 계약을 통해 들어왔던 브룩 로페즈(31)가 쏠쏠한 활약을 통해 올여름 다시 4년 재계약 협상을 이뤘다. 213cm 신장 브룩 로페즈는 큰 덩치에 비해 발이 느린 단점이 있지만 기동성 있는 아데토쿤보와 함께 하며 훌륭한 궁합을 보여줬다.

시즌 3956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4.9실점을 기록한 밀워키는 아데토쿤보-로페즈 빅맨 2인조가 동시에 코트 위에 선 1468분 동안 101.7실점을 기록했다. 이는 1000분 이상 공유한 밀워키 2인조들 중 가장 좋은 수비지표다.

또한 플레이오프 730분 동안 100포제션 당 101.9실점을 기록했던 밀워키는 아데토쿤보-로페즈가 동시에 나온 292분 동안 97.4실점만을 내줬다. 또한 밀워키가 허용한 경기 당 104실점 중 페인트 구역 실점은 36.3실점뿐이었다.

이렇게 밀워키는 상대방이 페인트 구역에서 득점을 도모하기 힘들도록 만드는 힘을 보여줬다. 이런 팀을 상대로는 외곽 점프슛의 화력이 달아오르지 못하면 힘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브룩 로페즈의 쌍둥이 형제 로빈 로페즈도 가세하면서 더욱 흥미로운 인사이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아데토쿤보와 로페즈 빅맨 듀오가 세운 골밑 장벽은 상대 팀들에게 확실한 효과를 보여줬다. ⓒAFPBBNews = News1
▶MVP는 다른 차원의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리그 전체 3위에 오른 아데토쿤보의 경기 당 27.7득점 중 17.5득점이 페인트 구역에서 나왔다. 여기에 자유투 득점 평균 6.9득점까지 더하면 그의 득점에 바스켓 근처 구역은 매우 큰 비중을 의미한다.

아데토쿤보의 시즌 전체 야투 시도 1247회 중 803회, 64.4% 비중이 바스켓으로부터 5피트(약 1.5m) 안에서 나왔다. 여기에서 72.6% 적중률이란 엄청난 숫자가 나왔다. 사실상 알고도 못 막는 아데토쿤보의 페인트 구역 득점 활약이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처럼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무대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토론토를 상대한 컨퍼런스 파이널 동안 아데토쿤보는 바스켓으로부터 5피트 안에서 62회 시도 중 37개(59.7%)를 성공시켰다. 바스켓 근처 해결 능력도 떨어진 한편으로 바스켓 근처에 오기도 전에 드리블을 멈추곤 했다.

기동성 있는 뛰어난 수비수가 있는 팀을 만났을 때 아데토쿤보의 돌파 공격 파급력이 떨어진다면 팀 전체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시즌도 밀워키는 3점슛에 특화된 선수들을 다수 포진시켜 코트를 넓게 쓸 것을 예고했다.

올여름 영입한 웨슬리 매튜스(33)와 카일 코버(38) 같은 노장들은 특히나 현 시점에 있어 3점슛 하나로 경기력을 말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기존 인원들로서 가드 팻 코너턴(26)과 더불어 브룩 로페즈 및 에르산 일리야소바(32) 같은 빅맨들도 3점슛을 주저 없이 던지는 팀이다.

아데토쿤보의 강력한 돌파는 다시 또 이런 농구에 큰 힘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아데토쿤보의 돌파에 저항할 할 힘이 없는 팀들 상대로 여전히 통할 것이다.

다만 지난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처럼 아데토쿤보의 돌파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이때 아데토쿤보가 드리블이 멈췄을 때 꺼내들 카드를 마련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관건이다. 점프슛에 있어 발전이 따라야 한다는 뜻이다.

▶블레드소와 미들턴이 얼마나 해줄 것인가

지난 시즌 64경기 동안 평균 28.6분 출전을 기록했던 정규 주전 가드 말콤 브로그던이 올여름 떠났다. 이로써 밀워키의 공격 진영 핵심 인원은 아데토쿤보-크리스 미들턴(28)-에릭 블레드소(30)로 요약할 수 있다.

마침 블레드소는 지난 시즌 중에 계약 연장을 이뤘으며 미들턴은 올여름 맥시멈 규모의 재계약을 이뤘다. 즉 이제 밀워키의 샐러리는 엄청난 덩어리로 불어났다. 2020년 여름 계약 연장 자격이 생기는 아데토쿤보가 슈퍼맥스 연장까지 이룬다면 그 액수는 다시 또 어마어마해진다.

거대 계약자가 된 미들턴은 더 늘어난 책임을 소화할 수 있는 시즌을 보여줘야 한다. ⓒAFPBBNews = News1
이런 측면에서 블레드소와 미들턴은 자신들의 큰 샐러리에 맞는 결정적 활약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전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밀워키의 진군이 멈췄을 때 오직 아데토쿤보만을 탓하기엔 블레드소와 미들턴이 보여줬던 아쉬움을 무시할 수 없다.

컨퍼런스 파이널 동안 블레드소는 29.4% 야투율의 평균 10.2득점에 그쳤다. 미들턴은 41.1% 야투율의 평균 13.7득점으로 역시 시즌 동안 남겼던 44.1% 야투율의 18.3득점에 모자라는 성과를 남겼다.

아데토쿤보 한 명을 두고 밀워키는 충분히 우승후보 대열에 낄 수 있지만 진지하게 우승을 노려보기 위해선 미들턴과 블레드소의 지원이 제대로 나올 필요가 있다. 특히 이번 시즌만큼은 밀워키에서 가장 큰 샐러리를 받는 선수가 3060만 달러(약 363억원)의 미들턴이다.

미들턴은 지난 시즌 이전 커리어 때보다 더욱 본인이 볼을 쥐었을 때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을 선보였다. 이로 인해 효율성은 떨어졌더라도 팀 전체에서 봤을 때 미들턴의 공격 진영 위협 수준이 오르게 됐다. 이런 기세가 플레이오프 높은 무대까지 이어진다면 설령 아데토쿤보의 페이스가 떨어지더라도 메워줄 수 있다.

이번 시즌 포함 아데토쿤보의 계약이 2시즌만 남은 현재 우승은 밀워키에게 현실적으로도 중요한 목표가 됐다. 공수 양 진영 전력 측면에서 가능성은 충분하다. 관건은 부상을 피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데토쿤보를 비롯해 선수들이 긴 플레이오프 여정 동안 힘을 유지시킬 있느냐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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