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삼성화재배 정상에 오른 탕웨이싱 9단
2019 삼성화재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이 탕웨이싱 9단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탕웨이싱 9단은 6일 대전시 삼성화재 유성캠퍼스 특설대국장에서 열린 결승 3번기에서 양딩신 9단을 누르고 종합전적 2승1패로 정상에 올라 상금 3억원을 품에 안았다.

탕웨이싱은 2013년 이 대회를 통해 첫 세계대회 정상에 오른 뒤 2014년과 2017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에서만 두번째 우승이다.

혹시나 했던 기대는 올해도 어김없이 역시나로 끝났다. 2015년부터 시작된 삼성화재배의 흑역사는 올해 또다시 중국의 높은 벽을 실감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지난 5년간 한국바둑은 삼성화재배에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까지 4강 현황을 보면 2015년 중국 3명 한국 1명(이세돌), 2016년 중국 3명 한국 1명(이세돌), 2017년 중국 3명 한국 1명(안국현), 2018년 중국 3명 한국 1명(안국현)으로 절대 열세를 보였다.

지난 5년간 4강에 오른 한국기사는 4명뿐인 반면 중국기사는 16명에 이른다. 2015년 이후 결승에 오른 프로는 2017년 대회 때 안국현이 유일하다. 급기야 올해는 대회 창설 이래 처음으로 한국기사가 단 한명도 4강에 오르지 못한 채 중국기사 4명이 ‘집안잔치’를 벌였다.

올해 8강에 진출한 기사는 박정환, 신진서, 신민준이었다. 명실공히 한국의 대표하는 프로들이었기에 이번 대회에 거는 바둑 팬들의 기대 또한 남달랐기에 4강 전멸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간 한국을 대표하는 기사가 이세돌과 박정환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 그 박정환이 삼성화재배에선 결승에 오른 적이 한번 없다. 어찌보면 이것이 한국 프로바둑의 현주소가 아닐까 싶다.

삼성화재는 이 대회를 위해 매년 8억원이 넘는 거금을 상금으로 내놓고 있다. 행사 운영비에 따른 비용까지 합하면 10억원은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최소 50억원이 넘는 거액을 후원하고 받은 성적표라고 하기엔 역대 성적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또 하나 이번 대회에 눈에 띄는 변화는 그동안 중앙일보와 함께 공동주최사를 맡은 KBS가 슬그머니 후원으로 내려앉았다는 사실이다. 지난 5년간 주최하는 대회를 생중계한 것이 고작 1회에 그쳤으니 어찌보면 당연한 결정이라고 본다.

전국민의 시선이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 청문회에 쏠려있던 날 삼성화재배의 결승 최종국이 치러졌다. 게다가 결승도 ‘중중대결’이었다.

이번 대회가 관심을 받지 못할 조건들은 다 갖춘 셈이다. 아무런 관심을 끌지 못하는 대회에 매년 10억이 넘는 돈을 쏟아 붓는 삼성화재의 고민은 한반도를 관통하고 있는 태풍 링링만큼 크고 강할 것 같다. 박근 레저칼럼니스트 the1sports@naver.com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