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다섯 시즌 연속 NBA 파이널 진출을 이뤘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현재는 농구단장 밥 마이어스의 말처럼 동트기 전 새벽녘이다. 뚜렷한 무언가를 전망하기 힘든 때다.

2014~15시즌 NBA 파이널 우승 이후 늘 유력 우승후보로 꼽혀 왔었지만 이제 이들을 두고 그런 장담을 할 수 없다. 오히려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지 우려까지 드는 상황이다.

2016~17시즌 및 2017~18시즌 2회 연속 NBA 파이널 MVP 케빈 듀란트가 프리 에이전트로서 브루클린 넷츠 행을 택했다. 그리고 공수 양 진영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클레이 탐슨(29)은 재계약을 거쳤지만 NBA 파이널 시리즈 동안 무릎 전방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복귀 시점을 예측할 수 없다.

때문에 현재 이들을 두고 섣불리 낙관적 전망을 갖기 어렵다. 골든스테이트의 농구를 정의할 수 있는 스테픈 커리(31)와 드레이먼드 그린(29)이 여전함에도 현재 골든스테이트는 지난 다섯 시즌 보여줬던 강력한 위력을 다시 보여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과정 속에 골든스테이트가 찾은 대안이 가드 디앤젤로 러셀(23)이다. 듀란트와 사인 후 트레이드 과정을 택해 브루클린으로부터 받은 선수다.

10시즌 경력 슈퍼스타 가드 커리와 4시즌 경력의 성장 중에 있는 가드 러셀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브루클린 입장에선 스타 포워드 듀란트에 더해 스타 가드 카이리 어빙까지 영입했기 때문에 타당한 선택이었다. 이제 러셀이 맥시멈 샐러리 계약을 제안 받을 만큼 성장했다.

그런데 골든스테이트 입장에서 보면 다소 의아한 선택으로 보이는 면이 있다. 196cm 신장 89kg 체중 가드 러셀은 줄곧 포인트 가드로서 뛰어 왔다. 이런 러셀이 190cm 신장 86kg 체중의 스타 포인트 가드 커리 옆에서 뛰어야 한다.

이런 의문점으로 인해 러셀을 다시 제3의 팀으로 트레이드하는 과정이 제기되곤 했다. 하지만 골든스테이트의 마이어스 농구단장은 그런 과정은 없을 것이라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단언했다. 자신들의 장기적 플랜에 러셀이 들어가 있다 말했다.

그렇다면 커리-러셀 가드 듀오 조합은 통할 수 있을까. 탐슨이 돌아오기 전까지 팀의 성적을 유지시켜 줄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직접 해결하는 성향이 강했던 볼 핸들러 러셀

러셀은 지난 시즌 MIP 최종 후보 3인에 들 정도로 한껏 향상된 모습으로 주목을 받았다. 2017~18시즌 야투율 41.4%에 평균 15.5득점 5.2어시스트를 기록하다가 2018~19시즌 야투율 43.4%에 21.1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런 러셀의 활약 과정은 주도적인 볼 소유를 통해 나왔다. 그의 경기 당 볼 소유 시간 6.4분은 리그 전체 선수들 중 공동 10번째에 달했다.

동시에 커리어 중 동료의 도움을 가장 적게 받은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물론 픽앤롤 과정을 많이 거치면서 동료의 스크린 도움을 많이 받긴 했지만 본인의 야투 시도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가장 적었다. 신인 시즌 41.1%였던 비중이 4년차인 지난 시즌 28.8%까지 줄었다.

특히 3점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지 않은 비중이 47.0%로 커리어 중 가장 많았음에도 커리어 최고 3점슛 성공률 36.9%를 기록했다. 러셀이 던진 635회의 3점슛 중 361회가 드리블 치다 곧바로 던진 경우들이다.

이런 러셀이 주로 득점을 올린 과정은 자신이 볼을 다룰 때 동료가 스크린을 세팅해주는 픽앤롤 후 직접 슛하는 경우들이다. 전 시즌 러셀의 전체 득점 과정들 중 49.9% 비중에 달했다. 이는 지난 시즌 리그 전체 선수들 중 5번째로 높은 비중이다.

러셀에게 본인의 리듬과 기세는 그날의 경기력에 큰 영향력을 가지는 편이다. ⓒAFPBBNews = News1
여기에 더해 아이솔레이션 과정 비중이 10.8% 더해진다. 이는 리그 선수들 중 유난히 큰 비중은 아니지만 픽앤롤 볼 핸들러 득점 비중과 합치면 스스로 해결하는 과정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이런 과정이 골든스테이트에서도 계속 유지된다면 골든스테이트의 공격 설계에 제법 큰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탐슨과 듀란트가 가졌던 공격 주도권이 크기도 했지만 공격 진영으로 넘어올 때부터 볼을 몰고 와 직접 마무리까지 했던 러셀과는 다소 달랐다.

▶커리는 더 슈터가 될까

포인트 가드는 커리지만 골든스테이트에서 가장 많이 패스를 하고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그린이다. 전 시즌 경기 당 패스 횟수에서 그린은 리그 선수들 중 8번째(58.6회)에 올랐으며 그의 6.9어시스트는 공동 16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커리는 경기 당 50.4회의 패스와 5.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그 선수들 중 공동 34번째인 그의 경기 당 볼 소유시간 4.8분은 포인트 가드들 중 꽤 적은 편에 든다.

이는 커리가 볼을 다루는 시간 자체도 다른 가드들보다 적고 공격 때 볼 없이 움직이는 과정도 많기 때문이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속공 3점슛과 수비를 앞에 두고 던지는 원거리 3점슛이지만 본인의 야투 성공 중 어시스트 받은 비중이 59.0%에 달한다.

탐슨이 워낙 볼 없이 움직이며 오픈 3점슛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에 약간 가려졌지만 리그 전체 선수들 중 탐슨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이 과정을 애용하는 선수가 커리다. 탐슨이 경기 당 6.9포제션이라면 커리는 4.8포제션을 기록했다. 그의 전체 득점 과정 중 20.1% 비중이다.

이는 드리블 중 직접 슛하는 과정보다 동료의 패스를 받은 직후 슛하는 과정이 많은 커리의 기록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전체 801회의 3점슛 시도 중 460회가 패스 받은 직후 던졌으며 드리블 중 던진 경우는 337회, 기타가 4회다.

커리에게 주로 슈팅 기회로 연결되는 패스를 건넨 선수들은 그린과 듀란트였다. 패스 받은 후 던진 3점슛에서 그린에게 패스 받았을 때 244회, 듀란트에게 패스 받았을 때 191회다. 여기에서 듀란트로부터 나오는 패스들을 러셀이 채워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린의 비중이 더 줄어들 수도 있다.

러셀이 지난 시즌 가장 많은 패스와 어시스트를 연결해준 동료는 슈터 조 해리스였다. 해리스도 외곽 오픈 기회에서 러셀의 패스를 많이 받았다. 이런 과정이 러셀과 커리 사이에서 많이 나올 것이라 볼 수 있다. 즉 둘이 같이 코트 위에 있을 때 실질적인 주도적 볼 핸들러는 커리보다 러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마이어스 농구단장과 스티브 커 감독에게 이번 시즌은 여름부터 큰 고민거들을 안겨다 줬다. ⓒAFPBBNews = News1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큰 우려공격 진영에서 역할 조정을 거친다면 커리-러셀 조합은 성공을 볼 수도 있다. 탐슨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서로 비중에 있어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진 않을 것이다. 다만 러셀이 썩 채워주질 못할 것이 수비일 수 있다.

196cm 신장이면 상대방 슈팅 가드를 담당하기에 아쉽지 않은 사이즈다. 때문에 수비 진영에서만큼은 커리가 상대방 포인트 가드를, 러셀이 상대방 슈팅 가드를 주로 담당하리라 전망할 수 있다.

하지만 러셀이 커리어 동안 유능한 수비수로서 임해줬다고 볼 수는 없다. 특히나 탐슨이 지금껏 기여해왔던 수비 위력에 닿을 가능성은 희박할 것이다.

탐슨은 수비에서 커리의 보디가드로서도 임하곤 했다. 상대 에이스 가드에 탐슨이 붙고 비교적 득점 해결 능력이 떨어지는 윙 포지션에 커리가 붙는 식이다. 하지만 커리-러셀 조합에서는 이런 크로스 매치를 기대하기 힘들다.

190cm 신장 가드로서 커리는 열악한 수비수가 아니다. 상대방이 미스매치 유발을 커리에게 집중하는 이유는 가장 덩치가 작은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리와 러셀이 동시에 코트 위에 있을 때에는 수비 문제가 꽤 노출될 수 있다.

이 외에도 골든스테이트는 선수층 깊이에서 큰 타격을 봤다. 지난 5시즌 동안 핵심 벤치 인원으로서 활약했던 안드레 이궈달라와 숀 리빙스턴과도 헤어졌다. 아무래도 벤치 인원 시간 동안 러셀이 이끌 가능성이 높겠지만 이런 깊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커리어 동안 줄곧 슈팅 가드 자리에서 출전했지만 탐슨은 스몰 포워드로서 나서기에 부족함이 없는 201cm 신장을 지녔다. 때문에 탐슨이 복귀했을 때 라인업이 꼬이는 문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탐슨이 돌아오기 전까지 스몰 포워드 자리는 많은 실험을 거치는 불안한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즉 커리-러셀 조합이 통상적인 상황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검증할 여건은 현재 골든스테이트에게 없다. 전 시즌 출전시간 팀 내 1위였던 듀란트는 떠났고 2위였던 탐슨은 시즌 후반기에야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복귀 후 기량 회복도 장담 못한다.

그럼에도 러셀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전 시즌 가졌던 발전의 기세를 계속 이을 필요가 있다. 맥시멈 샐러리를 받는 선수로서 러셀이 성장의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한다면 골든스테이트로서는 큰 낭패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