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성적 49승33패(승률 59.8%)로 동부 컨퍼런스 4위,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1승4패로 퇴장, 이런 성적은 지난 시즌에 들어갈 무렵 보스턴 셀틱스에게 기대했던 성과가 결코 아니다.

2017~18시즌 55승27패(승률 67.1%)로 컨퍼런스 2위에 플레이오프에서는 컨퍼런스 파이널 7차전까지 갔던 팀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상으로 인해 올스타 경력의 카이리 어빙과 고든 헤이워드(29)가 플레이오프에서 단 1초도 뛰지 못했음에도 이룩한 진군이었다.

이런 보스턴의 지난 시즌에는 잡음이 꽤 나왔다. 선수들 사이에서 단합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맥락의 이야기들이 틈틈이 보스턴으로부터 새어 나왔다. 설령 그 이야기들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전 시즌 보스턴의 기록들은 선수 명단에 비교해 분명 아쉬웠다.

이런 보스턴에 올여름 큰 변화의 분위기가 나왔다. 보스턴의 핵심이라 말할 수 있었던 주전 포인트 가드 어빙과 주전 센터 알 호포드가 프리 에이전트로서 각각 브루클린 넷츠 및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향했다. 하필 같은 컨퍼런스, 같은 애틀랜틱 디비전 경쟁 팀들이다.

그리고 그 자리에 들어온 선수들이 켐바 워커(29)와 에네스 칸터(27)다. 프리 에이전트로서 계약을 거친 이들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각) 입단식에 자리해 분전을 약속했다.

워커와 칸터는 어빙과 호포드가 기여했던 몫을 얼마만큼 채울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이 두 선수의 현재까지 이력과 현재 보스턴 선수단을 봤을 때 각자 주전 포인트 가드와 주전 센터로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 선수 모두 전임자들에 비해 커리어가 뒤쳐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강호로 전망되는 브루클린의 등장 등 새 판이 짜일 것으로 보이는 동부 컨퍼런스에서 보스턴은 어디쯤 위치할까. 선수 명단 기준에서는 분명 전 시즌보다 약해진 것으로 보이지만 성적은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이제 보스턴의 컨퍼런스 강호 시절은 끝나는 것일까.

▶프리 에이전트 이탈이 많은 오프시즌

이번 오프시즌을 앞두고 보스턴에는 어빙과 호포드 외에도 계약 만료들이 많이 나왔다. 50경기 이상에 평균 10분 이상 출전을 기록한 보스턴 선수 10인 중 5명이 프리 에이전트가 됐다.

경기 당 출전시간 순으로 어빙(33분), 호포드(29분), 마커스 모리스(27.9분), 테리 로지어(22.7분), 다니엘 타이스(13.8)가 그 다섯 명이다. 그런데 이 중 보스턴 커리어를 계속 잇는 선수는 타이스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다른 팀들과 계약을 맺는다.

게다가 평균 16.1분 동안 백업 센터로서 뛰었던 애런 베인스도 떠났다. 이번 시즌의 플레이어 옵션을 수락하며 계약을 이었지만 피닉스 선즈로부터 2020년 드래프트 픽을 받는 트레이드를 통해 떠나야 했다.

이 중 어빙, 호포드, 모리스는 정규 주전 인원들이었다. 모리스는 시즌 초반과 플레이오프 초반에 벤치에서 나왔지만 결국 주전으로서 뛴 시간이 훨씬 많았다.

특히 호포드는 이번 시즌의 플레이어 옵션을 선택했더라면 3010만 달러(약 355억원)의 고액 샐러리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옵션을 거두고 4년1억900만 달러(약 1284억원)의 전보다 줄은 시즌 당 샐러리를 택했다. 처음엔 보스턴의 샐러리 부담을 덜기로 한 움직임으로 보였지만 결국 다른 경쟁 팀으로 갔다.

2017~18시즌 보스턴과 2018~19시즌 보스턴 사이에는 인원변경이 거의 없었다. 헤이워드가 2017~18시즌 단 5분만 출전했던 것을 제외하고 2017~18시즌 출전시간 상위 11인 중 10명이 2018~19시즌에도 보스턴 선수로서 뛰었다.

반면 2019~20시즌 보스턴은 모양새가 상당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현재로써는 센터 쪽과 벤치 깊이에서 약화가 생긴 것으로 전망된다.

▶워커는 어빙의 자리를 제대로 채워줄 수 있을까

동일한 2011년 NBA 드래프트에 참가해 1순위 및 9순위로 뽑혔던 어빙과 워커는 서로 같은 8시즌 경력을 보내는 동안 제법 격차를 보였었다. 워커보다 2년 늦게 태어난 어빙이지만 초창기부터 빠르게 스타의 잠재력을 뽐냈다.

커리어 평균 22.2득점의 어빙은 1년차 18.5득점에 이어 2년차부터 22.5득점, 평균 20득점을 넘기는 숫자를 남겼다. 이에 비해 커리어 평균 19.8득점의 워커는 신인 때 평균 12.1득점으로 시작해 평균 20득점은 5년차(20.9득점)부터 넘겼다.

때문에 명시적인 영예에서 차이가 크다. 우선 지난 3시즌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워커지만 어빙은 지난 3시즌 연속에 더해 2012~13시즌부터 2014~15시즌까지 3시즌 연속 올스타 선정도 있다. 그리고 워커가 전 시즌 한 번의 올스타 선발에 올랐다면 어빙은 6회 모두 선발로서 나섰다.

그리고 2011~12시즌 올해의 신인 어빙은 2014~15시즌 올NBA 써드 팀, 2018~19시즌 세컨드 팀에 선정됐다. 워커의 올NBA 팀 선정 이력은 전 시즌의 써드 팀 한 번이 전부다.

하지만 이 두 명 사이의 간격은 지난 시즌만을 놓고 본다면 워커의 올NBA팀 입성에서도 볼 수 있듯이 꽤 좁혀졌다. 단순히 숫자만을 놓고 봐도 어빙이 평균 23.8득점 6.9어시스트를 기록했다면 워커는 25.6득점 5.9어시스트다. 이런 덕분에 워커는 어빙과 함께 동부 컨퍼런스의 선발 올스타 백코트 인원 두 자리를 채울 수 있었다.

현재 시점만큼은 어빙에 비해 워커가 크게 밀린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맥시멈 샐러리로 계약한 워커의 활약을 기대해 볼만 하다. ⓒAFPBBNews = News1
이제 30세 직전의 워커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가능성도 여전히 어빙에게 훨씬 많이 열려있지만 당분간을 놓고 본다면 워커도 전성기 기량을 펼칠 시기다. 때문에 보스턴에 잘 녹아든다면 포인트 가드 자리의 위력 감소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

샬럿 시절 워커는 꽤 고군분투의 성격을 보여줬었다. 자신 외에 뚜렷한 공격 진영의 위협 수준을 보인 동료가 없었기 때문에 무리한 득점 시도도 많았다. 반면 현재 보스턴 선수단에는 나름 적극적인 참여도를 보일 선수들이 꽤 있다. 이런 환경에서 더 정교해진 모습으로서 워커가 임할 필요가 있다.

▶센터 약화로 인한 수비 성과 하락 우려농구에서 포인트 가드는 공격 진영 성과에, 센터는 수비 진영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편이다. 때문에 보스턴의 득점력이 이번 시즌에 전과 비해 떨어질 가능성은 크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수비 성과는 떨어져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호포드는 보스턴의 수비에서 큰 역할을 맡고 있었다. 동부 컨퍼런스의 엘리트 센터 조엘 엠비드를 상대로도 장벽을 만들어줬고 플레이오프에서 MVP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효과적으로 막았던 모습도 보여줬다.

여기에다 베인스도 보스턴의 수비에 큰 힘을 싣고 있었다. 이에 비해 이번에 들어온 칸터는 수비에서 좋은 평판을 가지는 선수는 아니다. 리바운드에서 강점을 가지지만 상대의 골밑 공격을 저지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 상대 골밑 공격 저지 능력이 호포드와 베인스가 보여줬던 장기였다.

전 시즌 보스턴은 100포제션 당 107.0실점을 통해 수비지표 리그 6위로서 마감했다. 그 전 2017~18시즌에는 2위(103.2)까지 올랐던 팀이기도 하다. 만약 보스턴의 시즌 성적이 떨어진다면 수비에서의 누수가 결정적 원인으로써 꼽힐 수 있다.

또한 호포드는 파워 포워드 또는 센터를 맡는 선수치고 출중한 볼 핸들링과 감각을 보여줬었다. 호포드란 큰 연결고리가 빠진 보스턴에서 공격 실적 하락 가능성이 없진 않다.

결국 다가오는 시즌 보스턴의 성과는 브라운과 테이텀이 얼마나 약진을 이룰지에 달렸다 봐도 된다. ⓒAFPBBNews = News1
▶윙에서의 발전이 필수

올시즌 보스턴이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윙 포지션에서의 발전이 따라야 할 것이다. 한참 성장의 시기에 있는 제일런 브라운(23)과 제이슨 테이텀(21)이 뛰는 자리다.

브라운과 테이텀 두 선수 모두 지난 시즌 기대에 비해 성장을 보여주지 못했다. 프리 에이전트로서 나간 백업 가드 로지어까지 보스턴의 젊은 유망주들이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

브라운은 평균 14.5득점의 2년차 기록보다도 떨어진 13득점의 3년차를 보냈다. 점프슛 난조를 보이면서 2017~18시즌 70경기 모두 주전으로서 뛰었던 브라운은 지난 시즌 20경기 선발에 그쳤다.

테이텀은 가능성이 크게 보이는 신인 시즌을 보냈다가 살짝 한풀 죽은 2년차 시즌을 보냈다. 평균 득점은 13.9득점에서 15.7득점으로 늘었지만 야투율이 47.5%에서 45.0%로 떨어졌다. 2점 야투율도 49.2%에서 48.3%로 하락했고 3점 야투율은 43.4%에서 37.3%로 크게 떨어졌다.

마지막으로 헤이워드가 이제는 오랜 부상 공백 등의 이유로 부진에 대해 넘어갈 수 있는 시기가 아니다. 올시즌 그의 3270만 달러(약 385억원) 샐러리가 그 이유를 설명해준다.

딱히 파워 포워드 인원이 없는 현재 203cm 신장인 그가 정규 파워 포워드로서 뛰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 이적 뒤로는 파워 포워드로서 뛴 시간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공격 시작 자체를 3점 라인 밖에서 즐겨하는 그이기에 외곽 플레이 경기력이 크게 중요하다.

테이텀과 브라운은 다시 성장의 상승 곡선을, 헤이워드는 에이스로서 뛰었던 유타 재즈 시절 경기력을 얼마만큼이나마 회복하는 것이 올시즌의 명확한 과제다. 이런 과제가 달성되지 않는다면 보스턴은 이번에도 명확한 상위권 팀으로서의 지위를 갖지 못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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