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9 메이저리그 전반기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각) 경기를 끝으로 종료됐다. 메이저리그는 9일 홈런더비, 10일 올스타전, 12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텍사스 레인저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다시 후반기가 시작한다.

올 시즌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5명이 시즌 전부터 자신의 자리를 확고하게 배정받은상태에서 시작했다. 기대만큼 잘한 선수도, 기대 이하의 활약을 한 선수도 있다. 학점으로 코리안리거들의 전반기 결산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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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LA다저스) : A+, ‘Good to Great’

류현진의 학점은 당연하게 `A+'. 100점 만점에 100점이다. 99점도 용납될 수 없을 정도다.

그도 그럴 것이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1.73)에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선두(10승)라는 역사적인 시즌으로 올스타전 선발투수로까지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109이닝 동안 고작 10개의 볼넷을 내줘 4구와 관련된 기록 대부분을 휩쓸었다.

원래 잘하던 류현진이지만 솔직히 출국 당시 ‘20승을 하겠다’는 류현진의 말에 ‘자신감은 좋다’ 정도로 치부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반기 10승을 달성하며 정말 20승을 할지도 모르는, 그리고 한국인 최초의 사이영상에 도전하는 류현진은 ‘좋은 투수’를 넘어 ‘위대한 선수’(Good to Great)로 환골탈태한 역사적인 전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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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 A, ‘명불허전’

류현진의 활약에 가려져서 그렇지 추신수의 전반기 역시 엄청났다. 메이저리그 데뷔 14년만에 감격의 첫 올스타에 선정됐던 지난시즌 전반기만큼의 활약이었다.

타율 2할8푼8리에 출루율도 3할8푼4리, 장타율 4할9푼5리로 타자들의 꿈의 슬래시 라인인 3/4/5/에 거의 근접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나이 37세 시즌에 이런 활약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가히 ‘명불허전’이다.

과제는 후반기. 지난해 추신수는 역사적인 전반기를 보낸 후(90경기 타율 0.291 출루율 0.405 장타율 0.506 18홈런) 후반기 극도의 부진(56경기 타율 0.217 출루율 0.329 장타율 0.316 2홈런)으로 아쉬운 시즌을 보낸 바 있다. 이미 경험해봤기에 추신수도 후반기를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 C+, ‘가성비’는 좋지만

올 시즌 최지만이 받는 연봉은 고작 85만달러. 올해 연봉 2100만달러의 추신수의 21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최지만은 70경기에서 타율 2할6푼6리, 출루율 3할5푼1리, 장타율 4할2푼3리에 9홈런을 때려냈다.

‘가성비’를 놓고 보면 훌륭하다. 하지만 최지만의 포지션이 1루수라는 점, 약점으로 지적됐던 좌투수 상대 성적(타율 0.205 출루율 0.294 장타율 0.273)도 나아지지 못해 플래툰 반쪽짜리 선수라는점은 지속가능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1루수에게 원하는 타격 성적은 최소 25홈런에 80타점. 특히 장타율은 5할 근처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최지만은 4할2푼3리로 4할에 더 가깝고 탬파베이 이외의 구단에서 주전급으로 뛸 수 있을지 확신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학점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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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 D, ‘타격의 기본은 맞추는 건데’

가장 기대를 받았던 선수는 강정호였다. 음주운전 사건으로 거의 2년간 공백을 딛고 처음으로 풀타임시즌을 뛰며, 시범경기 홈런왕에 올라 기대가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자 강정호의 방망이는 계속 헛돌았다.

그나마 커브를 상대로 강했던 것(상대 타율 0.286, 장타율 0.643)을 제외하곤 전구종을 맞추는 것 자체를 힘들어했다. 예전에는 강속구만큼은 확실하게 쳤지만 메이저리그의 빠른 스피드에 맥을 못췄고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좀처럼 맞추지 못했다.

전반기 150타석 이상 소화한 메이저리그 305명의 타자 중 강정호의 1할7푼의 타율은 뒤에서 6위일 정도로 처참하다. 볼넷이라도 많이 얻어 출루해야하는데 2할2푼9리의 출루율은 역시 305명 중 뒤에서 3위다.

그나마 52경기에서 때린 8홈런이 F는 면하게 해준 이유다.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 : F, ‘끝판왕의 충격적 몰락’

지난시즌 귀국 당시 ‘국내로 복귀하고 싶다’는 폭탄발언을 한 오승환은 콜로라도와 1년 계약이 남았기에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본인은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고 하지만 성적은 그렇지 못하다.

18.2이닝에서 평균자책점 9.33은 아무리 불펜투수라도 충격적이다. 18이닝 이상 던진 선수 중 오승환보다 평균자책점이 안 좋은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3명뿐이다. 냉정하게 메이저리그 최악의 불펜투수 중 하나로 전반기를 마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복근부상을 이유로 한달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오승환이 과연 ‘끝판왕’이라는 자신의 명성을 회복하는 후반기를 보내며 반전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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