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중 NBA 리그가 가장 조용한 최근 휴스턴 로켓츠의 제너럴 매니저(이하 GM) 대럴 모리가 뜨거운 논의거리를 던졌다. 자신의 팀 에이스 제임스 하든(30)이 마이클 조던보다 더 뛰어난 득점원이라 말했다.

모리 GM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현지의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하든이 조던보다 뛰어난 득점원인 것은 정말 사실이라(factual) 말했다. 상대방에게 공격권을 내주기 전에 볼을 맡겨야할 선수로서 하든이 NBA 역사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 주장했다.

GM은 NBA 구단에서 선수단을 짜는 실무를 보는 총책임자다. 이런 입장에서 어쩌면 자신의 팀 에이스인 하든에게 보내는 극찬일 수 있다.

하지만 하든이 조던보다 뛰어난 득점원인 것이 사실에 기반을 둔 말이라 표현하면서 큰 논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3년 은퇴한 지 16년이 지난 현재에도 농구 황제로 불리는 인물이 조던이기 때문이다.

하든이 조던보다 뛰어난 역대 최고의 득점원이란 모리 GM의 말은 사실로 볼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조던은 농구 황제를 넘어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농구에 큰 흥미가 없는 사람들도 23번 등번호가 찍힌 시카고 유니폼을 사 입게 만들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의 브랜드 농구화는 여전히 고가에 팔리는 인기 품목이다.

이런 큰 영향력에는 조던이 NBA 커리어 동안 뿜어냈던 대단한 위력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 10시즌 득점왕, 커리어 경기 당 득점 역대 1위(30.1득점), 5시즌 MVP, 6시즌 파이널 MVP 등으로만 요약해도 엄청나다.

그렇다면 이런 조던보다도 하든이 더 뛰어난 득점원이란 말은 사실에 근거가 있는 것일까.

▶커리어 상으로는 무리인 비교

10시즌 경력 동안 1시즌 MVP와 최근 2시즌 득점왕에 오른 하든을 앞서 언급한 엄청난 영예들의 조던에게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현재 하든의 나이에 해당하는 시기 이전에도 조던은 7시즌 득점왕에 3시즌 MVP에 올랐던 선수다.

그리고 2차 은퇴에서 복귀해 40세 근처 연령에서 보낸 2001~02시즌 및 2002~03시즌 동안 이전에 비해 한층 떨어진 모습을 보여줬다 해도 조던은 커리어 동안 평균 30.1득점의 대단한 득점 경력을 남긴 바 있다.

조던은 신인 시즌 때 평균 28.2득점의 경이로운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이보다 높은 평균 득점을 올린 역대 신인들은 6명 있었고 모두 1970년 이전의 신인들이었다. 그리고 발 부상으로 큰 공백을 남겼던 2년차 1985~86시즌(22.7득점) 뒤로 3년차부터 1차 은퇴를 발표한 9년차 시즌까지 매번 평균 30득점 이상을 넘겼다.

이에 비해 커리어 첫 3시즌 동안 벤치 멤버로서 활동했던 하든은 평균 9.9득점으로 시작해 3년차까지 평균 20득점을 넘긴 적이 없다. 그리고 평균 30득점 문턱을 넘어선 것이 9년차인 2017~18시즌(30.4득점)부터다.

때문에 10시즌 커리어 평균 24.3득점의 하든을 놓고 조던보다 뛰어난 득점원이라 칭하기엔 무리다. 이런 측면에서 큰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대신 평균 36.1득점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의 하든을 두고 비교한다면 어떨까. 모리 GM이 말한 하든이 그 하든일 수 있다.

▶단위 시간 당 득점으로 보자면

상대방에게 공격권을 내주기 전에 볼을 맡길 선수로서 모리 GM은 조던보다 하든이라 말했다. 즉 한 번의 공격권에서 득점 기댓값이 더 높은 선수로서 하든을 꼽았다.

지난 시즌 하든은 경기 당 36.1득점을 올리면서 역대 8위의 시즌 평균 득점을 남겼다. 그리고 조던은 3년차인 1986~87시즌에 평균 37.1득점을 올리면서 역대 6위에 올랐다. 역대 8위 안에 든 선수들로서 5시즌의 윌트 체임벌린과 엘진 베일러는 모두 1960년대 선수들이다.

1970년 이후 경기 당 35득점을 넘긴 선수로는 조던 및 하든과 2005~06시즌 코비 브라이언트(35.4득점) 세 명뿐이다. 즉 현대 NBA 역사에서 하든과 조던은 득점원으로서 충분히 비교할 만한 기록을 남긴 셈이다.

무엇을 할지 알고 있음에도 대처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든은 현 리그 최고의 득점원이라 칭할 만하다. ⓒAFPBBNews = News1
그렇다면 최고의 득점 시즌 기준으로 누가 더 맹렬한 득점원일까. 경기 당 득점이 아닌 36분 당 득점을 통해 단위 시간 당 득점 차원으로 보면 누가 더 좋은 기록을 남겼을까.

하든은 지난 시즌 경기 당 36.8분을 뛰며 36.1득점을 올렸다. 때문에 36분 당 득점도 차이가 크지 않은 35.4득점이다. 이에 비해 1986~87시즌 조던은 경기 당 40분을 뛰며 37.1득점을 올려 36분 당 기준으로는 33.4득점을 올렸다.

36분 당 기준에서 하든과 조던의 커리어 최고 기록도 모두 저 시즌들의 숫자다. 대신 36분 당 30득점 이상을 올린 시즌 횟수에서는 5시즌의 조던이 2시즌의 하든보다 많다. 조던의 5시즌 모두 30세 전의 시즌들이다.

▶득점을 올릴 때의 효율성으로 보자면

득점 효율성에 있어서도 하든은 조던보다 좋은 숫자를 남긴 바 있다. 야투와 자유투를 모두 고려해 해당 득점을 올리는 동안의 효율성 지표에서 하든이 보다 높은 숫자를 남겼다.

일반 야투율 계산에서 3점 야투에 1.5의 가중치를 두는 이펙티브 필드골(이하 eFG%) 계산법에 따르면 최근 3점슛으로 큰 위력을 발휘한 하든이 좋은 점수를 받을 법하다. 다만 평균 30득점 이상 시즌들 기준에서 보자면 조던이 보다 좋은 eFG%를 기록한 바 있다.

조던은 평균 33.6득점을 기록한 1989~90시즌 커리어 최고인 55.0%의 eFG%를 남긴 바 있다. 경기 당 21회의 2점 야투에서 54.8% 적중률을, 경기 당 3회의 3점 야투에서 37.6% 적중률을 남겼다.

그 다음으로 좋은 조던의 eFG%들이 평균 31.5득점의 1990~91시즌에 기록한 54.7%, 평균 32.5득점의 1988~89시즌에 남긴 54.6%다. 앞서 언급한 세 시즌의 eFG%들 모두 하든의 커리어 최고 eFG%인 54.1%보다 좋다.

하든은 평균 30.4득점 및 36.1득점을 기록한 지난 두 시즌 모두 각각 54.1%의 eFG%를 기록했다. 역대 선수들의 평균 30득점 이상 시즌들 중 조던의 eFG%가 11,13,14위에 올랐다면 하든의 eFG%는 15,16위다.

빡빡한 수비 속에서도 결국 득점을 기대하게 만드는 선수라는 점에서 조던은 역대 최고의 득점원의 지위에 놓을 만하다. ⓒAFPBBNews = News1
대신 eFG% 계산에 자유투를 포함시킨 계산법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에서는 하든이 보다 좋은 기록을 남겼다. 2017~18시즌 61.9%, 2018~19시즌 61.6% 모두 조던의 평균 30득점 이상 시즌 TS% 최고 기록인 1988~89시즌의 61.4%보다 좋다. 역대 선수들의 30득점 이상 시즌들 중 TS% 순위에서 하든이 8,9위에 올랐다면 조던은 10위부터 이름을 올렸다.

2017~18시즌 하든은 경기 당 35.4분을 뛰며 8.7구의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2018~19시즌엔 경기 당 36.8분 동안 9.7구 자유투를 넣었다. 이에 비해 1988~89시즌 조던은 경기 당 40.2분 동안 8.3구의 자유투를 성공시켰다.

▶그렇다면 누가 더 무서운 득점원일까

지난 두 시즌 동안 하든이 드높은 TS%를 기록한 데에는 자유투 획득의 도움이 컸다. 자유투 성공률 커리어 83.5%의 조던도, 85.7%의 하든도 상대방 입장에서 되도록 자유투를 주지 말아야 할 선수들이지만 꽤나 많은 자유투를 얻어냈다.

그리고 2017~18시즌부터 하든은 3점슛을 통해 큰 효과를 봤다. 2시즌 연속 경기 당 10회 이상의 3점슛을 던졌고 3.7회 및 4.8회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특히 지난 시즌 스텝 백 3점슛이란 어려운 동작을 많이 구사하면서도 36.8%의 성공률을 남겼다.

이런 점에서 지난 시즌의 하든은 관점에 따라 조던보다 더 매서운 득점력을 보여준 선수로 보일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큰 공감을 얻어내지 못한 이유는 플레이오프 성과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조던의 플레이오프 커리어 평균 득점은 신인인 1984~85시즌의 평균 29.3득점을 제외하고 나머지 12시즌 플레이오프마다 모두 30득점을 넘겼다. 하든은 지난 시즌에만 평균 31.6득점을 남겨 봤다.

그리고 2011~12시즌에 NBA 파이널 진출 경험이 있긴 하지만 에이스로서 팀을 파이널로 이끈 적이 없는 하든이다. 그리고 최근 플레이오프에서 물러날 때마다 마지막 경기들에서는 미지근했던 편이다.

또 하나 조던을 높이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시대의 환경이다. 농구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선수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득점하도록 전술 경향이 발전해오고 있다. 리그 평균 포제션 당 득점에서 최근 3시즌이 역대 최고에 올라 있다.

앞서 언급한 시즌 평균 30득점 이상 기록자들 중 TS% 순위에서 1위(66.9%) 2015~16시즌 스테픈 커리를 비롯해 최근 시즌들의 선수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이유가 여기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 픽앤롤 등 보다 유리한 매치업 상황들을 경기 중에 많이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다 빡빡한 수비가 붙는 플레이오프에서는 하든보다 조던의 플레이 유형이 더 위력적일 수 있다. 턴어라운드 점프슛 구사 등 미드레인지 공략이 뛰어났던 지난 시즌 카와이 레너드가 누구보다 뛰어난 플레이오프 활약을 펼쳤던 이유다.

이런 점에서 일부 숫자에서는 현재 전성기의 하든이 전성기의 조던보다 좋은 기록을 남긴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최고의 득점원이라는 칭호는 아직 먼 것일 수 있다. 결국 높은 무대에서 상대방이 어찌할 수 없는 위력을 보였을 때 최고의 득점원이란 수식어가 어울리기 때문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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