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마무리투수의 평균자책점이 3.70. 그리고 개인 통산 최다인 7블론에 단 하나만 남겨둘 정도로 많은 블론세이브.

LA다저스의 철벽 마무리 켄리 잰슨(32)이 무너지고 있다. 대체 잰슨은 무엇이 문제일까. 안정적인 뒷문없이는 월드시리즈 우승은 불가능할 다저스 입장에서는 제대로 빨간불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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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다저스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서 연장 10회말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2-1 신승을 거뒀다.

신인 포수 윌 스미스의 시즌 12호 홈런으로 1-0으로 앞서던 다저스는 마무리 투수 잰슨이 9회초 올라왔지만 로우디 텔레즈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맞으며 연장전을 갔다. 연장 10회말 먼시가 시즌 33호포를 때려내며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승리했지만 다저스 입장에서는 잰슨이 또 무너지며 6번째 블론세이브를 저지른 것은 치명적이다. 잰슨은 마무리 첫 시즌이었던 2012시즌 25세이브 7블론을 기록한 바있다. 이후 지난 시즌 6블론을 기록했는데 올시즌에는 아직 시즌 종료까지 33경기가 더 남았음에도 벌써 6블론이다. 평균자책점도 3.70으로 불펜투수로는 낙제점인 상황.

▶무너진 잰슨, 문제는 ‘주무기’였던 커터

잰슨하면 커터(컷패스트볼), 커터하면 잰슨이다. 마리아노 리베라 은퇴 후 가장 위협적인 커터를 던지는 마무리 투수인 잰슨은 통산 모든 구종 중 86.71%를 커터로 던졌을 정도로 압도적인 커터 비율을 구사했다. 통산 커터 피안타율이 1할8푼1리, 피장타율도 3할5리였으니 그렇게 많이 던질만 했다.

잰슨의 커터 던지는법은 단순했다. 빠르고 예리한 자신의 커터를 스트라이크존 중앙으로 집어넣는 것이다. ‘칠테면 쳐봐(Hit it if you can)’는 식으로 30%가 넘는 커터를 스트라이크존을 9등분했을 때 정중앙과 중앙 오른쪽-왼쪽-위-아래에 꽂아 넣었다.

잰슨의 스트라이크존 커터 구사비율(왼쪽)과 류현진의 스트라이크존 전구종 구사비율. 빨간색으로 진할수록 많이 던진 구역. 잰슨은 중앙, 류현진은 스트라이크존 하단과 우타자 기준 바깥쪽 구사가 많음을 알 수 있다. 브룩스베이스볼 자료
스트라이크존에 바깥쪽 낮은 곳에 걸치는 공을 많이 던지는 류현진이 이 위치에 통산 21.7%를 넣은 것을 감안하면 얼마나 중앙으로 던지는 공이 많았는지 비교가 된다. 특히 잰슨은 스트라이크존 정중앙에 커터를 무려 7.39%나 꽂아넣어 자신의 모든 코스 중 가장 많은 퍼센티지를 차지하기도 했다(그림 1 참고).

다소 단순한 방법이지만 예전에는 통했다. 잰슨의 커터 구위가 무시무시했고 중앙에 꽂아도 헛스윙 혹은 얕은 타구로 막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2016년 커터 100구당 구종가치가 2.60에 달했던 잰슨은 올해 0.09로 급락했다. 이날 경기도 커터로 피홈런을 맞은 잰슨이 올시즌 허용한 8개의 피홈런 전부가 커터였다. 올시즌 커터의 피안타율은 이날 경기전까지 2할5푼에 피장타율은 4할6푼4리에 달한다. 굉장히 좋지 못하다.

2018시즌 종료 후 심장수술을 받은 잰슨은 확실히 예전에 비해 한단계 내려왔다.

▶확실한 불펜 없이 트레이드마감한 다저스, 신인-기존 불펜으로 WS 될까

이런 이상징후가 이미 나왔음에도 다저스는 지난 8월 1일 종료된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서 좌완 사이드암인 아담 콜라렉을 영입하는데 그쳤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은 확정적인 다저스는 류현진-클레이튼 커쇼-워커 뷸러-마에다 켄타 혹은 리치 힐 정도로 포스트시즌 선발진을 꾸리고 마에다, 콜라렉, 로스 스트리플링, 훌리오 유리아스, 이미 가르시아, 페드로 바예즈, 조 켈리, 딜런 프롤로에 신인인 더스틴 메이, 토니 곤솔린, 잰슨으로 불펜을 꾸리겠다는 계획이다.

신인 메이와 곤솔린의 구위가 좋기에 원래는 선발로 키워야하지만 포스트시즌에는 불펜으로 활용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불펜에 좋은 선수는 많지만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될만한 선수가 없다. 최근 좋은 켈리가 아무리 구위가 좋아도 마무리를 맡기긴 불안하다. 신인들에게 마무리를 맡길 수도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다. 2015년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오직 불펜의 힘으로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고 2016 월드시리즈에서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앤드류 밀러라는 괴물 불펜으로 시카고 컵스의 108년만에 우승을 막을뻔 했다.

한 이닝 한 이닝이 힘들어진 현대야구에서 불펜의 역할은 절대적이며 그중 마무리 투수의 역할은 중요경기에서 더욱 결정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잰슨이 흔들린다는 것은 다저스 입장에서는 아무리 선발이 좋아도 불안 요소일 수밖에 없다.

월드시리즈 우승이 아닌이상 ‘실패한 시즌’인 다저스 입장에서 올해 역시 월드시리즈에 나간다면 3년 연속 도전이다. 마무리가 불안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삼세판은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해 월드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둔 다저스의 모습.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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