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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K리그 우승, FA컵 우승 각 4회의 ‘축구 명가’ 수원 삼성이 4부리그격인 K3리그의 ‘세미 프로’ 화성FC에게 패했다. 그것도 올시즌 어떤 경기보다 반드시 이겨야하고, 우승해야하는 FA컵에서 말이다.

수원의 화성 대참사는 3일전 성남FC 원정 경기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 것 투성이였다. 그리고 경기장에서 ‘세미 프로’인 화성보다 몇십배는 더 많은 돈을 받는 선수들이 보여준 투지와 정신력은 돈값에 반비례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수원 삼성은 18일 오후 7시 경기도 화성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KEB하나은행 FA컵 4강 1차전 화성FC(K3리그-4부리그격)와의 원정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화성은 전반전 내내 무시무시한 전방 압박과 활동량으로 무려 리그가 3계단이나 차이나고 K리그1에서도 명문인 수원에 물러서지 않았다. 결국 전반 24분 화성의 9번 공격수 문준호가 전보훈과 2대1 패스 이후 왼쪽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수원 골문을 갈랐다.

문준호는 2016년 수원 삼성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2017년까지 1군에는 출전하지 못하고 R리그(2군)에만 뛰다 2018년 FC안양로 임대이적을 거쳐 수원에 잔류하지 못하고 올시즌부터 화성에서 뛰고 있는 선수. 친정팀이지만 자신은 수원에서 K리그 한경기도 뛰지 못했던 문준호는 제대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수원에게 이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K리그1 6위인 수원은 냉정하게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달린 3위와 격차가 크기에 더 이상 K리그 순위는 큰 상관이 없다. 그렇다고 남은 경기를 다 져도 강등될 정도다 아닌 수준(승점 39).

수원에게는 오직 FA컵만 남았었다. FA컵 우승팀에게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 티켓이 주어진다. 2016년 이미 수원은 하위스플릿의 수모를 겪고도 FA컵 우승을 통해 ‘그래도 만족스러운’ 시즌을 보냈었다.

마침 이번 FA컵은 천운이 따랐다. K리그1 강팀들이 조기탈락을 했고 우후죽순으로 떨어지더니 4강에는 상주 상무, 대전 코레일, 화성, 수원만이 남았다. 상주 상무는 이제 전역자들이 대거 나왔기에 전력이 절반으로 확 줄었다. 대전 코레일은 내셔널리그(3부리그) 팀이며 화성은 K3리그다. 게다가 수원은 4강 대진에서도 가장 하부리그인 K3리그의 화성과 배정됐다. 가히 천운이라 할만했다.

이런 모든 운이 따르고 자신들이 우승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어도 수원은 졌다. 경기장 안에서 보여준 투지가 과연 자신들보다 한참 떨어진 돈을 받는 화성 선수들보다 나았는지 되새겨봐야할 정도로 ‘기본’이 부족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다가 수원은 이미 뭔가 이상했다. 지난 15일 성남에서 열린 K리그1 경기에서 수원은 ‘굳이’ 최정예 멤버를 냈다. 3일 후면 자신들의 올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둔 팀이 최정예 멤버를 모두 가동했고 그럼에도 부진한 경기력 속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국가대표 홍철은 A매치 기간동안 멀리 터키와 투르크메니스탄전을 마치고 돌아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핵심 공격수인 타가트 역시 호주 대표팀에 차출돼 쿠웨이트까지가 68분을 뛰고 돌아왔다. 3일 후 FA컵을 앞두고 주전급 선수를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이미 기자는 이날 경기 취재 후 다음날 ‘'굳이' 최정예 내고 비긴 수원, FA컵이 훨씬 중요한거 아니였나[포커스]’라는 기사를 통해 이같이 이상한 수원의 경기 대처를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성남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수원 이임생 감독에게 ‘3일후면 올시즌 가장 중요한 FA컵을 앞두고 있는데 최정예 멤버로 성남전을 이기겠다고 나올 이유가 있었나’는 요지의 질문을 했었다.

이에 이임생 감독은 “이미 경기전 공격진영의 선수들이 수비보다는 체력부담이 있기에 후반전 교체로 체력적 부담을 덜어주려고 했다”며 “이미 여름에 주중에 경기를 했었고 그때보다는 현재 피지컬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선수들과의 면담을 통해 FA컵 출전 여부를 정할 것이다”라는 이해하기 힘든 답변을 내놨다.

당시 현장 취재진 사이에서도 성남전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인 것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고 결국 그 여파는 이날 화성전에서도 미쳤다. 타가트와 홍철 등 핵심선수들은 전혀 자신들의 원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전술도 성남전은 3백, 화성전은 4백으로 변화도 심했다.

화성을 무시한 것일까. 4부리그 팀이라고. ‘설마 4부리그팀한테 지겠어?’라고 생각한 이가 선수단에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그것이 원인일지도 모른다. 화성에 대해 어떤 준비를 한 것인지, 선수들은 이 경기가 2019시즌 수원 삼성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인지나 했던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수원이 7월 5경기 4승1패로 질주를 하자 “수원이 잘하는게 아니다. 타가트가 잘하는 것일뿐”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실제로 7월 전경기에서 타가트가 득점을 터뜨렸고 이날 경기전까지 3경기 1골밖에 넣지 못했을때는 타가트가 침묵했다.

한명에 의존하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 모르고, 호랑이가 토끼를 잡을때도 최선을 다한다는 사실을 모른채 자신들의 현상황을 잊고 두 마리 토끼를 노린 수원에게 화성 대참사는 당연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FA컵 4강 2차전은 오는 10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올해 처음으로 4강전이 홈&어웨이로 열리는 것에 득을 본 수원 삼성이다. 단판이었다면 이미 수원은 탈락이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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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9/09/19 05:30:17   수정시간 : 2019/09/19 10: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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