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초창기 잭 라빈(24·시카고 불스)은 올스타 주간의 가장 큰 화제의 선수로서 떠올랐었다. 2014~15시즌 및 2015~16시즌 슬램덩크 콘테스트 챔피언이 1년차 및 2년차 시절의 라빈이었다.

이런 라빈이 이제는 올스타 전야제의 주인공을 넘어 올스타전 본 경기에 참여하고자 한다. 최근의 인터뷰를 통해 올스타 슬램덩크 콘테스트와 올스타전에 이틀 연속 참가하고자 하는 뜻을 전했다. 마침 이번 시즌 2월 올스타 주간이 연고도시 시카고에서 펼쳐진다.

결코 무리한 욕심은 아니다. 지난 2018~19시즌 라빈은 5년차 슈팅 가드로서 꽤 좋은 모습과 기록을 남겼다. 63경기 동안 남긴 평균 23.7득점 4.7리바운드 4.5어시스트 1스틸은 여느 올스타의 기록에 비해 쳐지지 않는다.

이제 라빈은 덩크만 잘하는 선수를 벗어나 수비수의 저항을 뚫어내면서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에이스로서 성장했다. ⓒAFPBBNews = News1
다만 라빈 본인이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22승60패(승률 26.8%)로 마감한 팀의 선수에게 눈길이 선뜻 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시즌의 첫 네 경기 모두 라빈이 30득점 이상씩 올리며 시작했지만 팀은 1승만 챙겼고 시즌 내내 바닥권 성적에 맴돌았다.

그래도 지난 시즌은 라빈 개인에게 매우 고무적인 시즌이었다. 농구선수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2016~17시즌에 당했고 오랜 공백 후 복귀한 2017~18시즌에는 다소 아쉬운 모습이 나왔었다. 하지만 2018~19시즌의 라빈은 그런 과거를 딛고 일어났음을 증명했다.

또한 부상을 당하기 전에도 다소 아쉬웠던 초창기와 꽤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기도 했다. 그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충분히 눈길을 끄는 스타로서 다가오는 시즌을 보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라빈의 지난 시즌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었을까. 시카고는 이런 라빈과 올시즌 어떤 여정을 보여주게 될까.

▶돌격대장에 어울리는 골밑 마무리

에이스의 드리블 돌파 능력은 그 팀의 공격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정말 크다. 상대 수비수들의 눈이 그 선수에게 쏠릴수록 나머지 동료들의 공격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2017~18시즌의 라빈은 꽤 안 좋은 신호를 보여줬었다.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약 2.4m) 안에서 시도한 슈팅 중 47.0%의 적중률을 기록했다. 이는 리그 평균 57.8%에 크게 모자라는 숫자였다. 바스켓 바로 아래인 제한구역 적중률은 리그 평균(63.1%)에 더욱 크게 모자라는 50.4%였다.

반면 2018~19시즌의 라빈은 돌파 후 상대 수비수가 자신 옆에서 방해해도 꽤 안정적으로 바스켓에 볼을 올려놓았다. 바스켓으로부터 8피트 안에서 적중률이 57.0%로써 리그 평균(57.9%)과 비슷했다.

196cm 신장 가드에게, 특히 드리블 돌파를 통해 레이업을 올리는 과정이 많은 에이스 가드에게 이는 충분히 좋은 숫자다. 또한 제한구역 적중률도 리그 평균(62.9%)에 가까운 61.7%였다.

라빈은 지난 시즌 경기 당 13.6회의 드리블 돌파를 펼쳤다. 이는 속공이 아닌 하프코트 공격 때 외곽에서 바스켓 근처로 드리블을 통해 전진하는 움직임을 뜻한다. 리그의 30경기 이상 출전 선수들 중 14번째로 많은 드리블 돌파 횟수였다.

그리고 그 드리블 돌파 끝에 시도한 야투들 중 49.6%만큼 성공시켰는데 경기 당 드리블 돌파 10회 이상의 선수 47명 중 22번째의 야투율이었다.

▶풀업 3점슛의 효과적 사용

슈팅 가드지만 실질적으로 공격 진영에서 주도적으로 볼을 다루며 움직이는 선수가 라빈이다. 팀 내 경기 당 볼 소유 시간에 있어 포인트 가드 크리스 던(5.8분) 다음인 라빈(4.8분)은 터치 당 소유 시간에서는 4.57초로 던(4.97초)과 거의 비슷하다.

볼 핸들링 움직임을 기반으로 공격에 들어가는 선수들에게 최근 드리블 치다 던지는 3점슛, 풀업(Pull-up) 3점슛의 활용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가드 포워드 가리지 않고 주도적인 득점원들에게 꽤 인기 있는 움직임이다.

라빈도 커리어를 거치며 풀업 3점슛을 즐겨 활용하고 있다. 신인 때 풀업 3점슛 시도가 경기 당 0.9회였다면 3년차의 2.5회를 거쳐 4년차에 3.2회, 5년차에 3.1회를 기록했다. 여기에서 라빈은 괜찮은 적중률을 남기며 소질을 증명했다.

지난 시즌 라빈은 풀업 3점슛 총 195회 중 72개(36.9%)를 성공시켰다. 동료의 패스를 받은 직후 던진 110회 중엔 41개(37.3%)를 성공시켰다. 즉 풀업 3점슛이나 패스 받은 직후 던진 3점슛이나 비슷한 적중률을 남겼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16번째로 많은 경기 당 풀업 3점슛을 던진 라빈은 1회 시도 이상을 남긴 리그 선수들 133명 중 29위에 오른 적중률을 남겼다.

궤도에 오른 3점슛과 함께 골밑과 3점 라인 사이의 중간 구역에서 수비수를 앞에 둔 점프슛을 보다 정교하게 연마할 필요가 있다. ⓒAFPBBNews = News1
▶개인에게나 팀에게나 수비 성과 향상이 과제

2년차까지 슬램덩크 콘테스트에서 보여줬던 너무나 멋진 덩크에 비해 실제 경기 코트 위의 모습에 아쉬움이 있던 시절은 이제 어느덧 뒤로 할 수 있게 됐다. 공격수로서 라빈은 뛰어난 운동능력을 제법 활용하는 단계에 와 있다.

대신 이제부터라도 끌어올려야 할 것이 수비 진영에서의 기여도다. 커리어를 시작한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시절부터 라빈은 수비 진영에서 그렇게 긍정적인 기여도를 보여주지 못했다. 시카고 선수로서 보낸 지난 시즌에도 수비 성과 리그 하위권 팀의 구성원이었다.

NBA닷컴에 따르면 시카고는 지난 시즌 총 3981분 동안 100포제션 당 112.8실점을 허용하며 수비지표 리그 25위에 그쳤다. 그리고 라빈이 코트 위에 섰던 2171분 동안에도 100포제션 당 112.4실점의 안 좋은 양상이 나왔다.

사실 시카고가 이번 시즌에도 수비 성과에서 가시적인 향상을 이루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라빈 포함 소수의 젊은 베테랑을 제외하면 2시즌 이하 경력이 전부인 선수들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팀이다. 게다가 수비의 중심인 포워드와 빅맨에서도 무게 중심을 잡아 줄 선수를 찾기 힘들다.

그래도 라빈이 보다 많은 승리를 원한다면 수비 진영에서 힘을 더 쏟아야 할 것이다. 본인의 운동능력을 통해 상대방에게 보다 강한 수비 압박을 펼쳐 공수 양 진영에서 높은 기여도를 보여주는 선수로서 인정받는다면 올스타 대열 합류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그리고 부상 선수들이 많았던 지난 시즌을 뒤로 하고 새 분위기로 시카고가 시즌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지난 시즌 중간 합류한 젊은 베테랑 오토 포터(26)와 올여름 합류한 12시즌 경력 태디어스 영(31)이 라빈과 함께 이끌어준다면 마냥 어두운 시즌을 보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2017년 여름 시카고는 지미 버틀러라는 스타를 트레이드로 보내면서 부상 공백 중에 있던 라빈을 받는 승부수를 던졌다. 같이 온 던이 오히려 현재 건강 문제로 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반면 라빈은 그동안 시카고가 찾는 스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때문에 올시즌 홈구장에 열리는 올스타전에서 라빈이 관중들의 큰 환호를 받는 올스타로서 출전할 수 있을지 흥미롭게 지켜볼 만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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