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대회를 한달 조금 더 앞둔 지난 7월 29일. 농구월드컵 미디어데이에서 김상식 대표팀 감독은 “현실적으로 나이지리아를 1승 상대로 꼽고 있다”고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나이지리아는 한국을 무려 42점차로 꺾는 것은 물론 강호 러시아를 상대로도 겨우 5점차로 밖에 지지 않았다(77-82 패).

1승 제물로 여겼던 팀에게마저 대패를 당한 한국 농구는 고액 연봉자가 즐비하고 너무 심한 세계와의 격차를 명확히 드러냈다.

대한농구협회 제공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 농구 대표팀은 4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B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무려 66-108로 42점차 패배를 당했다.

전반전 종료 후 31-49의 스코어는 거의 20점차가 났던 농구 대표팀은 4쿼터 종료 2분 29초를 남기고는 무려 44점차(61-105)까지 벌어지는 굴욕까지 당했다. 결국 66-108 42점차 패배의 성적표를 받아들여야했다.

앞서 언급했듯 농구 대표팀은 나이지리아를 1승 제물로 삼았다. 이때까지 한국이 FIBA 랭킹 32위로 나이지리아가 33위였기에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첫 경기에서 나이지리아는 강호 러시아에 겨우 5점차로 밖에지지 않을 정도로 잘했다. 2패는 당했지만 한국의 2패와는 달랐다.

결국 2패 후 맞대결에서 한국은 무려 42점차라는 압도적 차이를 보였다. 무기력하고 전의상실했다.

그나마 1994년 캐나다 대회 이후 25년만에 첫 승을 노리나 했지만 첫 승 제물로 여겼던 상대에게 42점차 패배를 당하니 그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KBL 시즌 개막을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가뜩이나 관중도, 인기도 줄어드는데 이번 농구 월드컵 성적은 아쉬움을 남길 수밖에 없다.

특히 선수 개개인도 아쉬웠다. 무려 12억 7900만원을 받고 원주 DB와 계약한 김종규가 13분여를 뛰고도 2득점 4리바운드에 그친 것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한국 농구 최고 역대 최고 연봉자로 FIBA 역시 대회전 ‘지켜볼 아시아 선수’에 김종규를 지목하기도 했었는데 1승 제물을 상대로 2득점밖에 하지 못한 것은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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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국 농구 최고 인기 스타인 김선형도 18분여를 뛰고 2득점 3어시스트에 그친 것은 실망스러웠다. 귀화선수 라건아가 18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해 망정이지 라건아마저 귀화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처참했을지 상상하기도 싫을 정도다.

아직 순위 결정전은 남았다. 여기에서 한국은 25년만에 월드컵 1승을 노린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조별리그를 통해 한국 농구의 부끄러운 민낯이 처참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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